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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의 늪’에 빠진 박근혜 역사 인식, '방송3사 검증 포기'

공정위, 4대강 담합 사건 ‘청와대 협의’ 정황…MBC 보도 없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2/09/11 [16:21]

유신의 늪’에 빠진 박근혜 역사 인식, '방송3사 검증 포기'

공정위, 4대강 담합 사건 ‘청와대 협의’ 정황…MBC 보도 없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09/11 [16:21]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07년 ‘무죄’판결을 받은 인혁당 사건에 대한 판단마저 “역사에 맡겨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 후보는 10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혁당 사건 피해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유신체제에 대한 평가에서도 “유신에 대해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해 퇴행적 역사인식에 변화가 없음을 드러냈다.

인혁당 사건은 1975년 유신정권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8인에게 대법원이 사형 선고한 데 이어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돼 유신정권의 대표적 ‘사법살인’으로 지적된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고문에 의한 조작’으로 밝혀졌으며, 2007년 서울중앙지법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2011년 247억 원의 배상액을 최종 결정했다.

박 후보가 말한 ‘대법원의 두 가지 판결’은 헌정절차가 무력화된 유신정권 당시 판결과 민주화이후 사법부가 무죄로 재심한 판결을 말한다. 2007년 인혁당 사건 무죄판결 당시에도 박 후보는 “법원에서 정 반대의 두 가지 판결을 내렸다”며 “역사적 진실은 한 가지밖에 없으니 역사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으로 박 후보가 유신 시절과 민주화 이후의 판결에 동등한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독립유공자들의 명예회복도 섣부른 판단이냐”면서 “판결이 두 개니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형식논리”라고 지적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1975년 사형 판결에 대해 2007년 재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종수 연세대 법학 교수도 “유신독재 권력의 통제 아래 있었던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과 민주적 정통성이 확보된 재판부의 재심 판결을 어떻게 동일하게 비교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5·16 쿠데타와 유신체제의 문제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그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고 그 폐해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사의 문제”라면서 “박 후보가, 역사적 사실과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회피 또는 부인하는 것은 그의 헌법의식의 부재를 반증하는 것이자, 역사관을 의심할 만 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대선후보로서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방송3사는 10일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방송3사는 대선을 앞둔 여야의 ‘정치 공방’을 주요하게 전했지만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에 초점을 실었을 뿐, 박 후보와 관련된 논란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선후보에 대한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검증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 후보의 ‘역사인식’이다. 더구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지는 태도는 대통령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박 후보의 “두 가지 판결” 발언은 유신체제를 정당화하는 박 후보의 역사인식과 과거사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 나아가 법적 판결까지 뒤집고 보는 사법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 문제 등 박 후보의 미흡한 점을 보여준 사례다.

그럼에도 방송3사는 관련 보도를 내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이 박 후보를 검증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지 못했다. 더구나 방송3사는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와 정책을 연일 주요하게 전달하면서도 박 후보에게 제기된 문제들을 소극 보도하는 행태를 보여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8월 16일, 20일, 21일, 30일 브리핑 참조). 그럼에도 대선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편파적 보도행태를 보여 방송3사 대선보도의 신뢰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2.공정위, 4대강 담합 사건 ‘청와대 협의’ 정황…MBC 보도 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9일 2011년 7월 1일자, 2011년 2월 15일자 2건의 공정위 내부 문건을 공개했는데, 이 문건에 따르면 “총선 및 대선 등 정치 일정에 따른 정치적 영향력 배제 등을 고래하여 대선 이후 상정을 목표로 심사할 계획(7월 1일자)”, “처리 시점 결정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 필요(2월 15일자)”라고 적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2월 15일 문건의 수정본인 2월 14일 문건에는 “현재 심사보고서 작성 완료”라고 기록됐다가 다음날 “심사보고서 작성 중”으로 수정됐는데, 김 의원은 “윗선의 정치적 고려를 지적받지 않고는 실무자가 수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문건에 의하면 2011년 2월 담합비리에 대한 심사결과가 완료됐음에도, 공정위가 처음 답합비리 의혹이 제기된 2009년 이후 2년 7개월 동안 ‘조사 중’이라며 결과발표를 지연시킨 것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공정위는 해당 문건에 대해 “실무자가 신임국장에게 보고한 자료”라며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건이 구체적인 데 비해 미흡한 답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공정위는 4대강 담합 비리와 관련해 건설사들의 과징금을 적게 추징했다는 등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공정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상태이다. 따라서 공정위의 거짓과 청와대의 외압 여부에 대한 국회차원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이처럼 공정위의 4대강 입찰 담합 사건 늦장 처리와 관련해 청와대의 압력 및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방송3사는 관련 보도에 소홀했다.
특히 MBC는 아예 보도를 내놓지도 않아 현 정부 비판에 가장 무신경한 태도를 보였다.
SBS는 9일 김 의원의 주장과 공정위의 해명을 나열한 단신보도를 냈다.
KBS는 다음날인 10일 보도를 통해 문건 내용을 전달했다.

<“청와대와 사전 협의”..부인>(SBS, 앵커단신/9일)
<4대강 담합 발표 靑 조율?>(KBS, 오수호/10일)

SBS는 22번째 <[단신]“청와대와 사전 협의”..부인>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사건'의 처리 시점을 청와대와 사전에 협의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김 의원 주장과 공정위의 해명을 짤막하게 나열했다.

KBS <4대강 담합 발표 靑 조율?>은 공정위의 내부 문서를 비추며, “2월 14일 문서에는 4대강 입찰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 작성이 완료’됐다고 적혀있으나 다음날 문건에는 ‘보고서 작성 중’으로 말이 바뀐다”, “하단 사건 처리 시점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며 문건의 내용을 전했다. 보도는 넉달 뒤 또 다른 문건에 “정치 일정을 고려해 대선 이후 상정을 목표로 심사하겠다”는 대목이 등장한다면서 “공정위가 청와대와 조율해 일부러 처리시기를 늦췄다”는 김 의원의 주장을 실었다. 보도는 공정위가 “실무자 차원에서 작성된 참고자료”, “청와대 압력은 없었다”며 반박했다고 전한 뒤, 보도 말미에 “공정위가 낮은 과징금을 부과 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9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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