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이 10일 2차 경기부양 대책을 내놨다.
 
5조9000억원 규모다. 부동산 취득세를 연말까지 50% 감면해주고, 미분양 아파트를 연내에 구입할 경우 향후 5년까지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연말까지 1.5%포인트 인하된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금액을 줄여 직장인들의 월급에 보태는 방안도 추진된다. 
 
11일자 아침 경제신문들의 관심은 단연 부동산이었다. 취득세 감면 조치는 그동안 건설업계와 경제신문들이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이유로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내용이다. 이번 정부 조치로 9억원 이하 주택은 1%, 9억원 초과 주택은 2%의 취득세가 적용된다. 
 
 
취득세·양도세 감면…‘부자 퍼주기’ 논란
 
한국경제 4면에 따르면, 9억원 이하(8억8000만원)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34평) 아파트의 취득세는 현재 176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줄어든다. 9억원 초과(18억3000만원)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32㎡(50평) 아파트에 대한 취득세 부담은 7320만원에서 3660만원으로 줄어든다.

   
▲ 한국경제 9월11일자 4면
 
이 신문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40만건에 달했던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 들어 7월 말까지 14만7000여건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가 연말까지 3개월 남짓의 기간을 남겨놓고 취득·양도세 감면 조치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부동산경기 침체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부동산 관련 세금 감면 조치가 실제 부동산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제한적 효과’만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제한적’이라는 대목에서 논조는 미세하게 엇갈린다. 
 
한국경제는 4면에서 “부동산업계에서는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혜택 적용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옳은 방향이긴 하지만,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감세 기조는 항구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가 “아울러 이번에 거론된 세금 이외에도 소득세 법인세와 같은 직접세 인하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며 “보다 항구적이고 구조적인 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 매일경제 9월11일자 3면
 
매일경제는 3면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처럼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국회 문턱에 가로막혀 시간만 질질 끌면 오히려 거래 숨통이 더욱 막히는 부작용만 생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당장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혜택은 정부 발표일인 10일 계약 분부터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양도세 감면 조치가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일시적인 ‘시장 마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적용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대책의 효과가 부자들에게만 나타날 것이란 의미에서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머니투데이는 23면에서 “서울 등 수도권 미분양아파트의 대부분이 가격이 비싼 대형 위주인 데다 다주택자나 취득 후 1년도 안 된 아파트를 되팔아도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또 다른 형태의 ‘부자 퍼주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1가구1주택자보다 다주택자들에게 혜택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이 신문은 또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해 양도차익을 얻는다는 보장이 없어 양도세 감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라고 전한 뒤, “이번 조치의 수혜는 부자들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 머니투데이 9월11일자 23면
 
서울경제도 사설에서 “역세권, 대기업 소재지 등 시세차익을 노릴 만한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 시황이 시세차익을 노리기 힘든 분위기여서 실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2면에선 “현재 미분양은 대부분 중대형”이라며 “단순한 세제혜택으로 무리하게 중대형 매수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의 말을 인용했다. 역시 이번 조치의 혜택이 ‘부자’에게 쏠릴 것이란 우려다.
 
한겨레는 6면에서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은 서민들보다는 자금력 있는 중산층 이상 부유층에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며 “이번 대책으로 취득세와 양도세를 모두 감면받을 수 있는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1만241가구) 가운데는 전용면적 85㎡초과 중대형이 84%(8604가구)를 차지해 서민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건설업계가 미분양 처리를 위한 자구책을 내놓는 대신 이번 정부 지원에 기대어 손쉽게 판매를 늘리는 관행을 굳히는 폐해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 한겨레 9월11일자 6면
 
 
아반떼 31만원 싸게 산다?…“현대·기아차에 특혜” 지적도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도 비슷하다. 당장 11일부터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1.5%포인트 인하된다. 배기량 2000cc 이하인 자동차는 3.5%, 2000cc 초과 자동차는 6.5%의 세율이 적용되고, 대형가전제품은 5.0%에서 3.5%로 세 부담이 낮아진다. 이 같은 조치로 준중형차급인 현대차 아반떼는 약 31만원, 소나타는 약 45만원 가량 가격이 낮아진다. 
 
비싼 차량일수록 자연스레 인하폭은 더 커진다. 3300cc 제네시스는 약 83만원, 기아차의 K9은 102만원 가량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에쿠스(5000cc)는 194만원이나 내린다. 수입 고급 세단의 경우 가격인하 폭은 450만~500만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매일경제가 “차업계는 고가 모델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2면)”고 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 머니투데이 9월11일자 3면
 
조선일보는 B3면에서 “자동차 업체들은 올 들어 내수 침체의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차값을 내려 소비를 늘리려는 노력은 거의 없이 오히려 신차를 내놓으며 대부분 가격을 수십만~수백만원씩 올려왔다”고 지적했다. 또 개소세 감면 조치가 지난 2009년과는 달리 감면 한도에 제한이 없어 “고급차만 잘 팔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까 우려된다(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점도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는 3면에서 “업계에서는 특히 K3 완전변경 모델, K7 페이스리프트모델 등의 출시를 앞두고 신차효과를 기대하는 기아차의 판매증대를 예상했다”며 현대·기아차가 이번 조치의 최대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특정 업종, 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서울신문도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는 재벌에 특혜”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는 3면에서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특정업종에 반복적으로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개별소비세 감면액이 고가 자동차일수록 많다는 점도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