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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의 발품일기(15)-분노하라! 뜨거운 불꽃의 연대로 일어서라!

희망으로  쌍차를 포위하라 2차 희망텐트 1박 2일

이명옥 | 기사입력 2012/01/15 [22:53]

이명옥의 발품일기(15)-분노하라! 뜨거운 불꽃의 연대로 일어서라!

희망으로  쌍차를 포위하라 2차 희망텐트 1박 2일

이명옥 | 입력 : 2012/01/15 [22:53]

▲ 분노의 폭죽이 죽음의 공장 쌍차를 포위하고 있다.     © 이명옥

"포위하라! " 는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의  외침에 따라 모두 일어선다. 경찰이 겹겹 막아선 쌍용자동차 앞으로 원로 백기완 선생,  해고노동자들,  희망텐트 2차에 입촌한  젊은들이  모두 폭죽을 손에 들고  쌍용자동차 정문 앞으로 다가간다. 곧 이어 하늘과 쌍용자동차 쪽을 향해  '펑펑펑'  끝없는 폭죽의 분노의  불꽃이 하늘 가득  펼쳐진다.
 
자기 몸을 살라 노동의 대가를 먹고 살다 사회가 정리해고라는 벼랑 끝으로 밀어내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내려놓은 19명, 아니 해고노동자가 된 2,646명의 분노가 불꽃으로 산화하는 것 같다. 77일간의 옥쇄파업을 거치고도 정리해고라는 이름으로 해고노동자가 된 2,646명은 공장으로 되돌아가지 못한 채 몸도 마음도 망가져 갔다.
 
폐쇄공포증 우울증 등 심리적 내상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고 그들이 삶의 끈을 스스로 놓아 버리게 만들었다. 연이은 부모의 죽음으로 어린 남매가 고아로 남겨졌을 때에야 사회는 비로소 그들의 아픔에 작은 책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2년여의 세월이 흐른 다음이었다. 사회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듯 하다가 곧 그 목소리마저 잦아들었다
 
그러다 희망버스가 85호 크레인에 올라있던 김진숙 동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김진숙 동지가 죽음의 85호 크레인에서 살아 내려왔다. 김진숙 동지가 크레인에서 내려오던 날 쌍용자동차에서는 19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 결의를 다지는 해고노동자들     © 이명옥

희망버스에서 태동된 연대의 바람은 스무 번째 죽음만은 막아내자는 바람으로   2011년 12월 7일부터 쌍용차 노조는 희망텐트촌을 시작했다.
 
 몇 몇 단체나 개인의 1박 2일 연대가 간간이 이어지다가 2011년 12월 23일 “와락 크리스마스 희망텐트 1박 2일‘ 연대의 날 행사가 진행됐다. 영하의 강추위에도 1,300여 명이 입촌해 텐트에서 하룻밤을 연대하며 문화 난장을 벌이고 쌍용자동차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2차 죽음의 공장 쌍차 포위의 날은  1월 13일로 정했고 2012년 1월 13일 분노하라” 는 주제로 2차 희망텐트 쌍차 포위의 날  희망텐트촌 입촌 행사를 진행했다. 

연대 발언이 끝나갈 무렵 나선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은 “ 나는 죽음을 막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말했었다.  우리가 분노만 하고 있을 것인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모두 일어서라 포위하라”고 외쳤고  쌍차 정문 앞으로 다가간 수천의 사람들이 폭죽을 쏘아 올리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사측에 분노를 표현했다. 박상철 위원장과 참가자들은  3차 희망텐트 때에는 그저  폭죽을 터트리는데 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 쌍용자동차를 포위하고 분노의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     © 이명옥

“인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밤새 뒤척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인터뷰도 많이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떨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일까. 이 자리에 와서야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자리이기 때문입니다.(중략)

남편이 공장에서 농성할 때   날씨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공장에 물이 끊어져서 비가 오면 빗물을 받아 씻는다고 주머니에 비누를 하나씩 넣어 가지고 다닌다고 했거든요. 

요즘 다시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오 일기 예보를 제일 먼저 봅니다. 얼마나 추운지, 바람은 안 부는지, 눈이 내리지는 않는지.....(중략)
 
저 가여운 남자들.....  '함께 살자'라고 쓰인 조끼를 벗고 해고 되었던 사람들 모두 작업복을 입고 저 공장문 안으로 걸어 들어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나의 목소리가 은은한 종소리로 여러분에게 다가가 3차, 4차 희망텐트에 함께 해주셔서  와락과 희망텐트를 통해 승리 할 수 있기를 기도 합니다
 
▲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인사말 후 노래를 부르려고 준비 중이다.     © 이명옥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의 이정아씨의 바람은 간절하고도 소박했지만 거기 모인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버지인 고동민씨의 아내인 이정아씨의 간절한 기도가 현실이 되길.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달려와 연대 발언을 한 김진숙 동지의 ‘19번째 살인을 저지른 저놈들로 부터 20번째 살인은 우리 손으로 막아내자. 차돌이 뜨거워지도록 우리가 아궁이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또 한 번 승리하는 연대로 정리해고 비정규직 반드시 막아내자’ 는 호소대로 사측이 약속을 지켜 해고자를 복직시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분노의 불꽃을 꺼트리지 말자. 3차 4차 질기게 연대하여 아름다운 승리를 하는 날,  아름다운 불꽃의 잔치를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하자.

 편하게 살려거든 불의를 외면하라. 인간답게 살려거든 불의와 싸워라--김학철-

▲ 사람의 연대가 희망이다.     © 이명옥

-김진숙 동지의 쌍차 희망텐트 연대 발언 전문-

"어렸을 때 이렇게 추운 날이면 엄마는 잘 구운 차돌멩이를 아궁이에서 꺼내 주머니에 넣어주곤 하셨습니다. 손난로도 핫팩도 장갑도 없던 시절, 그 작은 차돌은 손만 아니라 온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저는 쌍용자동차 동지들을 보면 그 차돌멩이가 생각납니다. 그 춥던 크레인에 차돌멩이 같은 온기와 용기를 전하던 동지들. 희망버스를 단단히 버티던 초석 같은 동지들. 이제 그들이 네 번째 겨울을 길에서 맞습니다.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배고픔이나 추위나 더위보다 외로움이라는 걸 싸워본 사람들은 압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에서 가장 두려운 건 벌판에 알몸으로 버려진 듯한 고립감이란 걸 오래 싸워본 사람은 눈물겹게 압니다. 그래서 희망버스가 한진으로 올 때마다 쌍차 동지들에게, 재능교육 동지들에게, 전북고속버스 동지들께, 전국에서 싸우는 모든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죄송스러웠습니다. 

 우리에게도 희망버스가 와 달라고, 제발 우리도 한 번 봐달라고 말해야 하는 동지들이 희망버스를 만들었고 그 버스를 영도까지 운전했습니다. 희망버스는 그래서 눈물겨웠고 그래서 기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 우리가 하나 된다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질긴 놈이 결국 이긴다' 그 원칙을 우리는 마침내 실천했고,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총 자본 대 총 노동이 첨예하게 맞붙었던 전선, 그래서 이 승리는 우리 모두의 승리였습니다. 동지들, 그러나 자만하지도 말고 위축되지도 말고 의연하게 담대하게 끝까지 쌍차 동지들 지켜냅시다.
 
'해고는 살인이다.' 그 마음으로 영도까지 달려와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차벽에 막히면서도, 연행되면서도 의연했던 여러분. 그 간절한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했던 동지여러분.  쌍용자동차 동지들을 살려냅시다. 19번째 살인을 저지른 저놈들로 부터 20번째 살인은 우리 손으로 막아냅시다. 차돌이 뜨거워지도록 우리가 아궁이가 돼 줍시다. 뜨거운 마음으로 또 한 번 승리하는 연대로 정리해고 비정규직 반드시 막아냅시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기자 사진
여성과 장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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