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근 누리꾼들의 서명 운동으로 대형기업들이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이 가입자들에게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하려다 네티즌들의 항의에 하루만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연합 뉴스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새해부터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요금을 결제하는 가입자들에게 매달 2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버라이즌은 하루만에 이 계획을 취소했다. 소비자단체가 반발하고 연방통신위원회가 조사 방침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버라이즌의 항복을 이끌어 낸 건 다름 아닌 네티즌들이었다. 버라이즌이 수수료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 소식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일부 네티즌이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통해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거대 기업 버라이즌에 정면으로 맞선 사람은 수도 워싱턴DC에 살고 있는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몰리 캐치폴이라는 이 여성은 최근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직불카드 수수료 부과 계획을 철회시키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버라이즌의 계획을 접한 캐치폴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사태 당시 자신을 지지했던 네티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몇시간만에 10만명에 가까운 지지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반발이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자 당황한 버라이즌은 결국 무릎을 꿇으며 연말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는 평범한 젊은이 캐치폴은 다시한번 네티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체인지.org'의 설립자인 벤 래트레이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미치는 영향력보다 소비자들이 기업에 미치는 힘이 더 강하다"면서 "비난에 익숙한 정치인들과는 달리 기업들은 사회적으로 버림받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법인 권력의 횡포를 개인 권력이라 할 수 있는 SNS의 힘이 막아내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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