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최측근 주변에서 각종 비리 불거져 나오며 정권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MB를 포함한 실형인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구속된 신재민 전 문광부 차관을 비롯한 측근비리들이 연이어 불거져 나오자 지난 2일 MB는 끝내 사과를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적 감정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멘토들의 비리도 모자라 이젠 부인 김윤옥 여사의 언니 형부 조카 등 친정식구들의 수뇌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수습 불가의 형국에 처해 있다. 과거 역대정권의 비리 의혹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MB정권의 경국지물(傾國之物)들의 비리행각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고 방법조차 치졸함을 넘어 악랄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MB 최측근이자 자금책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정권을 넘나들며 저지른 후안무치한 비리 행각에서부터 저축은행 비리사건, 종편비리, 4대당 의혹 등 이명박 일족들에 대한 비리 의혹들을 철저히 추적 취재해 보았다.
연 훈 (본지 발행인)
지난주 <발행인칼럼>을 통해서 BBK를 지적한데 이어 이번 주는 최근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측근 비리의 여파에 대해 짚어봤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구속된데 이어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49)씨가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최 위원장의 정책보좌관인 정 씨는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원) 이사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2008년 방통위원장 취임 뒤 개방형 직위에 관한 특례 규정을 바꾸면서까지 정책보좌역 자리를 신설해 그해 7월 정씨를 기용했다. 정씨는 주로 청와대와 국회를 상대하는 정무 보좌관 구실을 하면서 정치권과 방송통신업계에서 실세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배수 보좌관에 이어 정 씨까지 비리 혐의에 연루되면서 정권 말 대통령 측근비리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보좌관과 정 씨는 로비의 창구일 뿐 최종목적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결국 박 보좌관 뒤에는 이상득 의원이, 정 씨 뒤에는 최 위원장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검찰의 권력비리 수사 칼날은 좀처럼 권력심장부를 겨냥하지 않고 있어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국지물 ‘이상득-최시중’
하지만 검찰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싸늘해진 여론과 선거를 앞둔 정치권 분위기상 쉽게 덮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정권과 선을 그으려는 여당에서 검찰이 이 문제를 덮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 게 그 근거다. 최근 구속된 박배수 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실세 보좌관이었다. 지경부 차관을 지냈던 박영준 전 차관 역시 이 의원의 보좌관이었는데 한 때 정치권에서는 '좌배수 우영준'이란 말까지 회자될 정도였다.
하지만 잘 나가던 실세 보좌관은 결국 정권말 검찰 수사의 예봉을 피해가지 못했다. 검찰은 박 씨를 지난해 12월27일 이국철(48·구속기소) SLS 회장으로부터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10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 씨는 이 회장의 로비를 대행한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42·구속기소)에게 5억원과 미화 9만달러(1억원 상당)를, 유동천(71·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또 지난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 조경자재업체 대표에게 매월 평균 500만원씩 총 1억1,7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권 핵심 실세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측근 정용욱 씨의 비리 의혹은 박 보좌관 혐의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비리 의혹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형국이다. 검찰은 “정씨에 관한 의혹은 소문일 뿐”이란 입장이나 본격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정권교체에 기여했고, 이듬해 방통위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최 위원장 정책보좌역을 지냈다. 지금은 외국에 머물며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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