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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세론? 정치부 기자들도 안 믿는다

기자들도 그가 ‘대통령감’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형국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2/01/06 [22:40]

박근혜 대세론? 정치부 기자들도 안 믿는다

기자들도 그가 ‘대통령감’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형국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01/06 [22:40]
2012년은 20년 만에 찾아온 ‘선거의 해’이다. 중요한 선거 국면을 앞두고 낮은 자세로 민심을 경청해도 모자란데 대통령 임기 4년 차까지 ‘일방통행’ 국정운영을 이어 왔다. 민심은 싸늘하게 식었다. 국회 출입 기자를 상대로 한 ‘정치 여론조사’ 결과는 정부·여당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지난 4년은 달콤한 나날이었다. 정부, 국회, 지방정부, 지방의회까지 넘치는 권력을 주체하지 못했다. 2008년 4월 9일 18대 총선에서 153석으로 ‘의회권력’마저 장악하자 거침이 없었다. 언론 환경도 훈훈했다. 웬만한 권력형 비리는 검찰과 경찰 선에서 정리됐다. 정권 2인자들이 마음껏 활개를 칠 수 있는 토양이었다.
 
재보선에서 연전연패하고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에도 국정운영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여권발 쇄신풍이 언론의 관심으로 떠오르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지는 일이 반복됐다. 여권의 빗나간 자신감은 한나라당 정당 지지율 1위,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 고공행진의 영향도 크다. 문제는 여론의 물결이 이미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2011년 중반에도 후반에도 2012년 4월 총선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정치 여론조사’를 하면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지만, 수도권 여당 의원들은 본능적으로 ‘공포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했다.
 
한나라당이 버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박근혜 대세론’이었다. 재보선 패배도 지방선거 참패도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19대 총선은 질지 모르지만 대선은 이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권을 휘감았다. 하지만 한순간이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토대’가 무너져 버렸다. 박근혜 대세론의 바탕은 여론조사였다. 그것이 흔들리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국회 출입기자 197명에게 ‘2012 선거전망’에 대해 들어본 결과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선거 공포’는 엄살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음을 확인해주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자 가운데 78.2%는 민주통합당이 원내 제1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들은 16.8%에 머물렀다. 3일 현재 한나라당 의석은 166석이다.
 
한나라당 성향의 ‘미래희망연대’, 무소속 의원들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180석 힘을 지닌 원내 제1당이다. 민주당은 89석에 불과하지만 3개월만 지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석이 역전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명 중 8명의 기자가 그렇게 판단했다. 정치를 가장 가까이 지켜보고 분석하는 기자들의 판단이 그렇다는 점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 2004년 탄핵역풍,  천막당사,  쇄신,개혁 대 국민약속, 그 때 그  꼼수를 다시 쓰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패배해도 대선은 이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회 기자들의 26.9%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치상 1위지만, 2위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22.3%)과 비교하면 4.6% 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흥행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외에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언급된 이들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지만 각각 0.5% 수준이다. 좋게 말하면 한나라당 내부의 박근혜 독주가 공고한 것이지만, 범야권이 드라마틱한 단일화 이벤트를 구상하는 것과 비교하면 흥행 측면에서 초비상 상황이다.
 
국회 기자의 27.9%만이 한나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예상했다. 국회 기자 51.8%는 범야권 후보들에게 눈을 돌렸다. 안철수 원장은 물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두관 경남도지사까지 후보군이 널렸다. 문재인 손학규 등은 이미 민주통합당 일원이고 김두관 지사도 입당을 예고하고 있다. 안철수 원장까지 범야권 단일화에 동참한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재앙’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권언유착’의 달콤한 과실을 나눴던 보수언론 입장에서는 속이 타는 상황이다. ‘박근혜 보호’ ‘박근혜 띄우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대선까지는 갈 길이 너무 멀다. 보수언론은 ‘대안부재론’이라는 현실 때문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기자들도 그가 ‘대통령감’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형국이라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한나라당은 대안부재론을 겪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어떻게든 보호해서 상처 안 받고 대선까지 끌고 가느냐가 문제인데, 4월 총선 이후 전면에 등장하겠다는 일정표가 어그러졌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4월 총선에서 부산·경남이나 충청권에서 패배한다면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이미 칼을 뽑았다. 다시 거둘 수도 없다. 한나라 비상대책위원회는 연일 삐걱거리고 있다. 총선 전망도 불투명하다. 텃밭으로 여겼던 부산·경남은 만만찮은 경쟁자가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이사장이다.
 
문재인 이사장은 대선 당선 가능성에서 17.8%로 박근혜(26.9%), 안철수(22.3%) 등에 비해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선에서 부산·경남의 야권돌풍을 일으킬 경우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는 그저 참고자료에 머물 수 있다. 총선 후 대선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목할 대목은 국회 기자들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문재인 이사장을 1위(24.9%)로 꼽았다는 점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손학규 전 대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정치 담당 기자들도 문재인 카드를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원장은 양자 구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누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만만찮은 대중 지지도를 보이고 있지만, 국회 기자들에게는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 안철수 원장의 대통령 적합도는 10.2%로 문재인 박근혜는 물론 손학규 뒤에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청와대를 경험한 문재인 이사장은 안정감 측면에서 안철수 원장보다 점수를 받았을 것 같다”면서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성과를 낸다면 총선 이전과 이후의 대선주자 지지도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등 야당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야당에 여론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한나라당 벽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국회 기자들은 문재인 32.5%, 안철수 29.4%, 손학규 17.3% 등의 순으로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주목한 이들도 5.6%에 달했다. 아직은 ‘판’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선 주자들이 ‘대권’이라는 거대한 열매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지, 욕심을 버릴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야당 역시 훈훈한 민심의 흐름에 안주하다가는 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민주통합당 이재경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 선거인단 참여 열기가 생각보다 훨씬 더 폭발적이지만 민심은 당을 띄울 수도 있지만 한순간에 가라앉힐 수도 있다”면서 “민주당이 통합 이후 혁신하고 더 진보적인 강령과 정책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무겁고 두렵고 겸허하게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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