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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의 발품일기(11) -죽음의 공장, 쌍차 희망텐트로 포위하다.

희망텐트촌 1차 연대캠프  '와락 크리스마스 1박 2일' 스케치 

이명옥 | 기사입력 2011/12/24 [20:11]

이명옥의 발품일기(11) -죽음의 공장, 쌍차 희망텐트로 포위하다.

희망텐트촌 1차 연대캠프  '와락 크리스마스 1박 2일' 스케치 

이명옥 | 입력 : 2011/12/24 [20:11]

▲ 희망텐트     © 이명옥
 
희망버스 2탄 어디로? ‘쌍차’ 스무 번째 죽음을 막아라!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평택의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 난데없는 마을 하나가 생겨났다. 마을의 집들은 하나 같이 이동식 주거 공간인 텐트다. 텐트의 모양이나 크기가 제각각이고 입주자들도 내국인. 외국인, 남녀노소 다양했지만 만나면 환한 미소로 서로를 반기고 ‘와락’ 끌어안고 등을 두드리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만은 동일하다. 23일 희망버스 2탄이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 낸 희망텐트촌의 풍경이다. 

▲ 입촌식 중인 희망텐트촌 참가자들     © 이명옥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1차 연대캠프 ’와락 크리스마스 1박 2일’은 이미 19명의 사망자를 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스무 번째 죽음만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는 절체절명의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되었다. 

2009년 공장을 점거하고 77일간의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투를 벌였던 쌍용자동차 파업과 3천여 명에 이르는 대량 정리해고 사건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이 땅 노동자들에게 가장 커다란 상처로 남겨진 사건이다.

 
▲ 쇳밥 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쌍용자동자 해고노동자들     © 이명옥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간의 공장점거파업이라는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 문제가 지닌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부각시켰지만 결국 정리해고. 무급휴직,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3천명이나 공장에서 쫓겨났다. 해고노동자들은 열패감과 절망감, 우울증과 생활고, 자책감과 죄책감 등을 겪으며 하나 둘 목숨을 버리기 시작해 이미 19명의 사망자를 냈다. 공장을 떠난 3천 명 중 1천여 명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소식조차 단절된 상태라고 한다.

77간의 사투를 지켜본 가족들과 회사가 이간질로 갈기갈기 찢어 놓은 살아남은 자( 회사에 남은사람)와 죽은 자( 해고노동자) 들이 입었던 트라우마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내상으로 남아 있다. 쌍용자동차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자존감 생의 의욕 등을 상실하게 만들어 이미 해고노동자들의 잠재적 죽음을 예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것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을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시민들의 무관심이 깊어질 무렵, 한진중공업의 김진숙이 크레인에 올라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면서, 시민들은 비로소   해고노동자 문제는 바로   자기 자신의 내일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을 하기에 이른다.

▲ 희망버스를 태동시킨 소금꽃 김진숙     © 이명옥

시민들이 스스로 각성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85호 크레인에 올랐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309일 만에 크레인 아래로 내려오게 만든 것은 5차에 걸친 희망버스였다.  각성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가 만들어 낸 쾌거였다. 

이제 이 땅의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희망버스는 어디든 계속 달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희망버스를 타본 이들은 알게 되었다.

  절망과 죽음은 희망의 연대를 넘어설 수 없다.

▲ 엄지 백기완 선생이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 이명옥

‎1차 희망텐트촌의 엄지(촌장)  백기완 선생은 세 가지 당부로  환영인사를 대신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희망텐트촌 입주의 의미와 결의를 상기시키는 내용이었다. 

첫 번째는 정부의 개입으로 대량 정리해고 사태를 불러오고 계속적인 쌍차 죽음 문제를 야기 시킨 이명박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쌍차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은 쌍용차 이모 사장을 불러 회초리를 때려서라도 정리해고 노동자들을 복귀 시켜야 한다는 통쾌한  일갈이다. 

두 번째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의 온도를 올려야 이길 수 있으니 희망 온도를 올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백기완 선생의 육성을 생생하게 재현한 ‘오마이뉴스’ 를 인용하기로 한다. 

여러분들, 희망버스 하는데 얼마나 고생을 했수. 안 된다고 했는데 끈질기게 싸워서 김진숙이 살리고 이 나라의 노동운동을, 한 번쯤 성취라고 하는 승리의 왕좌에 올리지 않았냐 이 말이야. 그러니까 노동자 여러분, 자신을 가지고 끈질기게 싸우세요. 그리고 이 땅의 정치하는 분들, 종교인들, 양식 있는 분들, 예술인들한테 내가 '띠따(명령) 내린다' 그러면 싫어해(웃음).  그러니 호소하겠소. 제발, 희망의 버스에 앞장섰던 그런 기세보다 더 큰 기세로 쌍용차 노동자들 싸움 이기는데 이 땅의 예술가, 정치인, 이 땅의 양심들 정신을 보태자. 이 말이요.

지금 미국에서도 양심적인 노동자, 시민 99%가 못 살겠다고 들고 일어났지만 하제(희망)를 못 찾았어. 우리가 이 쌍용차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전 세계 양심들한테, 하제를 제시하자 이 말이에요. 저도 이 마을의 엄지로서, 절뚝거리면서 끝까지 따라붙겠어요." -오마이뉴스 인용-

 쌍차 해고노동자들이 반드시 승리해서 회사로 돌아가겠다는 결의는 결코 만만찮다. 지난 7일 설치했다 하루도 안돼 철거당한 텐트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텐트를 쳤다. 또 다시 텐트를 철거를 당했지만, 끈질기게 세 번째 텐트를 또 쳤다. 그렇게 희망텐트촌에 입주할 1박 2일 팀을 위해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들은 산타 복장을 준비했고 ‘바위처럼’에 맞추어 율동을 배웠으며 ‘쇳밥’이라는 노래를 익혀 희망텐트촌 입촌 환영 무대를 마련했다. 1천여 명분의 곰국을 준비해 일천 명에게 밥과 김치를 나눠주었다. 드럼통에 활활  태울 장작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 아침 식사로 곰국을 나눠주는 쌍차 해고노동자     © 이명옥

죽음의 공장 쌍용자동차를 포위한 희망텐트촌 1차 연대 캠프 ‘와락 크리스마스 1박 2일’ 은  영하 10도의 매서운  강추위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도 유쾌하게 축제처럼 진행됐다. 살을 에는 추위나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보면서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탐스럽게 쏟아지는 함박눈은 쌍차 승리의  희망적인 징조라며 기뻐했다.  추위를 잊고 어린아이처럼 눈을 뭉쳐 먹고,  던지고,  눈사람을 만들고,  뛰고 노래하고 폭죽을 터트리며 서로의 어깨와 어깨를 걸고 연대의 마음을 다졌다. 처음에는 머뭇거리여  어색해 하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도 어느 새 어깨를 들썩이며 젊은이들과 하나가 되어갔다. 

죽음의 공장 쌍용자동차를  포위해  마침에ㅐ 굴복시킬  희망텐트촌에 입촌했던 시민들이 전하는 바람은 그렇게 만만찮은 에너지로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폭력적인 싸움이 아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희망을 전하려는 것이다.

 35미터 고공 크레인 위에서 손을 힘차게 흔들며 “웃으면서 끝까지 투쟁!” 이라고 외치던 소금꽃 김진숙의 인사처럼 날라리 부대, 문화 난장. 등 신나고 재미난 방식으로 끝까지 승리의 쾌거를 이끌어 내려는 새로운 노동운동 문화다. 이제  평택 시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99% 모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1%의 자본가들은 알아야만 한다.  해고노동자와 900만 비정규직을 포함한   99%  노동자들의 소박한 바람이 무엇인지를.

▲ '와락' 포응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는 희망텐트 입촌자들     © 이명옥

24일 아침 해단식을 하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텐트촌에 입촌했던 시민들은 차례차례 “와락‘ 껴안고 서로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희망텐트촌 1차 연대캠프 ’와락‘  포옹 장면을 쌍용자동차 정문 철문 넘어 몇몇 경찰과 노동자들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생명의  희망연대를 어찌 죽음과 절망이 넘어설 수 있으랴.

  
- 덧붙임-

희망텐트촌 2차 연대캠프는 2012년 1월 13일에 있을 예정이다. 뜨거운 연대의 마음과 양손에 맞잡을 동지, 밤새 나눌 이야깃거리와 음식, 따뜻한 옷차림이면 죽음을 생산하는 죽음의 공장 쌍용자동차를 희망과 생명으로 포위할 준비를 갖춘 것이다. 많은 이들이 2차 희망텐트촌에 입촌해서 사람의 연대로 추위와 절망과 죽음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기자 사진
여성과 장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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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경소리 2011/12/25 [12:13] 수정 | 삭제
  •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을 새우신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 김진숙을 살려 냈듯이 쌍용차 노동자들도 살려 낼 것입니다. 돌아가신 19분을 막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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