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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의 발품일기(5)

어이,  거기 아줌마 이리 나와?   이래봬도  나  개념아줌마야 

이명옥 | 기사입력 2011/11/17 [14:19]

이명옥의 발품일기(5)

어이,  거기 아줌마 이리 나와?   이래봬도  나  개념아줌마야 

이명옥 | 입력 : 2011/11/17 [14:19]

▲     ©이명옥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문화제나 문화행사에 취재를 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게 되었다. 문학관이 대체로 지방에 있어 대부분 유명 문학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 수상 행사는 지방의  문학관이나 문화회관에서 열게 된다. 

문학관 개관식이나 문학상 시상식 등 정치인이 대거 얼굴을 들이미는 장소엔 정치부 카메라 기자들이 떼로 몰려들어 취재 경쟁을 하기 마련이다. 카메라 기자들은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길이라 더욱 치열한 위치선점 경쟁이 벌어지곤 한다.

나는 소위 똑딱이 카메라로 불리는 손안에 드는 작고 값싼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옥천에서 지용문화제가 열릴 때였다. 마침 문학관 개관식이 함께 있었다. 지용문학관을 건립하는데 옥천에서일부 투자를 했기에 옥천 군수를 비롯한 지방 유지와 지역 정치인들이 행사 테이프를 끊기 위해 나란히 섰다. 카메라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사진을 찍기 위해 열심히  똑딱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누군가 내 목뒤로옷깃을 잡아당기며 “어이 거기 아줌마 이리 나와!”라고 반말 대거리를 했다. 

 꼭지가 돌아 뒤를 돌아다 봤더니 위용도 당당하게 삼각대를 세우고 대형 카메라를 설치한  mbc 방송  기자였다. 

 
 “뭐? 어이,  거기  아줌마 이리 나와 ? 여봐. 싸라기 밥을 먹었나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  당신 이름이 뭐야? 나도 필요해서 사진을 찍는 거거든?. 나도  당신처럼 취재 중이란 말이에요.” 

 나의 격한  항의에 우물쭈물  ‘미안하다’라는 사과를하기에 사과를  받아내긴 했지만 얼마나 부애가 치밀고 화가 나던지.

 
스스로 내 자신을 아줌마라고 표현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아줌마 어쩌구 하는 것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아줌마’란 호칭엔 적당히 주책이 없어 나설 때나 안 나서야 할 때나 나서고, 교양 없고 , 눈치 없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행동을 거침없이 하는 제 3의 성을 지칭하는 ‘아줌마’에 다름이 아니니 말이다. 

아줌마는 성이 없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이다란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마치 주책의 대명사인양 굳어져 버린 ‘아줌마’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여성도 남성도 그렇다고 중성도 아닌 제3의 성 아줌마에 대해 고찰해 보기로 하자.

‘아줌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주머니를 홀하게 또는 친숙하게 일컫는 말’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면 원래의 의미인 ‘아주머니를 사전에서 찾아보기로 하자.

  아주머니:  1)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

                    2)한 항렬되는 남자의 아내

                   3)부인네를 높이어 정답게 부르는 말 .

 위에서 보는바와 같이 그 어디에도 지금 통칭 ‘아줌마’라 불리며 파생되어진 부정적인 의미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제3의 성’이라 불리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아줌마’가 탄생된 것일까?

거기에는 남성위주 권력 구조 속에서  여성, 특히 기혼자들을 폄훼하려는 왜곡된 시각이 작용되어 졌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아줌마’라 부르는데서 추론되어 지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지극히 본능에 충실하고, 적당히 염치가 없으며, 공중도덕이나 예의를 무시한 채 큰소리로 수다를 떨거나, 어쩌다 빈자리가 날라치면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달려와 엉덩이부터 들이민다던가, 쎄일이리든지 공짜, 덤을 준다면 생명을 담보하듯 몸싸움을 해가며 물건을 집어들거나 장사진을 치고, 머리는 텅 빈 채, 자신과 가족의 안일만을 챙기며, 무위도식하는 번지르르하고 살이 쩌 펑퍼짐하게 퍼진 여자들이 연상되거나, 온갖 유행을 여과도 없이 받아들여 처덕처덕 천박함으로 치장한 여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여자들이 결혼과 함께 자기계발에 뒤쳐지고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며, 책과 가지가지 지적 활동에서 스스로 소외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살이에는 지식보다 앞선 삶의 지혜와 연륜과 경험에 의한 특별한 지식이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 뿐만 아니라 전 우주와 맞바꿀 수 없는 한 생명을 잉태하고, 자양분 중의 자양분을 탯줄을 통해 공급하며 열 달 동안 한 생명을 뱃속에서 양육해 세상 밖에 내놓는 수고를 통해 비로소 우주를 품을만한 넒은 가슴을 소유하게 되고, 그 어느 용감한 남성이나 아마존의 여전사보다 더 강인한 ‘어머니’란 위대한 한 인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어머니는 못하는 것이 없는 특별한 존재이다. 어미는 모든 진액을 다해 한 인간을 인간으로 또한 우주아적 존재로 키워내는 바로 그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여성의 따뜻함, 연민, 눈물이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가려진다. 그 누구에게도 기대할 수 없는 넓고 따뜻한 가슴, 늘 돌아올 여지를 두고 가족에게 마지막 안식처를 제공하는 배려, 그 모든 미덕을 간과한 채 지극히 본능에 충실한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켜 마치 상종 못할 존재라도 되는 양 아줌마는 ‘제3의 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게 한 것이다.

‘아줌마’ 그렇다. 우리는 ‘제3의 성’ 아줌마들이다. 정, 반, 합의 변증법적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남성의 강인함과 사회성, 그리고 책임감, 여성의 모성본능, 따뜻한 눈물, 그 양성의 기질을 두루 갖춘 제 3의  성 ‘아줌마’의 특성을 이제 결코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미덕의 덕목들은 미덕대로, 부정적인 측면들은 좀더 발전을 지향하는 밑거름 삼아 ‘아줌마’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비로소 ‘아줌마’의 참된 정체성을 되돌아보며 ‘아줌마’란 ‘제3의 성’에 자부심을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제 누군가 당신에게 ‘아줌마가 말이야‘ 라고 말을 시작한다면 당신은 여유 있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대답하라

 “그래 나 아줌마 맞아. 아줌마가 어때서? 나 이래봬도 개념아줌마야.”

기자 사진
여성과 장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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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어린이 2011/11/19 [17:13] 수정 | 삭제
  • 정말 불쾌하셨겠어요.

    저도 겪어봐서 알아요. 자기들만 기자인양 반말로 소리지르고.
    나는 취재하는거 아닌가?
    그렇다고 제대로 쓸만한 국민을 위한 기사를 쓰는 것도 아닌 주제에 말이죠.

    그런 인간성이 덜된 것들은 혼나도 싸요.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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