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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16일까지 이화여고 류관순 기념관과 기념관 앞뜰에서 사랑의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졸업 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가본 바자회였지만 반가움보다 아쉬운 점이 먼저 눈에 띈다. 비록 통로라곤 하지만 기념관 안에서 수입 의류와 가방 모피를 파는 것, 그곳에 가장 사람이 몰려있던 것을 생각하니 입안이 씁쓸해진다.
![]() 바자회란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던 70년대 이화여고에선 축제를 일주일씩 벌이며 바자회도 겸했었다, 늘 그렇듯이 바자회란 시끌벅적 한바탕 난장을 치르는 기분에 사는 즐거움보다 그저 한 바퀴 돌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 그리고 먹는 즐거움이 가장 큰 것이 아닐는지. 물론 마당에는 한 장에 2천 원 하는 재활용 물건을 판매하는 코끼리 시장도 있었고 부침개와 막걸리를 판매하는 먹을거리 장터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구색을 맞추기 위해 귀퉁이에 끼워 넣은 것일 뿐이고 외국에서 들어오면서 사온 값비싼 가방이나 유명 브랜드 의류를 사고파는 것이 주인 바자회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목적은 사랑의 나눔 바자회라니 넉넉하게 사는 사람들이 다른 때보다 싼값에 좋은 물건을 구입하고 그 돈을 기부금으로 쓰리라 믿지만 열네 번째나 된다니 이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 모두의 즐거운 잔치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대학생인 아들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바자회를 한다며 물건을 살돈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200원을 들려 보냈다. 그날 발그레한 얼굴로 차에서 내리는 아이는 뭔가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값싸 보이는 비닐 숄더백까지 어깨에 메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들어왔다. 아이에게 바자회 재미있었느냐고 묻기도 전에 아이가 신이 나서 자기가 바자회에서 사온 물건을 주르륵 내놓았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할머니를 위해 산 것이 그 값싸 보이는 자그마한 비닐 숄더백이었고, 아빠를 위해 산 머플러에 나를 위해서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오던 오르골 보석함을 내놓았다. 보석함이 여섯 살 어린아이의 손으로 들기엔 크기가 제법 커서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내렸던 것이다. 아이로선 자기의운 첫 구매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즐거웠을 것인가. 아이는 보석함을 내려놓으며 “엄마 이거 뚜껑을 열면 음악도 나와요” 라며 몇 번씩 뚜껑을 열어 보여줬다. 시어머니도 아이가 사다 드린 반짝거리는 검정 비닐숄더백을 어깨에 메어 보시며 연신 싱글벙글이셨다. 물론 손자의 성의를 생각해 단 한번 메어 보신 것이 끝이지만. 학교나 유치원 광장이나 강변에서 열리는 바자회란 저런 즐거움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값비싼 수입 주름제거 기능성 화장품과 호피, 유명브랜드의 기십만원에서 개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의류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좋지만 학생들이나 주머니가 얄팍한 사람들이 기꺼이 푼돈을 꺼내 필요한 물건을 사들고 갈 수 있는 그런 즐거운 장터가 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적어본다. ![]() 다행히 안동에서는 안동톳제비(톳제비: 도깨비의 토박이 말) 시장이라는 벼룩시장을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은 전통 시장인 재래 시장의 제자리 칮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아이디어를 모아 만든 장터다. 순수하게 참가자들이 자신이 팔고 싶은 물건을 가지고 나와 이천 원에 자리를 사고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파는 것이라고 한다. 권정생님이 동화에서 사용했다던 도깨비의 토박이말인 톳제비를 사용한 장터 이름 '안동 톳제비시장'이라는 명칭은 일시적으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도깨비 시장의 성격을 잘 드러내 준다. 실험적으로 시작한 안동 톳제비 시장에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을 보니 안동톳제비는 멋지고 생산적인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것이 분명하다. IMF이후 아나바다(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운동, 아름다운 가게나 기분좋은 가게를 통해 물건을 재활용하거나 리폼해서 쓰고 있지만 남이 쓰던 물건을 다시 쓰는 것을 꺼리는 한국인의 관습 때문에 아직은 재활용에 적극적이지 않다. 어쨌거나 황학동 뒷골목이나 유럽의 거라지 세일처럼 여기저기에 벼룩시장이나 도깨비 시장이 수시로 생겨나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 안동톳제비 시장의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안동톳제비 시장- 목적: 대형마트로부터 기존 상권을 지키고 특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재래시장 전통 살리기) 대상: 안동시민과 관광객 참가방법: 가정에서 버리기는 아깝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직접 필요한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거나 화폐로 교환하는 방식 참가비: 돗자리 한 개당 2,000원 준비물: 팔 물건과 2미터 미만 돗자리 -톳제비 시장 온라인 이야기 가게 - 사연많고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물건을 골라 쇼셜네트워크를 통해 상품의 사진과 이야기를 싣습니다. 그 상품의 이야기 아래에 재미난 또는 찐한 내용의 댓글을 일정시간동안 받습니다. 그리고 일정시간동안 '좋아요'를 받습니다. 가장 '좋아요'가 많이 달린 분께 착불로 상품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당연히 상품을 받은 분은 후기를 올려야합니다. 이것을 하려면 기자처럼 이야기 꺼리를 찾아 톳제비 사장 당일에 움직일 자원봉사자가 필요합니다. 자원봉사하실분 여기 여기 붙어주세요 -김수형씨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과 장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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