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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쌀시장 개방 저지, 식량주권 사수 상경투쟁

박근혜, 쌀·식량주권 포기하면 대통령직도 포기해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9/28 [07:03]

농민들...쌀시장 개방 저지, 식량주권 사수 상경투쟁

박근혜, 쌀·식량주권 포기하면 대통령직도 포기해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9/28 [07:03]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쌀 시장 전면 개방'을 막아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농민들이 대규모로 서울 상경시위를 했다. 농민들은 27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 WTO통보 중단!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2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3천여명이 참석했다.

 

깊게 패인 주름, 검게 탄 얼굴로  무뚝뚝하게 하는 말이 "농산물 값 떨어져 본전치기도 어렵다" "쌀 무너지면 다같이 죽는 거다" 이른 아침부터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농민들은 '쌀 전면개방 반대'라고 쓰인 붉은 머리띠를 묶고 시청 광장에 앉았다.

 

손에는 어렵게 키운 쌀 나락이 한웅큼씩 들려있었다. 광장에 들어찬 '김제 농민회', '익산 농민회', '고창 농민회' 등 각 지역 농민회를 상징하는 깃발이 바람에 펄럭였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농업은 시장 논리에 맡길 수 없다.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이 상대국들과 협상도 하지 않고 식량주권도 포기했다"고 규탄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7월 18일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513%라는 고율관세로 쌀 수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9월말 WTO에 이같은 쌀 관세화 의견을 전달하고 내년 1월부터 쌀 전면 개방을 하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제대로 된 국민의견 수렴과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과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쌀 시장 전면개방을 선언한데 반발하고 있다. 쌀은 국민들의 주식이고 농가소득원의 주축이다. 자칫 식량주권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율의 관세로 쌀 시장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말은 근거없는 희망이라는 이다. 관세화되는 순간, 관세는 깎이고 철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상전문가들은 한미·한중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고관세율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농민들은 소농은 소농대로 대농은 대농대로 "농민들은 다 어렵다"고 했다. 고창에서 올라온 농민 양 모씨(51)는 "귀농한 지 4년 됐다. 쌀 농사 5마지기를 짓고 있는데 비료 등 원가는 오르고 쌀값은 떨어져서 본전치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양 씨는 "'농업은 직접챙기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에서 올라온 서경석(56) 씨는 "못살겠어서 이렇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쌀 농사와 원예를 한다고 한 서 씨는 "쌀 농사 비중이 높은데 쌀이 무너지면 그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가겠냐. 결국 쌀이 무너지면 다 같이 죽는거다"라고 말했다.

 

서 씨는 쌀 농사만 2만평을 짓고 있는데, 연로해서 농사를 짓지 않는 노인들의 논을 임대해서 짓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료 내고 재료비 나가고 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자녀들 학비 대는 것도 수월치 않다고 말했다. 서 씨 주변 농민들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하얀 연기가 깊게 패인 주름과 검게 탄 팔뚝 위로 흩어졌다.

 

상복 입고 무대에 오른 농민단체 대표들 "쌀 농업 보호와 식량주권 실현에 나서지 않으면  강력한 대정부 투쟁 벌일 것이다"고 경고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 등은 상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식량주권 기반이 끊임없이 무너져 식량자급률이 20%대로 떨어지고 쌀 자급률도 80%대로 떨어졌다"면서 "대책없이 빼앗기고 있는 식량주권 앞에 정부는 아무 대책도 없이 쌀 전면 개방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율 관세가 쌀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도 우리나라와 같은 처지였지만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쌀 전면개방을 막아냈다"면서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쌀 전면 개방을 위한 WTO 통보를 지금이라도 즉각 중단하고 쌀 농업 보호와 식량주권 실현에 나서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513% 지킬 의지 있으면 똥값 농산물 먼저 해결하라'고 적힌 상여를 앞세우고 시청광장에서 청계천과 을지로를 거쳐 행진한 후 상여와 쌀가마를 을지로 입구에서 불태우고 다시 시청광장으로 돌아와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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