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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썩은 가지에 무슨 꽃을

갈 길은 멀고 마음은 급하고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5/26 [17:26]

안대희, 썩은 가지에 무슨 꽃을

갈 길은 멀고 마음은 급하고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5/26 [17:26]
난세의 인사가 불명이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동류론은 백로와 까마귀의 혼재다. ‘백약의 무효’는 중병의 회생불능을 말하고 중생은 절망을 더한다. 치유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 암의 뿌리는 건재한데 누렇게 병 든 잎사귀 몇 개 떼어 낸들 무슨 소용이랴. 기다리는 임은 ‘자유’와 ‘민주’다. 썩은 나무에도 꽃은 피는가.
 

과연 이 시대의 ‘화타’는 있느냐. ‘허준’은 있느냐. 명의를 갈망하는 병 든 중생의 눈은 애처롭지만 진흙탕 뻘 속에서 진주는 보이지가 않는다. ‘사면초가’, 절체절명의 난국에서 한 가닥 지푸라기인가. 급류속에서 마지막으로 웅켜 쥔 구명줄처럼 보인다. 꽉 잡아야 한다. 놓치면 안 된다. 절대로, 절대로 놓지면 안 된다. 지푸라기의 이름이 안대희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어느 국민이 나라 잘되기를 바라지 않으랴. 지금 국민이 바라보는 나라의 모습은 세월호의 마지막 모습과 유사하다.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 갇힌 국민들을 보면서 선원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구해 줄테니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세월호 선실이 떠오른다. 구명조끼를 입은 채 웅크리고 숨진 우리 애들이 기억속에 선명하다.
 
경험은 좋은 스승이다. 지금 국민은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선실 바닥이 천정으로 뒤집혀도 가만히 있어야 되는가. 아니다. 살아야 한다. 다시 바보같이 어른들을 믿고 있다가 죽을 수는 없다. 이런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들이 몸부림 치고 있다. ‘우리는 살고 싶다.’

국민은 승객은 뒤로 버린 채 빤스만 입고 도망친 선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옷을 벗고 바다로 뛰어 드는 선장을 원하고 있다. 국민은 눈물의 ‘크로즈업’ 담화를 끝낸 후 외국순방을 떠나는 선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곁에 남아 국민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선장을 원한다.
 
나라가 기둥 채 기울고 있다. 바로 잡아야 한다. 대통령은 뭘하고 있는가. 대한민국호의 침몰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작정인가. 청계광장에 나가보라. 지금 국민과 전쟁을 하고 있다. 서울광장에 나가보라 자식 잃은 부보들의 눈물이 광장을 적신다. 눈물이 강을 이룬다. 잘못한 자들은 물러나라. 국민의 요구다. 은화야 민지야. 현철아. 자식 잃은 부모들이 목메어 부른다.
 
 안대희에게 목을 맨다
 
안대희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물에 빠진 사람들이 지푸라기를 잡았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는 게 얼마나 허접한가. 지푸라기 역할을 해야 하는 안대희도 난감할 것은 당연하다. 왜 그런가. 사실 안대희가 현재의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그가 작심을 하고 제대로 일을 해 보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대통령과 담판을 해야한다. 했을 것이다. 김기춘이 건재한 상황에서 안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인가.
 

아무리 종자가 좋다고 해도 자갈밭에서는 헛수고다. 무슨 말인지 국민들은 다 알 것이다. 국민들이 원한 인간개혁은 김기춘·남재준·김장수·이정현·민경욱이다. 다시 말하면 전면적인 청와대 개혁이다. 그러나 핵심은 김기춘이라고 여긴다. 바로 핵심이 빠졌다. 쉬운 비유로 말하면 당나귀 귀 빼고 뭣 빼면 뭘 먹는가. 웃지마라. 사실이다.
 
이런 분석은 안대희 총리체제로 바닥민심이 좀 가라 앉는듯하면 그냥 간다는 의미다. 그래도 안 가라앉으면 그 때 김기춘을 바꾼다는 두 장의 카드다. 국민들 데리고 노는 것이다. 김기춘을 설명하는 건 부질없는 활자 낭비다. 그가 걸어 온 발자국의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오죽하면 ‘우리가 남이가’란 펼침막이 금수원 철문에 걸려 있겠는가. 지푸라기라도 제대로 잡으려면 물에 떠 있을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조건은 바로 김기춘의 퇴진이라고 국민은 믿는다.
 
안대희는 이미 오래전에 숨겨놓은 비장의 카드라고 한다. 험구가들은 꼼수 카드라고도 한다. 상관없다. 꿩 잡는 게 매다. 잘 해주기만 한다면 매고 독수리고 상관없다. 하지만 결정적인 장애를 제거하지 않고 매를 날려 봤자 꿩은 고사하고 참새도 어림없다. 이유는 모두들 아는 것처럼 김기춘이다.
 
박근혜 정권은 이렇게 변명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그렇게 내보내라던 남재준을 정리하지 않았느냐. 그만하면 된 거 아니냐. 천만에 말씀이다. 사고 뒤처리는 말끔하게 처리해야 한다. 핵심이 빠졌다. 그래야 안대희에게 짐을 지게 한 정권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쉽게 무너진다.
 
 안대희가 가야 할 길
 
안대희의 과거를 재조명하는 언론이 놀랍다. 지극히 당연한 공직자의 청빈이 무슨 훈장인가. 청빈이 자랑인 듯이 입에 오르내리는 한국의 공직사회가 슬프다. 그러나 변호사 개업 5개월에 16억 수임료가 마음에 걸린다. 증거는 없어도 전관예우가 떠 오른다.
 

지금 국민이 안대희에게 요구할 것은 무엇을 앞으로 어떻게 하겠느냐는 대답이다. 안대희는 대법관까지 지낸 법관이다. 오늘의 엄중한 사태를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총리직 수락을 할 때 대통령과 담판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총리직을 수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걸림돌 때문이다.
 
언론이 거론하는 안대희의 꿈은 나중 문제다. 우선은 총리로서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쌓여온 적폐를 해소하고 개혁을 추진하라는 것이 대통령의 요구로 이해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요구와 국민의 요구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 그가 싸울 적폐가 무엇인가.
 
안대희는 시위군중들 속에 들어가 진짜 국민이 선동에 놀아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연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좌파세력이 준동하고 있는가. 조중동 따위, ‘기레기’에 귀가 빠져서는 총리노릇 헛수고 하는 것이다. 경찰서로 연행한 여성의 브레지어를 벗기는 경찰은 국민에게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준법의 기본인 법치를 살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용 ‘용인술’을 또 다시 보여준다고 한다. 어려울 때 개혁적 이미지의 인물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삼고초려를 해서 데려다 쓴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개혁특위원장, 이상돈 비대위원, 이준석 비대위원 등이 박 대통령 용인술의 상징이다. 지금 무엇을 하는가.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김기춘을 재등장시킴으로서 자신의 용인술의 진심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럼에도 다시 안대희를 불러온다. 무슨 약속을 했을까. 김기춘은 그냥 둔채로 총리로 기용했다. 후계 약속인가.
 
대통령이 무슨 약속을 했다고 해도 김기춘이 청와대에 있는 한 안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대통령·김기춘·안대희 세사람의 약속인가.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옷에 불은 붙었다
 
은화야 민지야 현철아. 귀에서 떨어지지 않는 엄마의 목소리. 국민의 절규. 세월호 참사는 한국의 모든 적폐를 담고 있다. 이 적폐를 들어내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 적폐의 1순위는 사람이다. 길환영을 끼고 돈다는 소리는 듣고 있는가. 민경욱이 언론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귀가 있으면 들었을 것이다.

MBC는 이제 버린 자식이다. MBC 보도프로는 전파낭비라는 지적에 씁쓸하게 웃는 MBC 퇴직자가 가엾다. 사람은 사람대접을 받기 원한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그들 자신이 사람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 놓는 것이 대통령의 소망이라고 했다. 어찌 대통령 뿐이랴.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소망이다. 안대희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안대희 자신이 일회용 반찬고라는 소리를 들을 때 속이 어떨가. 두고 봐라 할 것이다. 국민은 지금 두고 보는 것이다.
 
과연 안대희는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게 할 수 있을까. 국민은 안대희가 제일 먼저 김기춘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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