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300여명은 3일 오후 3시부터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친구들아 잊지 않을께", "박근혜 대통령님 왜 살리지 못했나요", "박근혜 대통령님 왜 엄마아빠를 울리나요"등의 구호를 외쳤고, 2시간동안 30명 넘는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며 울분을 토했다.
경기도에서 온 고2라는 여학생은 "자리에 앉아서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리고 울고 있었다. 꼬마가 엄마손을 잠깐 놓쳐도 세상이 떠나가라 우는데 단원고 학생들이 침몰하는 배 안에서 얼마나 엄마아빠를 부르며 울었을까"라며 "밖에서는 정치인들이 사진이나 찍고 있었는데 물이 차오르는 그 안에서 엄마아빠를 얼마나 불렀을지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은혜고 2학년인 진 모 학생은 "오늘 여기 온다고 하니까 엄마가 '왜 가냐, 니가 뭔데 가냐'고 반대했다. 아마 무슨 화라도 입을까봐 그런 것 같다. 아빠에게는 오늘 말했는데 못나올 뻔했다. 그래서 화를 내고 나왔다"며 "이런 것을 한다고 화를 입을 걱정을 하는데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 맞나. 어제 학교 시험이 끝나고 헌법을 읽었는데 1조에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란 것을 읽고 갑자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엄마도 세월호 사건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갑자기 나를 말리니까 당혹스럽고, 우리 정부가 얼마나 썩었는지 자꾸 화가 났다"며 "우리 학생들도 몇 년 후에는 선거권을 얻는다. 그때는 이런 정부, 이런 대통령을 뽑지 않도록 좋은 선택을 하자"고 말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나왔다. 어디에 간다고 말하고 와야하는데 엄마가 걱정할까봐 '분향소에 꽃을 놓으러 간다'고 했다. 엄마가 '안전하니? 무슨 일 당하는 것 아니니? 몸조심하고 추모만 하고 와'라고 했다. 소름이 돋는다. 이게 2014년에 나올 말인가"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닌가. 추모하고 부적절한 대응에 의사를 표명하는 걸 걱정해야 한다. 경찰과 경찰버스를 보았는데 잘못 말하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까봐, 세월호 탄 친구들을 기다리는 부모처럼 엄마가 걱정하면서 울고 있을까봐 무섭다. 고등학생이 보기에도 지금 이 상태는 안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영정사진 앞에서 눈물도 안흘리면서 책임지겠다고 하나. 경기도 안양에서 온 여고생은 "할머니가 목포 병원 앞에 사시는데 '너같이 꽃같은 아이들이 죽었다'며 우신다. 우리 할머니가 이상한건가. 내 자식도 아닌데 우는 게 이상한가.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다 그렇다. 그렇게 우는게 정상"이라며 "대통령은 책임을 운운하는데, 영정사진 앞에서 눈물도 안흘리면서 책임지겠다고 하나. 국민들은 그 사건을 슬퍼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대표가 되기 전에 먼저 국민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충북에서 온 남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찬 바다 안에 아이들을 놓아두고 왜 대통령은 따뜻한 청와대에서 주무시나. 얼마나 춥겠나. 얼마나 어두운데 그 아이들을 혼자 놓아두어야 하나"라며 "왜 민간인이 다 해야하는가, 왜 국가라는게 있는데 민간인이 해야하나. 해경은 대한민국 해안을 지켜야 하는데 왜 국민은 안지키고 살인을 저지른 것과 마찬가지로 구조하지 않고 할만큼 했다고 발뺌을 하나. 박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사과하지 말고 제대로 사과하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2 여학생은 "적극적인 구조를 하려는 노력은커녕 자기의 이익을 챙기려는 어른들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며 "꿈과 미래가 있던 친구들이 잊혀질까봐 두렵고 죄책감이 느껴진다. 의식이 깨어있고, 행동하는 어른이 되겠다. 어른들은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본보기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 한 남학생은 "3백명도 못살리는 사람이 어떻게 5천만명을 먹여살릴지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하남에서 온 19세 김 모 군은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에 가면 대통령이 보겠지 하는데 그러지 말자"며 "그러면 우리가 추모하려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모여 나온 것이 선동됐다, 기사에 '종북단체들이 학생들을 선동해 촛불을 들고 청와대 앞에 모였다'고 할 것이다. 화가 나고 울컥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말자, 리본들고, 메시지 쓰고, 진실되게 인터뷰하고 불법적인 것은 절대 하지 말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성남에서 온 여고생은 "6년간 재외국민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온지 1년됐다. 외국 생활하는 6년간 내 나라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을 접한 후 내가, 국민들이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며 "침몰하는 배 안에서 수많은 학생 중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하는 국가를 과연 청소년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지 정부에게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님, 국회의원님, 정부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나라며 "그렇지 않다면 청소년들과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기자가 꿈인 학생이기도 하다.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기자들을 항상 동경하고 존경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 후 내가 그들을 존경하고 동경할 수 있는가 의문을 갖게 됐다.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할 기자가 이제 막 구해져 나오는 학생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밀고 '친구가 죽은 사실을 아나'라며 자극적인 보도를 추구하는 그들을 존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아직 기자의 꿈을 갖고 진실을 알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언론 꿈나무의 꿈을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안산 양지고 남학생은 "(단원고에) 매번 권투가 끝나면 분식집에 가서 라면을 먹던 친한 동생이 있었다. (세월호에서) 불꽃놀이 한다는 메시지 이후로 계속 카톡을 못보고 있다. 2백통의 카톡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직 바다 깊은 곳에서 시신도 찾지 못했다"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런 청소년을 죽여놓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잘못은 청해진해운에 있다고 언론을 통제한다. 이게 정부인가. 국민과 학부모가 아이들을 살려내라고 애원해도 울고불고해도 못구하면서 하는 소리가 '종북이다', '빨갱이다', '미개한 사람들이다'라니 이게 정부인가"라고 성토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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