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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칼럼] ‘세월호’ 조난사건과 신망을 잃은 정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4/22 [09:57]

[김현철 칼럼] ‘세월호’ 조난사건과 신망을 잃은 정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4/22 [09:57]
                                               [경향만평]

지난 4월16일 오전 8시58분에 해경에 보고됐다는 진도 앞바다의 ‘세월호’ 조난 사고로 17세 꽃다운 학생들이 대부분인 3백여명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됨으로써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우선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목 놓아 울고 있는 유족들 및 실종자 가족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희생자 가족들은 물론,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염려하는 온 국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기대의 눈길로 행여나 한 생명이라도 구제할 수있을까하고 바라보는 대상은 바로 구조대의 핵심이 되는 해경, 해군 등 구조대 그리고 이들을 지휘하는 정부당국일 것이다.

그런데 당일 KBS-2TV 아침 7시20분 경 뉴스에서 "인천에서 출항, 제주도로 가는 배가 진도 해상에서 주변 어선과 해경에 '구조 신호'를 보내왔다." 는 첫 보도를 시청한 진도 해안 거주 진모청년의 상세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KBS는 당시 7시에서 8시까지 방영된 ‘굿모닝 대한민국(2부)’ 뉴스만 "저작권 관계로 다시보기가 중단" 됐다며 이 뉴스를 공개하길 거부하는가 하면 해경은 그러한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잡아떼는 등 또 다시 사건을 오리무중으로 몰아넣는 당국의 작태들이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사고 인근 해역에 거주하며 구조작업에도 출동했던 한 어민은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이니 내가 바다에 바로 서있는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 30분쯤이었을 것이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렇게 오전 8시 이전부터 진도 해상에 세월호가 서있었다는 바닷가 주민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음은 정부가 천안함에 이어 사건 발생시간을 또다시 1시간 이상 늦은 것처럼 뭔가 숨기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8시 30분 경 세월호는 완전히 엎어져 전복되었기 때문에 승객들이 있었던 침실 구획 대부분에서 에어포켓Air Pocket이 많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큰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조대책본부는 물살이 급하다느니 시야 확보가 안 된다는 등 이유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에 도대체 생존자에 대한 구조의 의지가 있는지 심각하게 의심이 들 정도라는 게 천안함 사고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30년 경력의 해난 구조 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등의 주장이다.

이대표는 지난 19일,“사흘동안 '깜깜했다, 어렵다'는 말밖에 못하는가? 유속이 세어 구조활동이 어렵다며 시간을 끌던 구조대가 오늘 식당칸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오늘 들어갈 걸 어제는 왜 못했냐? 유속이 세고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건 핑계다" 고 주장하고 있다.

이대표가 보유한 다이빙벨(Diving Bell)에 대해 소개를 하고, 정부와 관계자들은 이대표께 조언을 구하라 외쳤던 글에 무려 5만 명 이상의 조회가 올라 온 후 뒤늦게야 이대표를 사고 현장에 투입, 구조작업을 돕게 했다지만 너무 시간이 늦은 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해상사고에 전문지식을 지닌 사람은 숨기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싫다는 건가?

하긴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어뢰가 아니라는 과학적 증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논문을 세계적 권위 과학지 ‘네이처‘에 게재했던 재미 동포과학자의 입국을 거절한 정부가 아니던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국민을 속이는 게 많은 정부일수록 속속들이 내용을 아는 똑똑한 사람은 반길 수 없는 법이다.

세월호 사건에 있어서도 당당하고 떳떳한 정부라면 왜 이런 사실마저 은폐하는데 신경을 써야할까?

이날 목포해경 상황실에 접수된 최초 사고신고 시각은 오전 8시 58분이란다. 그조차도 이 신고는 사고선박 승무원이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승객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가족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진도 앞바다에 선지 몇 시간이 흘렀는데 배가 뒤집히고 28분이 지난 시간까지도 직접 해경에 연락이 없었다?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3대의 미군 헬기가 당일 오전 일찍이 구조차 현장에 나타났는데도 이들의 도움을 거부, 그냥 떠나게 한 내용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러고도 과연 구조를 하겠다는 자세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현지 사실들이 시시콜콜 주류언론에 왜곡 보도되자 희생자 가족들은 당연히 주류 언론을 불신, 취재를 기피하고 정부의 영향권 밖에 있는 외국 언론의 인터뷰에만 응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그렇다면 외신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 NTV의 카메라기자 "한국 언론이 오보도 많고 왜곡도 많은 것 같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한국 언론은 오보가 많다”. 알자지라 방송기자 "한국은 리더십이 실종된 나라". 미국 NBC 기자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대응 매뉴얼이 없는 것 같다, 매번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데 더 이상 많은 희생자가 나오는 이런 사고는 없어야 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세월호 침몰 사고를 통해 대한민국 리더십의 명과 암이 여실히 드러났다".

실종자 유가족들은 재난 본부측에서 제대로 구조작업도 안 해주고, 말로만 해준다고 하고 다 철수하고, 민간인 잠수부들이 목숨 걸고 하겠다는데도 막고, 조명탄 하나 터트리는데도 이런 저런 절차 거쳐서 40분 이상이 걸리는 현실 등을 놓고 “2014년 4월 18일 현시점에서 진행되는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제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 ... 이곳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누구 하나 책임을 지고 말하는 사람도 없고,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민간 잠수부를 동행하여 자원을 요청하였지만, 해경에서 배도 못 들어오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습니다. 흥분한 저희들은 소동을 피고 난리를 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보내 달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학부모와 민간잠수부는 생명을 걸고 들어가겠다고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09시에 대한민국 재난본부는 인원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실재인원 200명 헬기 두 대, 배는 군함 2척, 경비정 2척, 특수보트 6대) ... 국민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현지 실정이 그런데도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구조작업을 하고 있음을 자기네 나팔수 주류언론을 동원해서 끊임없이 선전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가 이렇게 나서서 하고 있으니 국민은 잠자고 국가를 믿고 따르기만 하라는 것이다. 믿게 하면서 따르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종북’이라는 단어를 악용해 자기네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무조건 빨강 색칠을 하는 재주를 가진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제 버릇 개 못 주고 실종자 가족 중에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이들이 있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유언비어를 날조했다. 역시 새누리당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은 '덧씌운' 사진과 함께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또 박근혜 정부의 친위대로 알려진 ‘일베’ 회원은 실종자들을 '유족충'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여당의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의 아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실종자 및 유가족들 뿐 아니라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 모두에게 비수를 꽂는 말들이 여권에서만 흘러나오고 있음은 평소 국민이 졸로 보이는 오만방자한 정부와 여권의 자세를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나라에 미래는 있는가?

美 플로리다 거주, 전 언론인
김현철 칼럼니스트 
20세기와 21세기 양심이오, 지성이라는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1872~1970)과 노암 촘스키Noam Chomsky(1928~)는 속이는 정부에 계속 당하는 '국민이 바보‘들이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언제까지 이 ’바보‘ 소리를 들어야 한단 말인가. 진도 앞바다에 내려가 내 자식을 목 놓아 울며 찾아 헤매는 희생자 가족들이 정부의 무성의와 거짓말에 기가 차 터트리는 실망과 분노에서 오는 울부짖음을 듣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겠는가!

김현철 칼럼 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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