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춘사월(春四月).
이렇게 좋은 시절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꽃구경 떠나는 행락객으로 북적이는 요즘이다.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계절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들르는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을 발견했다.
탱크(M110 자주포)와 장갑차(M48A2C)가 전시되어 있었다. 푯말을 보니 볼거리 제공과 안보차원에서 전시되었다고 적혀 있다.
전쟁시 인명을 대량 살상하는 포를 쏘는 장갑차와 탱크가 '볼거리 서비스'라니.. 그야말로 호전적인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통령은 얼마전 '통일 대박'이라고 외쳤다. 그런데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며 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까지 전쟁무기 전시라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그리고 문제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전시 무기 부근에 있는 성금함 또한 그 모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그 내용이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았다.
'모금된 성금은 국방을 위해 헌신한 분들을 위하여 쓰여집니다.' 국방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이며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 투명하게 알 수 없는 문구이다. 과연 그 돈은 어디로 갈까? 문득 적의 침략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한다며 국민의 주머니를 털었던 그 시절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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