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을 추모하고 그의 뜻을 쫒는 민주시민들과 함께한 조촐한 기념식에서 박기서 선생은 작정한 듯 서울의 소리와 인터뷰를 통해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지독했던 시절 1975년 일어났던 비극, 그러나 30여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언론과 사회가 감히 범인을 지목하지 못하는 '장준하 의문사'에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들을 쏟아내었다.
박 선생은 "백범의 비서였고, 독재살인 정권을 반대했던 장준하 선생님을 누가 죽였습니까? 그 깨진 두개골 사진을 보면 누가보아도 머리를 때리쳐 살해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할 수만 있다면 박정희의 멱살을 잡고 '왜 그랬냐고, 살려내라'고 사실을 말해달라고 진상을 듣고 싶은 심정입니다."라며 울분을 토로 했다.
이어 "요즘 세상을 보면 통탄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악입니다. 살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회의 어떤 계층은 그 살인자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심지어 그 향수 때문에 그 딸을 대통령으로 추대한다고 합니다. 서울 어디에 가면 박정희 도서관이라는 이름의 책한권 없는 '박정희 기념관'도 있습니다.
어떤 정상적인 나라가 살인자의 기념관을 만듭니까? 마음같아서는 그 곳을 '살인의 추억에 동의할 수 없는' 국민의 이름으로 철거 소송이라도 걸고 싶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살인 독재자의 멱살을 붙잡고 '일본군 장교였던 당신은 왜 광복군 장준하 선생을 죽였는가! 왜 그렇게 많은 죄없는 이들을 죽였는가?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당신은 지금 천국에 있는가 지옥에 있는가?' 하고 물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