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KBS 사장 공개 모집 만장일치 의결..박장범 "왜 해임돼야 하나" 반발이사회 "방송법이 규정한 책무"...KBS 새 사장 10월21일 최종 후보자 결정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KBS 이사회가 9일 제28대 KBS 사장 후보자 공개 모집 공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 임명 제청을 위한 모집 공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장범 현 KBS사장이 절차 중단을 요청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으나 ‘법령에 따른 책무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이사회의 입장이다. 이번 사장 선임 절차는 지난해 8월 시행된 개정방송법에 따른 것으로, 이 법 시행 부칙에 따라 박 사장은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만 직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다. 오는 13일 개정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법에 따라 신임 사장을 결정하게 되는 MBC와 비교하면 오히려 늦은셈이다.
박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출석해 “사장 임명 절차는 현 사장을 해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임 사유를 명확히 밝힐 의무가 있다”라면서 반발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인 저 개인의 질문만은 아니다. KBS의 주인인 국민들은 왜 1년3개월 임기가 남은 사장이 해임되어야 하는지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라며 “그 절차의 정당성, 공영방송 신뢰의 문제와 독립성에 대해 이사들이 깊이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박장범 사장의 항의에 KBS 쪽 특별대리인으로 지정된 정재권 한국방송 이사장은 “현재 이사회는 정원 반수가 넘는 8명이라 결격 사유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정 이사장은 “3년으로 보장된 한국방송 사장 임기가 법 개정으로 1년 단축되는 점은 이사회 모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다만 이는 법률 개정으로 인한 결과다. 방송법이 규정한 책무를 이사회가 잘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앞서 박 사장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의 신임 사장 선임 절차 의결이 부당하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9일 오후 1차 심문 기일이 열렸다. 최근 이사회가 본격적으로 새 사장 선임 준비에 나서자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관련 안건을 미뤄달라”고 이사들에게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파우치 발언' 후폭풍..."창사 이래 최대 적자 818억, 매각이 대책인가"
9월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박장범 KBS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JTV 뉴스 갈무리
앞서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BS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적자인 818억 적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박장범 사장이 자산 매각이나 제작비 삭감 등으로 대응하려 한다며 사퇴를 압박하는 혹독한 비판이 나왔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이날 회의에 출석한 박장범 사장을 향해 “회계 결산 보고를 보니 2025년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봤다”라며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올해 같은 경우에는 AM 송신소 부지 매각하려고 했지 않나. 무능한 경영자가 하는 게 자산을 매각해 적자를 줄이는 거다. KBS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시청자가 늘어나니 (광고주가) 광고비를 줄여 적자 경영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또 박 사장이 지난 9월2일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공영방송을 정쟁 대상으로만 인식한 정치권과 정부에도 그 원인이 있다”라고 발언한 것에 “깜짝 놀랐다”, “정치권과 정부 때문에 지금 적자가 났다고 발언했다고 생각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이 ‘조그마한 파우치’ 발언을 하니까 KBS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다. 정쟁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원인의 책임을 엉뚱한 데로 떠넘긴다”라며 “지금 (방송법) 부칙 을 문제 삼으며 자리를 지키려고 하나. KBS 후배들을 생각한다면 물러날 때 물러나서 공영성을 제대로 KBS가 지킬 수 있게 해 주는 게 사장으로서 수 있는 마지막 도리”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사장은 “정쟁의 대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수신료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많은 중계소가 필요 없어졌다. MBC와 SBS는 이미 그 부지를 매각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KBS가) 당초 예산 대비 매출을 754억 원, 방송 제작비를 줄여서 (적자 폭을) 818억 원 줄였다. 그래서 제가 '실질적으로 1850억 원 적자'라고 얘기했다”라며 “(KBS는) 작년에 4차, 5차 조정을 통해 계속 조정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숫자를 갖고 장난을 쳤다고 본다”라고 질책했다. 그는 “적자 800억 원대를 유지하기 위해 제작비와 인건비를 줄였을 거 같은데, 이런 엉터리 경영이 어디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편 KBS 신임 사장 제청은 개정 방송법에 따른 자격 요건을 갖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며, 접수기간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다. 이후 이뤄지는 KBS이사회의 3차 면접 심사는 10월21일로 예고했다. 여기서 1인을 최종 후보자로 정해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응모 자격으로는 KBS의 공적 책임에 대한 실천 의지와 비전, 혁신을 이끌 경영 능력과 리더십, 미디어 전문성과 경험, 도덕성과 윤리의식 등이 요구된다. 방송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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