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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韓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이례적 '한글' 메시지..."美 압박 굴복 말라"

외무부 대변인 SNS 게시...64년 양국 우호 강조
페르시아만 주둔 경계...외교부 국제 소통 유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26/09/08 [11:03]

이란, 韓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이례적 '한글' 메시지..."美 압박 굴복 말라"

외무부 대변인 SNS 게시...64년 양국 우호 강조
페르시아만 주둔 경계...외교부 국제 소통 유지

서울의소리 | 입력 : 2026/09/08 [11:03]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X 계정에 게시한 한글 입장문. 바가이 대변인 엑스 화면 갈무리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비롯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고심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라'는 취지의 이례적인 한글 공개 메시지를 내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콕 집어 미국의 파병 요청에 응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관련국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64년 우호 관계" 강조 뒤 나온 이란의 이례적 한글 경고장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직접 한글로 작성한 입장문을 올리고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 가능성을 견제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줄곧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며 양국의 오랜 우호 관계를 짚었다.

 

곧이어 "현재 이란 국민이 미국의 침략적 행위에 맞서 자위하고 있으며,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파병 검토 가능성을 겨냥했다.

 

그는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바가이 대변인은 "주권과 책임을 가진 어떠한 국가도 미국의 압력과 협박에 굴복해 위대한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침략 행위와 끔찍한 범죄의 공모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바가이 대변인이 한글로 올린 엑스 게시물에는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외교부의 신중한 대응과 거세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파병 압박

 

외교부는 이에 대해 "정부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조속한 회복,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관련국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 채널 등을 통해 이란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으며, 이란의 반발은 예상됐던 일인 만큼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상황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이란의 공개적인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파병 압박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해 중동산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특히 구체적으로 한국을 거론하면서 이란과 관련한 도움 요청을 거절당했다는 주장을 반복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프랑스엔 불어, 독일엔 독어…이번엔 한글

 

상대국의 언어를 활용해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이란의 여론전이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지난 6월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을 겨냥한 메시지를 프랑스어로 작성하면서 프랑스 문학가 몰리에르의 '타르튀프'까지 끌어와 프랑스의 태도를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월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향해 독일어로 글을 올렸고,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 발언을 반박할 때는 페르시아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ㆍ스페인어ㆍ아랍어 등 여러 언어를 동원했다. 상대국 언어로 여론에 직접 영향을 미치겠다는 전략인데, 이번에는 그 대상으로 한국이 지목됐다.

 

특히 한국은 호르무즈 군사작전에 참여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메시지의 의미가 더 커진다. 미국은 한국에 호르무즈에서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이란은 한글까지 동원해 여론전의 대상으로 한국을 끌어들였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힘겨루기가 무기의 영역을 넘어 상대국 여론을 움직이려는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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