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배수진"에 움직인 조희대…"청와대 패싱" 신임 대법관 제청에 담긴 "정치적 셈법"- 조 대법원장 "청와대 패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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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모습./출처=연합뉴스 |
조희대 대법원장은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이 3월 3일 퇴임한 이후로 공석이 된 지 5개월여 만에, 후임으로 손봉기(사법연수원 22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국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함께 임명 제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송영길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을 연이어 강조한 데 이어 17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대응 의사를 밝히는 등 여권과 강경파의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희대 대법원장 "청와대 패싱 논란"
통상적으로 대법관 후보자는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사전에 의견을 조율한 후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제청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협의 없이 서면으로만 임명 제청 사실을 알렸다. 이례적인 경우다.
일각에서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된 헌법 제104조 2항의 대통령 임명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하마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누구?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부산 출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TK(대구와 울산)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해 온 대표적인 '지역법관' 출신 법조인이다.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전남 함평 출생으로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한 '정통 법관'이다.
대법관 "사법부 독립성"과 "대법원 구성 다양성" 고려
대법원은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천거서와 그밖의 검증자료를 바탕으로 피천거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거쳐 4명씩의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법원장은 사법부 내외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같이 임명 제청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번 임명 제청에 대해 대법관으로서의 전문적 법률 지식과 합리적 판단 능력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에 대한 신념, 사회적 약자 보호 의지, 도덕성, 그리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장기간 보류되던 제청 절차가 재개되면서 사법부와 여권 간의 정면충돌 양상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듯 보이지만,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정교한 정치적 셈법"이 작동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기습적" 임명 제청 "정교한 정치적 셈법"
여권의 "탄핵 카드" 배수진을 와해하는 정교한 방어
이번 제청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내부에서 대법관 인선 지연 및 재판 진행 상황을 문제 삼아 대법원장 탄핵론까지 재차 거론하는 등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시점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 대법원장 입장에서는 제청권 보류를 지속할 경우 '헌법적 책무 방기'라는 여권의 탄핵 명분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평가다. 결국 제청권을 행사함으로써 여권이 집결시킨 탄핵 동력을 꺾고 당장의 사법부 수장 공백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카드를 선택한 셈이다.
"사법부 독립성" 균형점 확보와 명분 획득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과 맞물려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는 핵심 보루다. 그간 대법관 인선을 둘러싸고 행정부 및 여권과 물밑·정면 갈등을 겪어온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제청을 전격 감행한 것은 "사법부 인사는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명확히 전달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헌법상 부여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함으로써 행정부·입법부와의 균형점을 모색하려 한 의도도 담겨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로 이동한 정쟁 주도권 공방과 "사법 공백 책임론"
조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함에 따라 화두는 대통령의 지명 승인 및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절차로 넘어갔다. 여대야소 구도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명된 후보자들을 둘러싼 여야 간 2차 정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국회 검증 과정에서 마찰이 생기거나 표결이 파행될 경우, 향후 사법 공백의 책임론은 대법원이 아닌 정치권 전체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헌법상 보장된 삼권분립 및 재판의 독립을 훼손하는 정쟁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으로서는 자신에게 쏠려 있던 정치적 과열의 화두를 국회와 정치권의 몫으로 넘기는 '정국 전환' 효과를 거두게 됐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송영길 의원 날선 비판
"대통령 패싱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 부정과 같아"
![]() ▲ 출처=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
송영길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년을 뭉게더니 통보인가?"라며 "제청은 시작일 뿐이다. 대법관 임명은 사법부와 국회와 대통령, 3권이 함께 완성하는 절차다. 임명권자와의 협의는 그 절차의 본질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임명권자다. 대통령을 패싱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다"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사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 임명 제청 논란 지속될 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날은 공교롭게도 송 의원의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 공감 의사를 밝혔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가 당선된 다음 날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개회를 하루 앞둔 날이다.
조 대법원장의 제청 방식과 시점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면서 표면화된 청와대와의 갈등을 비롯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여론은 사그라들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