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안상호, 당대 최고의 의사" 헌사..네티즌 반발안상호 새로운 국면 "이토 히로부미 추모 준비위 참여..친일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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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12월 10일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내선일체 모범 사례'로 소개된 안상호 가족 기사.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처장이 하영씨의 증조부 안상호(1872~1927)가 과거 안중근 의사가 처단한 이토 히로부미의 추도 모임에 참석해 이름을 올리고, 항일 운동을 방해하고 조선을 일본에 완벽하게 통합하려는 '내선융화'에도 앞장섰다면서 "친일파가 맞다”라고 분명히 규정했다. 반면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는 안상호를 "당대 최고의 의사"라고 평가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방 사무처장은 1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 인터뷰에서 “안상호의 친일 행적은 팩트로 확인된다”라며 친일 행적을 추가로 밝혔다. 방 사무처장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한 뒤 경성에서 일제가 추모대회를 열었는데 그때 추모준비위원회에 안상호의 이름이 올라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안상호가 조선총독부 총독 자문기구인 경성부협의회와 대정친목회 의원이기도 했으며 ‘내선융화’ 정책을 뒷받침한 친일단체 ‘동민회’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일파라고 할 수 있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방 사무처장은 하영씨의 행동이 적절치는 않았다면서도 "이번 일 계기로 성숙한 배우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아울러 “과연 우리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얼마나 성찰하고 지속적으로 보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해 봐야 될 필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영씨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면서 "무지한 상태로 증조부 이야기를 자랑처럼 했다"라며 "부끄럽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고개 숙였다. 또 "증조부의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유하 "하영 비난은 순결강박..안상호는 파이어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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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씨 본인이 직접 조상의 죄에 고개를 숙였는데도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상호가 "당대 최고의 의사"라면서 호도했다. 하씨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두고서는 "친일 강박증과 순결 강박증이 빚은 결과"라는 궤변으로 또 다시 눈총을 맞았다. 저서 '제국의 위안부'로 논란을 빚었던 박 교수는 안상호가 "조선의 양의 1호이자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으로,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였다"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가 된 이로 보인다"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시대적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수행한 '구조적 친일'과는 다른 문제"라며 안상호가 당시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어를 사용하지 않고 의복과 음식, 생활 방식 등을 일본식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계형 협력과 자발적 내선일체를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박 교수의 주장을 받아쳤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럼 독립운동가들은 물욕이나 명예욕이 없어서 목숨 걸고 항일했느냐"라며 "시대가 지났다고 친일매국노들이 이해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친일 조상 연예인.."정확히 알고 기억할 때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아"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광복절을 앞두고 확산하면서, 과거 조상의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겪었던 배우 강동원씨와 이지아씨의 가족사와 선대의 친일 행적을 집약한 관련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인생박사'에는 '우리가 몰랐던 친일파 후손 연예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하영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이지아 조상의 친일 행위와 당사자들의 입장 등이 소개됐다. 채널 측은 "화려한 모습 뒤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가족의 역사가 남아 있다"라며 "조상의 잘못이 곧 후손의 잘못은 아니지만 역사는 감추기보다 정확히 알고 기억할 때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영상을 소개하는 입장을 밝혔다.
영상에 따르면 강동원씨는 외증조부 이종만에 대해 대동광업 사장을 지냈으며 전쟁자금을 헌납하는 등의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 2017년 외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직접 사과했다. 다만 강동원은 외가 쪽으로 독립유공자 노원필 선생의 후손이기도 하다. 이지아씨의 친조부 김순흥은 일제강점기 국방헌금과 군용기 헌납금 등을 낸 행적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이씨는 지난해 조부의 친일 행적이 주목받자 소속사를 통해 "부끄러운 과거의 기록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후손으로서 사죄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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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상호의 매국 행적이 논란이 되자 그를 ‘독립운동가’로 소개한 경기도 안양시 공식 블로그 글이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글은 2020년 게재된 것으로 ‘처음 알게 된 안상호 선생님. 안양의 독립운동가가 이리도 많다니. 독립운동이라 하는 것은 앞장서서 일본 지도자를 대항하여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들도 있지만 꼭 그것만이 아닌 자신의 영역에서도 독립운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해준 인물’이라는 찬사가 담겨 있었다. 안양시는 전날 "해당 글이 게시될 당시에는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라며 비공개 처리했다"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