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종합특검 '휴대전화 압수·반환 거부' 처분 불복..법원에 준항고장 제출원희룡 "영장 기한 10일 넘겨 위법" 주장..특검 "피의자 측 사정으로 연기"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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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 등에 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검 사무실에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및 반환 거부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백지화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원 전 장관은 특검팀의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가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휴대전화 반환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원 전 장관 측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특검팀의 포렌식 절차상 위법을 주장하며 압수물에 관한 처분 취소·변경을 구하는 준항고장을 냈다. 특검은 원 전 장관을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15일 원 전 장관의 주거지 지하주차장에서 신체와 차량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이후 같은 달 28일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절차를 진행했다. 원 전 장관 측은 특검이 영장에 적시된 반환 기한(10일)을 넘겨 위법한 포렌식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본 반환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원 장관 측은 또한 "특검팀은 당초 7월 25일까지 복제본을 획득하고 원본인 휴대폰을 반환했어야 했다"라며 "압수물 환부 신청서도 제출했지만, 반환 기간을 넘어선 현재까지도 아무런 법적 근거 제시 없이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자정보 압수 방법으로서 예외적으로 원본 반출을 허용하며 '반출일로부터 10일'이라는 반환 기간을 명시한 것은 영장주의를 구체화해 피압수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적 통제 장치"라며 "수사기관이 준수해야 할 영장 집행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6일 특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특검은) 법관이 정한 시간도 무시하고, 절차도 법을 어기고 제멋대로 하고 있다"라며 "지금 특검의 수사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전면으로 무시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의 포렌식 절차 위법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 전 장관 측 사정에 맞춰 포렌식 일정을 늦춘 것으로 이는 영장에 기재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 측으로부터 비밀번호를 제공받지 못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잠금을 해제한 뒤 포렌식 선별 절차를 진행했다.
김지미 특검보는 지난 8월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원 전 장관이 (휴대전화) 압수 당시 비밀번호는 포렌식에서 제공해주겠다고 해 다시 물어봤지만 답이 없었다"라며 "7월 23일 조사가 끝날 때쯤 포렌식은 7월 28일에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 28일에 변호인이 출석해 (휴대전화를) 압수한 지 10일이 지나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영장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0일 안에 반환하라는 문구가 있지만, 피의자와 변호인 사정에 의해 포렌식을 연기한 것이기에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그러나 원 전 장관 측은 7월 23일 조사에서도 포렌식 일정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고 조사가 끝날 쯤 28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약속한 28일에는 압수 후 10일이 지났다며 절차 위법을 주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변호인 입회 없이 특검이 포렌식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직원, 법정 진술…"용산에선 '더 오해받는다'며 반대"
한편 원 전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논란이 일었을 당시 국토교통부 직원들에게 "수사받을 수 있으니 변경안이 아닌 원안대로 가자"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직원 A씨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사건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A씨는 2023년 6월 양평고속도로 관련 논란이 본격화해 국회에서 자료를 요청하자 주요 내용을 고의로 삭제한 자료 파일을 국토부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로 작년 12월 기소됐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A씨가 2023년 6월 말께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을 토대로 사업 백지화 경위를 물었다. A씨는 당시 상대방에게 "장관님께서 원안대로 하라고 합니다", "준비할 방안 찾아보겠습니다"라고 전송했다.
특검팀이 메시지의 의미를 묻자 A씨는 "보고를 들어갔는데 (원 전 장관이) '강상면 종점안으로 가긴 힘들다. 원안으로 가자'라며 원점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의 '원점 재검토' 지시 이후 실제 사업과 관련한 주민설명회 등 절차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나는 원안으로 가면 (그간 내세운) 논리가 다 깨지니까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원 전 장관이 '변경안으로 가면 수사받는다'라고 얘기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원안으로 가자고 얘기하고, 용산(대통령실)에선 그렇게 하면 더 오해받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고도 했다.
A씨는 원 전 장관이 2023년 7월 9일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국토부 내부에선 백지화를 결정한 게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라는 얘기가 오갔다는 진술도 내놨다. 법정에서 공개된 A씨와 다른 국토부 직원의 그해 7월 11일 자 통화 기록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내가 볼 때 백지화는 'V'(윤석열 전 대통령)가 정한 것이다. 장관이 일정 중에 누구 전화를 받았겠느냐"라고 말했고, A씨는 "난 그게 '뻥'인가 싶었는데 아니구나"라고 답한다. 특검팀이 이에 "(백지화는) 원 전 장관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이었나"라고 묻자 A씨는 "그때 그런 얘기가 있긴 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