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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 이근안·'탁 치니 억' 박처원 등 포상 박탈..전두환 신군부 훈장도 대거 취소

경찰청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고통받은 피해자와 유가족께 사죄"
국방부, 12·12 및 5·18 민주화운동 진압 76명 무공 훈·포장 46년만에 취소

정현숙 | 기사입력 2026/07/22 [14:04]

고문기술자 이근안·'탁 치니 억' 박처원 등 포상 박탈..전두환 신군부 훈장도 대거 취소

경찰청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고통받은 피해자와 유가족께 사죄"
국방부, 12·12 및 5·18 민주화운동 진압 76명 무공 훈·포장 46년만에 취소

정현숙 | 입력 : 2026/07/22 [14:04]

                SNS 갈무리

 

경찰청이 고문과 간첩 조작 사건에 관여한 경찰 인사들에게 수여됐던 정부포상을 대거 취소했다. 국방부는 같은 날 '12·12 군사반란'의 서막을 연 신군부 일당의 무공훈장도 46년 만에 박탈했다.

 

경찰청은 21일 대공 사건 관련자 20명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36점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먼저 경찰 대상에는 군사정권 시절 '고문 기술자'로 알려진 이근안씨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고 발표했던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 등이 포함됐다.

 

그동안 경찰은 국가폭력 가해자들에게 수여된 훈장과 표창 등을 재검토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경찰청은 올해 3월부터 경찰 창설 이래 수여된 정부포상 약 10만건을 대상으로 첫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과거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간첩 조작, 민주화운동 탄압 등 국가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 자체를 기준으로 포상의 적정성을 다시 따져본 것으로 이번에 박탈된 정부포상 36점은 그 첫 결과물이다.

 

이근안은 생전 16개의 상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형이 확정된 뒤에도 옥조근정훈장만 취소됐을 뿐 1980년에 받은 국무총리 표창도 최근까지 유지됐다. 경찰은 포상 유지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 역시 보국훈장과 근정훈장, 대통령표창 등 공개된 것만 13개의 포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받은 보국훈장 삼일장·천수장 등 4점과 홍승상, 윤재호, 김수현, 백남은, 권한수 등 당시 간첩 조작 사건 등에 관여한 경찰 관계자들의 포상도 전부 취소됐다.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을 비롯해 삼척 고정간첩 사건, 서울대 무림사건 등 불법수사와 고문이 인정된 경우다.

 

경찰청은 "과거 경찰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고통받은 피해자와 유가족께 사죄드린다"며 "인권 보호와 법치주의를 핵심 가치로 삼아 과거의 과오를 성찰하고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정승화 납치' 우경윤·최석립..'쿠데타 성공 기념촬영' 조홍·최석립·백운택·소준열 등 훈장 박탈

 

1979년 12월 14일 서울 보안사령부에서 기념촬영한 12.12 군사반란 주역들 모습. 연합뉴스

21일 국무회의에선 12·12 군사반란, 5·18 민주화운동 진압과 당시 비상계엄 유공 등으로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76명의 무공 훈·포장이 대거 취소됐다. 지난 1979년 12월 12일,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을 납치하며 '12·12 군사반란'의 서막을 연 신군부 일당의 무공훈장이 반세기만에 취소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훈·포장 취소를 의결한 167명 중에는 하나회 소속 우경윤 준장, 최석립 대령 등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총장 체포 작전 가담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엔 국가안전보장 명목으로 훈장을 받았으나,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이나 국토방위에 헌신·노력한 공적이 없음에도 서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상훈법상 서훈 취소기준인 거짓공적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2·12 군사반란 당시 보안사 소속으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강제 연행에 직접 가담한 핵심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우경윤 준장은 당시 육군 범죄수사단장으로, 전두환의 지시에 따라 군사반란 당일 병력을 이끌고 정승화 계엄사령관 체포 작전을 주도한 인물이다. 12월 12일 오후 6시 55분께 체포조 1진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에 도착한 그는 저항하는 정 사령관의 오른팔을 붙잡고 강제 연행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오인사격으로 총상을 입었다. 우 준장은 군사반란이 성공하고 이듬해 12월 31일 국가안전보장 명목으로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33헌병대장이었던 최석립 대령 역시 하나회 소속으로, 휘하 병력 60여명을 이끌고 총장 공관을 무력으로 장악하며 장태완 사령관 체포 및 불법 구금에 가담한 인물이다. 전두환의 복심이었던 그는 12·12 군사반란 일주일 전부터 전두환으로부터 병력을 준비해놓으라는 임무를 받았다. 12·12 군사반란 성공 직후 국가안전보장 명목으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전두환의 동기(육사 11기)이자 하나회 창립 멤버였던 백운택, 군사반란 당시 핵심 역할을 한 조홍 전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 등 신군부 핵심 인사 2명의 충무무공훈장도 취소됐다. 조홍·최석립·백운택 등은 12·12 군사반란 성공을 기념하며 전두환과 함께 보안사 앞마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번 무공훈장 취소 대상자에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투병과교육사령관으로 시위대 진압 작전을 지휘한 소준열 중장, 강경 진압작전에 가담한 변길남 당시 3공수특전여단 13대대장 등 5·18 관련자들도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과거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사례가 없는지 지속해 검증할 예정"이라며 "공적이 거짓이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예외 없이 서훈 취소 절차를 진행해 포상의 영예성과 공정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현충원 소준열, 박준병 묘 파묘해야..광주항쟁 끝나지 않았다"

 

 

한편 이은탁 노동운동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시민군 학살작전을 지휘하고 웃은 소준열(전교사령관)의 훈장을 박탈했다"라며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대전현충원(장군1묘역 21번)에 묻혀있는 소준열 파묘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이 진작 했어야 할 일이다. 광주항쟁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이 부족한 탓에 기업과 고교 야구부가 광주항쟁을 ‘탱크데이’로 조롱하는 일이 벌어졌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진종채 전 2군사령관, 홍성률 전 1군단 보안부대장, 20사단장 박준병 묘도 현충원에 있다. 광주항쟁 끝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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