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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을 해외에까지 정당화하려 한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결국 구속됐다.
윤석열 정권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실세로 꼽혀 온 김 전 차장이 구속되면서, 불법계엄 사태가 단순히 국내 군·경을 동원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외교망까지 이용해 해외에 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관련 설명자료를 전달하고, 미국·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 수사 대상이 된 설명자료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해당 자료에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를 향해서는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았고, 계엄 선포를 “헌법 테두리 내에서 벌인 정치적 시위”라는 식으로 포장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이른바 “종북 좌파와 반미주의에 대항하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해외에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향해 군대를 동원한 비상계엄을 마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던 것처럼 포장해 우방국에 선전하려 했다는 혐의다.
사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 외교 시스템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윤석열의 계엄을 정당화하는 선전 도구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외교·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가안보실이 불법계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윤석열의 논리를 해외에 퍼뜨리는 역할을 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윤석열 정권 ‘외교·안보 실세’까지 구속
김태효 전 차장은 이명박 라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사실상 주도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 김 전 차장의 신병을 종합특검이 확보하면서 수사는 이제 윤석열 개인과 군·경 지휘부를 넘어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의 조직적 움직임까지 파고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종합특검은 지금까지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국가안보실의 계엄 전후 행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끝에 김 전 차장의 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영빈 종합특검 특검보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수사가 안 됐던 국가안보실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김 전 차장의 행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의 체포 방해 혐의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단을 거론하며, 계엄 관련 정부 입장문 발표가 잘못된 행위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김 전 차장의 행위 역시 문제가 명백해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12·3 비상계엄 사태의 또 다른 민낯이 드러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군과 경찰을 움직여 국회를 통제하려 하고, 해외에서는 외교망을 동원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퍼뜨리려 했다는 의혹이다.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를 해외에까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선전하려 했다면 그 전모와 책임자를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 필요성 더욱 커져
김 전 차장의 구속으로 종합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현행 종합특검법상 최대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종합특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실 핵심 인물이 이제야 구속된 상황에서 수사를 종료한다면, 계엄 정당화 지시의 윗선과 조직적 공모 여부를 제대로 밝히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종합특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에 관여한 혐의를 수사했지만, 현재까지는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태효 전 차장의 구속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12·3 비상계엄을 누가 기획했고, 누가 실행했으며, 누가 대한민국의 외교망을 동원해 해외에까지 정당화하려 했는지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
수사 시한이 진실 규명을 가로막는 방패가 돼서는 안 된다. 김태효 구속으로 드러난 ‘계엄 해외 선전’ 의혹의 전모와 그 윗선, 종합특검은 이제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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