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사천시의회 의장,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 뒤 탈당유권자 선택 뒤집은 사천시 의장 선거가 남긴 정치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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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첫날 더불어민주당 탈당계를 제출한 뒤 국민의힘 지지로 사천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최용석 의장을 둘러싼 파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뉴스사천' 갈무리
제10대 사천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가 끝났지만 후폭풍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최용석 시의원이 의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탈당계를 제출한 뒤 의장에 선출되면서 '정치적 자유'보다 '정치적 신의'가 먼저라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2일 의장단 선거에서 7표 대 5표, 2표 차이로 최 의원이 의장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천시의회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6석에서 최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 지지를 얻어 당선된 결과다. 부의장 선거에서는 국힘 소속 김영애 시의원이 당선됐다.
6·3 지방선거에서 사천시의회는 민주당과 국힘이 각각 6석씩을 확보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시민들은 어느 한쪽에 절대적인 힘을 몰아주기보다 견제와 균형을 통해 건강한 지방의회를 만들어 달라는 뜻을 투표로 보여줬다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의장 선거 과정은 이러한 민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당초 민주당 최동환 의원과 국힘 김경숙 의원의 양자 대결이 예상됐지만, 최용석 의원이 후보 등록 마감 직전 의장 후보로 추가 등록하며 구도가 흔들렸다. 이어 2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김경숙 의원이 정견 발표 도중 후보직을 사퇴했고, 최용석 의원은 7표를 얻어 5표를 획득한 최동환 의원을 제치고 의장에 선출됐다.
선거 직후 최 의원이 의장 선거 하루 전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최 의원이 이미 수일 전부터 국힘 시의원 당선인들과 의장 선출 및 원 구성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뒤 당선 직후 당을 떠나 상대 정당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오른 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이름과 정책, 당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만큼, 선거가 끝난 직후 당적을 바꾸는 것은 정당을 믿고 투표한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사실상 무력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의회는 정당정치의 연장선에 있다. 유권자는 후보 개인만이 아니라 정당의 가치와 정책, 공천 과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한 표를 행사한다. 따라서 선거 직후의 탈당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문제와 별개로 유권자에 대한 정치적 책임과 신뢰의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욱이 6대 6이라는 의회 구도는 시민들이 어느 한쪽의 독주보다 협치와 견제를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의장 선출은 지방선거 민심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의장 선거 과정에 서천호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박동식 사천시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풍문도 돌고 있다. 그러나 서천호 의원과 박동식 시장 측은 "시의회 의장 선거는 시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으로 개입할 이유도, 개입한 사실도 전혀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으로 의회운영위원회와 행정관광위원회, 건설항공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원 구성 결과에 따라 제10대 사천시의회의 권력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번 의장 선거는 단순한 원 구성을 넘어 지방정치에서 '법적 정당성'과 '정치적 정당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정치적 선택이 유권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선택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의정활동과 다음 선거에서 시민들이 내릴 몫으로 남게 됐다.
주민소환 추진 성명 "의장 자리 탐해, 밀실 야합".. SNS 비판 여론 들끓어
한편 정국정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은 "시의회의 권위와 민주적 정당성을 스스로 파괴했다"라며 주민소환 추진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정국정 부의장은 지역 언론에 배포한 성명에서 "1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으로 당선되었는데, 하루 밤사이 의장 자리를 탐하여 당적을 버렸다"라며 "최 의장의 선출 과정은 밀실 협의나 정치적 타협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주민 배신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당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시민과의 약속이며, 선거를 통해 부여받은 정치적 책임"이라며 "반드시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 의장의 자진사퇴와 시와 시의회의 진상조사와 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지역 정가 인사들의 SNS에서도 "배신과 무소신의 정치", "황당함을 글로 표현 못 할 지경" 등 비판 글이 잇따르고 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조롱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5명도 오는 6일 오전 10시 30분 사천시청 회견실에서 최 의장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최 의장의 탈당과 국힘과의 선출 과정을 "밀실야합"으로 규정하고, 탈당 경위 설명과 사전 합의 여부 공개, 유권자에게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