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 '4585억' 마이너스 재정으로 종료..박찬대 인수위 "뼈깎는 개혁추진"하반기 필수 지출 예정액 6441억..가용 재원 1856억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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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9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유정복 캠프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 시정부가 임기 말 심각한 재정 바닥 상태에 직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월 출범을 앞둔 박찬대 민선 9기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인천시의 가용 재원이 고갈돼 하반기 필수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비상 상황’이라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19일 인천시 당국으로부터 재정 현황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직접 받고 임기 초반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돌파구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박찬대 당선인 인수위가 지방자치법 제105조에 따라 인천시로부터 예산 현황을 서면 보고받은 결과, 2026년 하반기 기준 인천시는 무려 4585억원의 추가 부족 재원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에 당장 지출해야 할 필수 재원 소요는 6441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인천시가 쥐고 있는 가용 재원은 185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상금 금고까지 전액 소진…지방채 발행으로 어려움 가중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법정·경직성 경비(3705억원)와 의무부담금(1079억원), 국비 매칭 및 사업량 증가(1657억원) 등 총 6441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를 메워야 할 인천시의 주머니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남은 가용 재원은 순세계잉여금 748억원, 세외수입 증가분 306억원, 국고보조금 602억원, 예비비 200억원을 모두 끌어모아도 1856억원이 전부다.
민선 6대와 8대 두 번이나 인천 시정을 맡은 유정복 시장 시정부의 무리한 예산 편성과 집행이 이 같은 재정 마비 상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의 ‘비상금 금고’ 역할을 하는 통합관리기금 3300억원은 2026년도 본예산을 편성할 때 이미 전액 소진됐다. 여기에 하반기 재정 소요에 대비해 미리 확보해 두었던 교부세 1100억원마저 지난 4월,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모두 써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유 시장은 하반기 재정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663억원의 지방채까지 추가로 발행해가며 자체 사업(1716억원)과 이재명 정부 사업 매칭비(821억원) 등 총 2537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강행했다. 유 시장 임기 중 2026년 본예산 집행을 위해 발행한 3500억원의 지방채에 더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매칭 등을 이유로 663억원의 빚을 더 얹으면서 인천시의 재정적 부담을 극대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수위, “비정상적 재정 운용 바로잡을 것… 특단 대책 강구”
박찬대 당선인은 추가로 새로운 사업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임기 시작부터 ‘마이너스 4585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 빚더미를 떠안아야 하는 위중한 상황에 놓였다. 인수위 측은 “비정상적인 재정 운용의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특단의 문제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인수위는 “특별회계와 기금 등 모든 가용 재원을 총동원하고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은 과감히 삭감하며 지방세 수입도 철저하게 재추계하는 등 뼈를 깎는 재정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 시정기획분과를 맡은 노종면(부평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시 인수위 활동 이제 겨우 일주일. 유능을 자랑하던 유정복 시정은 짐작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라고 악화된 시 재정을 우려했다. 그는 "제물포 르네상스, 뉴홍콩시티, K팝콘텐츠시티 등은 이름만 요란했고, 끝까지 고집 부리던 F1은 윤석열 정부조차 사실상 고개를 저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 캠프마켓에 짓는다던 동양 최대 식물원과 제2공공의료원도 한마디로 꽝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뿐인가. 선거 앞두고 영종 주민 홀린 7만석 아레나는 현실성 제로였고, 예산은 있는대로 다 끌어다 써버려서 새 시장이 집행해야 할 필수 예산 수천억이 이미 펑크 나버렸다. 유능이나 선정은 고사하고 무능을 넘은 몰염치 그 자체가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올해 1월 유정복 인천시는 악화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존 문학경기장 활용안 검토에 더해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스타디움급 공연장 'K-컬처 아레나' 건립을 추진했다. 민간 사업자 디피인터내셔널㈜은 영종국제도시에 7만석 규모 아레나를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인천경제청에 제출한 바 있다.
임기 보름 남긴 유정복, 캠프 참여 13명 전원 인천시 재임용..'초고속 알박기'
앞서 지난 1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6·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유정복 시장이 임기를 불과 보름 여 남기고 자신의 캠프에서 선거를 도왔던 직원들 13명 전원을 인천시 공무원으로 재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시장의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하지만 유 시장은 선거운동을 돕기위해 지난 4월 29일 사표를 쓰고 퇴직한 4급 정무직 고위 공무원 4명도 지난 12일 전문임기제로 재임용했다. 공모 절차 역시 속전속결로 처리돼 사실상 요식행위에 가깝다. 임명된 4급 수석들은 5일 모집공고를 낸 뒤 8~9일 서류접수, 10일 면접을 거쳐 지난 12일 임명됐다.
이런 알박기 인사에 일부 인천시 공무원들은 “유 시장의 선거캠프를 시청에 옮겨놓은 것 같다”라고 힐난했다. 인천시 직원들은 “시장 선거를 돕겠다며 자발적으로 사표를 쓰고 나갔으면 낙선 시 돌아오지 않는 게 관행인데 이들을 무더기로 재임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혈세낭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