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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후원회장에 안기부 '고문 검사' 출신 정형근.."아무리 급해도 이건 아냐"

"민주주의를 지켜온 많은 분들에게 큰 모욕감을 주는 결정"

정현숙 | 기사입력 2026/05/07 [10:20]

한동훈, 후원회장에 안기부 '고문 검사' 출신 정형근.."아무리 급해도 이건 아냐"

"민주주의를 지켜온 많은 분들에게 큰 모욕감을 주는 결정"

정현숙 | 입력 : 2026/05/07 [10:20]

2007년 5월 16일 한겨레 신문 <정형근의원 '수사망 빠져나기 작전' 이번에도 통할까?> 이미지 갈무리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안기부 대공수사단장을 지낸 공안검사 출신 정형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한 것으로 6일 알려지면서 시민사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갑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지낸 정 전 의원은 공안통의 특기인 각종 음모론과 색깔론으로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는 '저격수'로 앞장섰고, 독재정권 시절에는 시국 사건 등 에서 '고문 수사'를 자행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국사건 피해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정치계에 입문한 뒤 수십 건의 고소·고발 사건으로 형사처벌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정 전 의원은 19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 관련자로 불법 연행돼 가혹행위를 당했던 심진구씨의 고문수사를 지휘했다. 심씨는 지난 2004년 '오마이뉴스' 기고문을 통해 1986년 12월 22일 당시 정형근 대공수사단장이 자신이 고문받던 지하실에 직접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정형근은 "여기 잡혀오면 15일 이내에 다 불지 않는 사람은 없다.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 국회의원도 잡아다 줘 패는 곳"이라면서 "간첩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 그러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하고 죽는다"라고 심씨를 협박했다.

 

그러면서 "너 북에 갔다 왔지. 간첩 소리 나올 때까지 더 족친다"라고 겁박하자, 수행하던 실장과 부하 수사관들이 몽둥이로 자신의 가슴을 무자비하게 후려쳤다고 심씨는 회고했다.

 

서경원 전 평민당 의원도 밀입북 사건으로 수사받을 당시 안기부 대공조사국장이었던 정 전 의원이 자신을 직접 고문했다며 폭로했다. 이러한 고문 혐의로 10건 가까이 피소되었으나 무려 23차례나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였고, 이에 검찰이 긴급 체포권을 발동해 체포하려 했으나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및 한나라당의 철저한 비호 아래 기소를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아직도 '불체포특권'을 악용한 대표적인 '방탄 국회' 사례로 회자한다.

 

'법무법인 맑은뜻' 강수영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형근은 검사로서 6공 시절 안기부 대공수사를 맡아 많은 인사들을 잔혹하게 고문했다. 사실상 대중들에게 고문 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이 이근안과 정형근"이라며 "그는 단 한 번도 이 문제에 대해 사죄하거나 반성한 적이 없다"라며 "저런 잘못을 하고도 한나라당의 집중 비호 아래 처벌을 면했다. 게다가 의원 재직 시절 갖은 색깔론을 주장하며 민주당과 시민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간첩 취급했다"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게다가 정형근은 '일제 식민지 근대화론'을 설파하며 친일 사관을 주장하는 극우 단체,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상임의장을 지낸 인물"이라며 "부산 북갑에서 보수표를 좀 받겠다고 색깔론 정치, 정치 검사의 원조격, 고문 범죄자, 불체포특권 남용의 대명사인 정형근을 후원회장으로 앉혔다면, 한동훈 후보의 역사관과 가치관, 정치철학에 대해 다시 들여다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급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박수빈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은 "한동훈 후보가 고문기술자 이근안 만큼이나 공안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정형근씨를 후원회장으로 불렀다는 기사를 보고 경악을 했다"라며 "부산북구 사람들에게, 또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켜온 많은 분들에게 큰 모욕감을 주는 결정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고보니 한동훈 후보 역시 '정치검사'였구나, 싶다"라고 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끝끝내 말하지 않다가 2년만에 휴대전화를 돌려받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라며 "윤석열하고는 절연한다면서, 정형근을 불러들이며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는 모순적 행태에 경악했다. 역사의식이 부재한 채 '패션'으로 민주주의를 입에 올려왔었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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