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폭자금' 허위 폭로 국힘 연루 정황... 법원 판결문 곳곳서 드러나박주민 "국힘은 이제라도 답해야 한다. 이 지저분한 사기극을 누가 기획했는가?"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언론은 '이재명 조폭 금품 수수설'을 대서특필하고, 국민의힘은 가짜 편지와 조작된 돈다발 사진까지 흔들며 기세등등했다. 그러나 대선 후 1년 8개월이 지난 2023년 11월 법원은 이 모든 과정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을 통해 '조폭과 국민의힘'이 결탁해 치밀하게 벌인 '허위 제보 공작'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매체가 입수한 장영하 변호사와 박철민씨의 허위 폭로 유포에 대한 법원 판결문에 국힘이 깊이 연루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골자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 이준석씨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박철민씨는 이 같은 폭로에 앞서 수감 중인 조직선배였던 이준석씨에게 “국민의힘과 이낙연 캠프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돈을 줬다고 폭로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법원 판결문에는 박씨가 거짓폭로를 제안한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우(박철민) 현재 형님(이준석)분 수감생활에 도움이 될 듯하여 말씀 올립니다. 아우가 이런 말씀 올리기 송구하오나 국민의힘과 이낙연 캠프에서 형님께 금전적인 부분과 현재 사업적 인 부분에 대하여 힘껏 힘을 실어드리고" 박철민씨가 이준석씨에게 보낸 편지(2021.8.19.)/ 서울중앙지법 1심 판결문 9쪽
이 내용은 박씨의 부친을 통해 국힘에 전달됐다. 국힘은 해당 내용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했다. 공동공갈죄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박철민씨는 2021년 3월경 '이재명과 국제마피아파가 유착되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방송(SBS 그것이 알고싶다)을 통해 접하고, 이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데 기여하면 반대 후보 윤석열 측의 비호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준석씨는 박씨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수감중인 박철민씨는 부친을 통해 국힘 소속 장영하 변호사에게 '이재명에 대한 비리를 제보할 것이 있다'고 연락했다. 미래통합당 시의원 출신인 아버지 박용승씨의 주선으로 두 사람은 2021년 10월 8일 동부구치소에서 만난다.
이 자리에서 박씨는 장 변호사에게 "이준석이 비리 자료와 계좌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사실확인서를 건넸다. 자신이 이재명에게 돈을 전달할 때 현금 1억 5000만 원을 놓고 찍은 것이라며 사진도 넘겼다.
재판부는 이 같은 내용이 전부 허위라고 판단했다. 핵심 증거인 현금 사진부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영하에게 제공하였던 것으로 2021년 10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피고인이 이재명 측에 전달한 현금 사진'이라며 공개된 1억 5000만 원 현금 사진은 피고인이 이재명 측에 전달한 현금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각 게시한 사진에 불과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재명 조폭연루설'은 박철민씨가 부친 박용승씨에게 전하고 박씨는 국민의힘(장영하 변호사·김용판 의원)을 통해 언론이 유포한 상황으로 설명된다.
재판부는 "이재명과 대립되는 정치 진영에 속한 아버지(박용승)의 배경이 각 사실의 공표·적시에 영향을 주었을 여지가 있다"라면서 이 사건의 본질이 선거개입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유력 정치인인 이재명이 뇌물을, 그것도 조직폭력배 출신인 이준석으로부터 현금다발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은 대통령후보자였던 이재명의 정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내용일뿐더러 이재명의 형사처벌까지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이다. 피고인은 자신이 공표·적시할 사실로 인하여 이재명이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과 위 사실로 인하여 이재명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의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단순 명예훼손을 넘어 이 사건이 대선개입 성격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박철민씨가 형량 감축 등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도한 정황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피고인(박철민)은 이준석에게 이재명 비위에 대한 폭로를 대가로 형량 감축, 사업비 지원 등을 제안하였다. 피고인도 당시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인하여 재판을 받고 있었다. 공익제보 형식으로 유명해지면 형량 감축과 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피고인의 주된 목적일 뿐, 피고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판시 각 사실을 공표·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은 판시 각 사실이 영향력이 큰 언론에 보도되기를 원하였고, 국정감사에서 위 사실이 언급될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자신이 공표·적시할 사실이 전 국민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장영하 변호사가 2021년 10월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박철민의 사실확인서 등을 신뢰하는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큰 논란은 이 과정에 참여한 조폭 출신 인사가 국힘 지역 당협의 청년위원장 자리까지 맡았다는 의혹이다.
이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서 "허위 사실로 대선을 흙탕물로 만든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오히려 요직을 나눠주며 우대한 것 아닌가? 조폭의 거짓말을 빌려 상대를 깎아내리고 그 대가로 자리를 내어준 것은 아닌지, 국힘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공작 정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힘은 이제라도 답해야 한다. 이 지저분한 사기극을 누가 기획했는가?"라며 "공작과 음모가 판치는 낡은 정치를 끝내야 한다. 독버섯 같은 공작 정치, 반드시 뿌리 뽑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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