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지난 11월 8일 서울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를 동시에 소환해 대질신문이라는 고강도 수사 절차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명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사는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졌고, 그날의 진술은 향후 수사의 방향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기점이 되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의 중심에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진행된 비공표 여론조사 13건이 있다. 오 시장은 이 조사 결과를 캠프에 정기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 비용 3300만 원은 후원자 김한정 씨가 대납했다는 것이 특검의 수사 방향이다.
양측의 입장은 이 핵심 쟁점을 두고 극명하게 갈렸다. 명태균 씨는 "2021년 1월 22일, 오 시장이 전화로 ‘정치자금법 위반 때문에 김한정에게 2000만 원을 빌리러 간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한정 씨가 오 시장 자택 인근 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이 존재한다. 오 시장 지시로 조은희 당시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명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성과 캠프 활용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세훈은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 조작됐고, 캠프에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이 없다. 김한정 씨의 대납은 개인적 행위이며, 오 시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특검은 물증을 통해 진실을 가리려는 수사에 집중했다. 특검은 단순한 진술을 넘어서, 객관적 정황 증거들을 제시하며 오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중 핵심은 명 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물리적·디지털 기록들이다. 먼저, 2021년 2월 22일 오후 1시 30분에 결제된 명씨의 서울행 비행기표는 그날 오 시장과의 만남이 실제로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제시됐다.
이어 명씨와 조은희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 메시지 기록은 오 시장의 지시로 단일화를 설득했다는 명씨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활용됐다. 또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씨에게 보낸 여론조사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는 오 시장 캠프 내부에서 명씨와의 협력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증거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김한정 씨의 카드 결제 내역이 오 시장 자택 인근 식당에서 이루어진 점은 명씨가 주장한 “오 시장이 김한정에게 여론조사비를 빌리러 간다”고 말한 시점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제시됐다.
대질신문은 단순한 진술 확인을 넘어, 격렬한 감정 충돌의 장으로 번졌다. 명태균 씨는 오 시장 측으로부터 “서울시 아파트 한 채 제공”과 “SH공사 고위직 자리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선거 협조를 넘어, 권력과 자산을 거래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중대한 진술이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특검은 김영선 전 의원 등의 진술, 그리고 관련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명씨의 주장을 단순한 주장으로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 부분에서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고, 조사실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검 조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파트 제공 약속”을 둘러싼 공방이 대질신문의 분위기를 급격히 냉각시켰다고 전했다.
대질신문을 마친 뒤 명태균 씨는 “특검이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신의 진술이 정황과 물증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은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긴 했지만, 특검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김한정 씨와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필요 시 추가 대질신문도 검토 중이며, 수사 범위는 단순한 진술 확인을 넘어 정치자금 흐름과 선거 개입의 구조적 실체를 파헤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만약 오 시장과 강 전 정무부시장 간의 보고 및 공유 정황이 입증된다면,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자금 거래를 넘어 선거 캠프 차원의 조직적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곧, 여론조사 진행과 자금 대납이 선거 전략의 일부로 기획되고 실행된 정황으로 연결되며, 그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이 동시에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은 단순한 선거비용 문제가 아니다. 오 시장을 중심으로 드러난 권력과 자금의 연결고리, 그리고 그 연결을 통해 선거 전략이 어떻게 설계되고 실행됐는지를 밝히는 중대한 정치자금 수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은 이제 특검의 칼끝 앞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했는지를 증명해야 할 순간을 맞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오세훈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