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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의 오랜 동맹이 무너졌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26년간 유지해온 집권 연정이 공식적으로 붕괴되면서,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의 총리 지명과 내각 출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다카이치 총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 ‘여자 아베’로 불리며 극우적 정치 흐름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등장은 일본 정치의 이념 지형이 더욱 극우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연정 파트너였던 공명당의 이탈로 인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공명당은 최근 자민당의 정치자금 개혁 지연과 다카이치 총재의 극우 노선에 반발하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사이토 대표는 “자민당은 개혁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단독 과반 확보가 어려워졌고, 다카이치 내각의 출범은 불확실해졌다.
다카이치는 평화 헌법 개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안보 중심 경제 전략 등 극우 노선을 견지해왔다. 특히 독도 문제에 대해 “한국이 구조물을 짓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어, 한일 관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에 대해 “외교 수완은 미지수”라며, 극우 노선과 외교적 유연성 사이의 균형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최초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여성의 승리가 아닌 극우의 귀환”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는 당 부총재로 아소 다로 전 총리를 검토 중이며, 당내 중진의 지지를 통해 내각 구성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연정 붕괴로 인해 자민당 단독 내각 구성은 쉽지 않은 상황. 다카이치 내각의 출범 여부는 일본 정치의 향방뿐 아니라 동북아 외교 지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외교 당국은 다카이치의 내각 출범 여부와 향후 일본의 외교 정책 방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특히 다카이치의 극우 성향과 역사 인식, 안보 중심의 정책 기조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는 다양한 외교적 대응 전략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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