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월 칼테러로 목부위 혈관을 크게 다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 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송된 것을 두고 "대통령이 되기 전에 황제 행세를 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김문수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21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왜 가까운 부산대병원이나 본인이 만든 성남의료원으로 안 가고 서울대병원으로 갔느냐...이 과정에서 헬기를 타고 가서 '황제헬기 아니냐'"라면서 따져물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김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헬기를 개인 전용기처럼 수십차례 이용한 사례를 소환하면서 생명을 위협당한 상대 당후보의 흠집 내기로 도리어 자충수를 둔 모양새다. 또 김 후보가 언급한 성남의료원은 혈관 수술을 하는 곳이 아니다. 이 후보가 서울로 옮긴 건 병 간호가 용이한 가까운 곳으로 옮겨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이었고, 이미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끝낸 후였다.
면담신청은 X, 119소방헬기 이용하는 김문수 지사 모습에 실망(경기청공무원노조2009.5.27)
[단독] 산불 났는데도…김문수 전 지사, 소방헬기로 행사 가 (한겨레 2014.10.8)
“산불났는데, 김문수는 소방헬기타고 국무총리 수행” (오마이뉴스 2014.10.18)
김문수 전 경기지사 소방헬기타고 기자회견도 참석 (경향신문 2014.10.8)
소방헬기가 전용기?…시도지사 취임 100일 백태 (JTBC 2014.10.08)
김문수 후보가 과거 소방헬기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던 관련 게시물과 언론매체들의 기사다. 지난 2009년 5월 27일 경기도청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는 당시 경기지사였던 김문수 후보에게 도청 집행비와 관련한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하고 부천역 광장 준공식 참석을 위해 소방헬기를 사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한 공무원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현재 경기도에서 집행하고 있는 언론홍보비 문제 및 여러가지 제반사항에 대한 김문수 지사의 견해를 듣고자, 지난 금요일 비서실에 지사 면담을 신청하였으나, 김 지사께서 너무 바쁘셔서 10분의 시간도 낼 수 없다는 비서실 조모 비서관의 답변에 황당"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달만 소방헬기 3회이상 이용하시는 것 같다. 그 시간에 응급환자나 화재 발생할 경우 '생각만 해도 아찔' 하네요. 그렇게 바쁘시면 차라리 전용헬기 하나 구매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소방헬기가 도청에 앉아, 119소방대원들이 지사님 나오시는 것을 기리는 모습이 너무 처량스럽네요. 119소방헬기가 김문수 지사님 행사장 참석 전용헬기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라며 "119소방대원들이, 기장과 스튜어디스?"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4년 10월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소방헬기를 단체장 전용헬기처럼 타고 다녀 논란이 된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2009년 경기도지사 시절 심지어 산불진압 및 인명구조를 위해 소방헬기가 출동한 날까지 소방헬기를 타고 지역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산악, 수난 및 수색 구조 활동 등을 위해 소방헬기가 출동한 날에도 김 전지사는 소방헬기를 타고 다닌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소방방재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 전 지사는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43번 소방헬기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산불 발생으로 소방헬기가 출동한 날에도 소방헬기를 지역행사 참석에 이용한 사례가 4번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장 헬기 탑승 내역에 따르면 2009년 3월 17일 김 전지사의 소방헬기 이용 목적은 미산 골프장 관련 기자회견이었으며 4월 10일은 자전거도로 현장 방문 및 북한이탈주민 돌봄상담센터 방문, 5월 7일은 국무총리 현장방문 수행, 5월 9일은 제55회 도민체전 개막식 참석으로 되어 있다.
김문수 후보는 대선후보 토론에서 자신의 공약을 펼치기 보다는 잘못 전해진 이재명 후보의 가족사를 둘러싼 네거티브에 올인한 모습이다. 그는 이날 이재명 후보에게 “성남시장으로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것 때문에 형수님과 욕을 하고 다투게 된 게 아니냐”라며 “그러면 어떻게 앞으로 국민 교육을 하고, 가정도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나라를 통합시킬 수 있나”라고 맹폭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형님이 어머니에게 폭언을 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제가 따진 것이 문제가 됐는데, 그 점은 제 수양의 부족으로 다시 사과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그러나 김 후보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건 우리 집안 내의 내밀한 사적 문제인데,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라고 말했다)’, 뭐 어쩌라는 거냐. 그렇게 권력남용 하면 안 된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김 후보에게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비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단절할 생각이 있는지,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세력들과 여전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보이는데 최소한 그걸 단절해야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전광훈 같은 극우세력과 단절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라고 공격에 나섰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다른 질문으로 말문을 돌렸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4월 24일 국힘 대선 경선 2차 TV 토론회에서 ‘전광훈 목사, 자유통일당과의 관계가 여전히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고 “자유통일당, 전 목사 이런 것들을 저하고 직접적인 연결을 짓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강변했다.
'극우추적단 카운터스'가 4일 X(구 트위터)에 “김문수 국힘 대선 후보가 과거 전광훈 목사 구속 당시 울먹이던 영상”이라며 공개한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