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명태균 게이트가 터질 것 같자 부랴부랴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도 충격이었지만, 그 중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이 수첩에 메모해 둔 500명 수거 살해 계획은 전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지금이 무슨 6.25때 좌익 소탕하던 시절도 아닌데 정적들 500여 명을 잡아다가 서해에서 죽인 후 북한 소행으로 조작하려 했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계획을 과연 노상원 혼자 계획하고 실행하려 했을까? 21세기 백주대낮에 정적들을 잡아다가 죽인 후 ‘꽃게밥’으로 만들고, 그걸 북한 소행으로 조작하려 했다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하지만 살인마 전두환보다 더 잔인한 윤석열의 성미를 고려하면 못할 일도 아니다.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그 계획은 실행되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전율이 인다.
어디에 수용해 죽일지 장소까지 명시
계엄을 사전 모의·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내란 사태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건 비상계엄 당시 끔찍한 실행 계획이 담긴 이른바 ‘노상원 수첩’ 때문이었다. 70쪽 분량의 수첩에는 “여의도 30~50명 수거”, “언론 쪽 100~200(명)”, “민노총”(민주노총),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어용 판사” 등이 ‘1차 수집’ 대상 500여명에 포함됐다.
노상원은 이들을 어디에 수용해 죽일지 장소까지 명시해 두었다. 오음리, 현리, 인제, 강원도 화천, 양구, 울릉도, 마라도, 전방 민통선 쪽 등인데, 대부분 군부대 주변이다. 노상원은 그들을 죽일 방법으로 막사 내 잠자리 폭발물 사용, “확인 사살 필요, 교도소 한 곳을 통째로 수감 음식물, 급수, 화학약품 등 살해 계획을 세웠다.
누군가 지시한 것을 급하게 받아쓴 듯
노상원의 수첩 내용은 날림 글씨로 봐 누군가 지시한 것을 급하게 받아 적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수첩이 내란2인자 김용현이 지시한 것을 노상원이 급하게 받아 적었다고 보고 있다. 김용현은 계엄 전에 노상원을 22차례나 만났다. 현직 국방부 장관이 전역하고 무속인 노릇이나 하고 있는 노상원을 왜 22차례나 만났을까?
노상원의 수첩에는 북한을 이용하겠다는 방법도 적혔다. 수첩에는 “비공식 방법”이라며 “무엇을 내어줄 것이고 (북한) 접촉 시 보안 대책”이라고 적었다. 또한, “외부 용역업체에서 어뢰공격”, “NLL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시키는 방안 등”이라며 북한을 끌어들이려는 듯한 문구도 있었다.
윤석열-김용현과 내란 사전 모의한 듯
노상원은 중앙선관위 점거와 직원 체포 준비, 수사단 요원 편성 등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내란을 사전에 모의한 혐의 정도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상원이 조사 과정에서 수첩 내용에 대한 진술을 거부해 추가 수사와 입증이 어려웠다고 한다.
노상원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이던 시절부터 대선 승리 계획 문서를 여러 건 작성했고, 주변에 윤석열과의 친분을 지속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따라서 수첩 속에 담긴 살해 계획도 단순한 망상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노상원의 수첩 속 계획이 윤석열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북한 자극 공격유도
노상원은 북한을 자극하여 공격을 유도하는 계획까지 세워두었다. 이게 사실이면 내란은 물론 외환유치죄로 역시 사형감이다.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는 ‘일반이적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을 하루 앞두고 지인과 한 통화에서 ‘윤석열을 비선으로 돕고 있다’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비상계엄 때 구삼회 당시 육군 제2기갑여단장에게도 윤석열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윤석열은 노상원을 보면 “사령관님”하고 거수경례를 했다고 한다.
한겨레, 노상원-윤석열 친분 녹취 공개
한겨레는 20일, 지난해 경찰이 압수한 노 전 사령관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녹취 내용을 입수했다. 이 녹취에는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2일 노 전 사령관이 지인인 ㄱ씨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ㄱ씨는 노 전 사령관에게 “노 장군님, 그 국방 라인에서 근무하세요, 용산 라인에서 근무하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은 “며칠 지나면 아시게 될 거예요”라며 “하여간 복잡한 게 많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어요”라고 답변했다. 노상원은 진급을 부탁하는 지인에게 “도와드리고 있는데 며칠 지나면 뭐 제가 왜 바빴는지 아실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이것은 노상원이 이튿날 예정된 비상계엄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통화는 ㄱ씨가 사위의 준장 진급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ㄱ씨가 사위의 진급과 관련해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 노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안 됐으면 어떻게 걔를 도와줬겠습니까”라고 했다. 노상원이 군 승진에도 개입했다는 방증이다.
군 승진에도 개입한 노상원
노상원이 윤석열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 전 여단장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지난해 12월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부근 롯데리아에서 있었던 이른바 ‘햄버거 회동’ 당시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어.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고.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구 전 여단장은 또 지난해 하반기 장군 인사를 앞둔 10~11월, 노 전 사령관이 “조만간 대통령님도 장관과 함께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어”, “김용현 장관을 만났다. 대통령도 보았다. 아무튼 장관하고 얘기 잘 되고 있으니까 기다리고 있어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서에 적었다. 준장이었던 구 전 여단장은 당시 여러 차례 진급이 무산된 상태였다. 윤석열은 뒤가 구린 놈들에게 요직을 맡기고 배신 못하게 묶어두는 기술엔 타의 추종을 볼허한다. 동네 양아치보다 야비한 놈이다.
내란 일당은 곧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종사자는 사형 내지 무기징역이 법정 형량이다. 이참에 사형제도도 부활해야 한다. 계엄마저 무당에게 맡긴 윤석열의 안목이 참으로 위대하다. 그래서 ‘무당 제 죽을 날 모른다’는 말이 생각난지도 모른다. 이제 악몽의 시간이 끝나고 6월 4일 새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모두 투표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다시 밭을 갈자.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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