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연 2000억 효과” 큰소리 치더니 "자료는 없다"尹정부, 인수위 시절 2000억 경제효과 홍보..관람객도 매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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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부부가 지난 9월 6일 청와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와 만찬을 함께 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청와대 개방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을 정당화하는 주된 논거 중 하나였다. 정부 산하기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은 청와대 개방으로 매년 2000억원 상당의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문광연을 통해 “청와대를 개방하면 연간 2000억원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광연은 현재 시점에서 파악된 경제효과 및 관광객, 취업유발 효과와 관련한 자료 요청에 대해 “요구하신 자료는 해당사항이 없다”라고 제출했다. 구체적인 평가 계획도 “해당사항이 없다”라고 제출했다.
임오경 의원실이 문광연의 자료를 기반으로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내부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 관련 경제효과 진위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청와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사실상 손 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 의원에 따르면, 파급 효과를 산출하기 위해선 청와대 방문객의 지출 금액과 지출 부문을 파악해야 한다. 청와대 방문객 수의 연간 또는 월·일 평균과 방문객들의 1인당 지출 금액 및 지출 부문(숙박, 음식, 교통 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청와대 방문객의 방문 목적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방문이 주목적인지 부수적 목적인지 등의 여부도 확인돼야 한다.
문광연은 현재 시점에서 파악된 경제효과 및 관광객, 취업유발 효과와 관련한 자료 요청에 대해 “요구하신 자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임 의원실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평가 계획도 “해당사항이 없다”고 제출했다.
임오경 의원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졸속 이전하면서 청와대 개방하면 경제적 효과를 운운하더니 이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게 문체부”라며 “더 이상 청와대 리모델링과 전시공간 설치에 혈세 낭비말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인수위 시절 ‘연 2000억원 경제효과’를 내걸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민간 개방을 밀어붙였으나, 정작 대통령실 행사와 오·만찬 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상 청와대를 방문해도 각종 국가 행사가 열리면서 상춘재 등 관람이 제한돼 있어 일반 방문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임오경 의원실이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통령실 청와대 행사 내역>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 이후 대통령실이 청와대 영빈관과 상춘재 등에서 연 행사는 총 91일에 달했다. 2022년도 18일, 2023년도 54일, 2024년 8월까지 20일로 나타났다.
청와대 관람객 수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청와대 개방 직후인 2022년 5월에는 월간 57만명을 넘었지만, 지난해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이하인 21만명에 그쳤다. 월별 관람객 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5월이 57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 1월은 10만1000명으로 가장 적었다.
임오경 의원은 “용산 이전 이후에도 청와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용산 졸속 이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개방에 따른 경제효과를 과대포장해 국민들을 속이고 청와대 개방의 명분으로 삼았다면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