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조일[바로보는 조선일보] - 15. 김건희 '내조' 읍소에 발 벗고 나선 조선일보
민족 배반 민주 훼손 조선일보가 김건희의 ‘내조’ 읍소에 발 벗고 나섰다. 엊그제는 조선일보에서 60년 가까이 밥벌이한 김 씨가 나서 내조론을 펼치더니 이제는 주필이라는 직책을 맡은 양상훈 종업원도 김건희 띄우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김건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주장이다. 자연(?)인 김건희가 국운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불길한 느낌이다. 정작 김건희는 각종 범죄 혐의 뿐만 아니라 무능의 극치를 달리는 윤석열 정부를 막다른 골목에 밀어 넣은 장본인이다. 둘 사이에 부부관계야 알 길이 없지만 김건희가 윤석열에게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것 만은 사실인 듯하다. 그러니 무능한 윤석열이 풀지 못할 문제를 김건희가 나서 풀어야 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윤 정권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양상훈 종업원은 종횡무진 거침이 없다. ‘윤 대통령은 다른 건 몰라도 부인에게 잘못한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섬뜩한 말을 아무렇게나 쓰고 있다. 끈끈한 부부 사이야 탓할 까닭이 없지만 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가진 잣대가 아내라니 할 말을 잃게 된다. 최근에 군과 경찰, 검찰, 국가권익위원회 등 국가 권력이 왜 김건희라는 단어 앞에 멈춰서고 흐물흐물해지는지를 절감한다. 양 종업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공화국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양 종업원의 주장에 따르면 총선 참패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져 버렸단다. 물론 총선 참패의 원인을 김건희 씨로 돌리는 것 역시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다. ‘요즘 특정 정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도 이 정책이 윤 대통령 주도라고 알리면 정책 지지율이 급락한다고 한다’는 양 종업원의 진단은 솔직할지는 몰라도 잔인한 느낌이 든다. 모든 정책의 책임을 대통령이 지게 되어 있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이런 정도라면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조선일보에서.
양 종업원은 이준석 의원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한 고소 고발에 대해 무혐의 결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의중은 작용하지 않았다’고 썼다. 그에게 언론인의 금도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지만 그래도 윤 정권에 대한 대접이 경솔하다. 검찰의 결정에 대해서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는 것이 일상인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만일 조선일보가 제대로 된 언론이고 양 종업원이 언론인의 기본을 갖추고 있다면 이런 엄청난 일을 자랑처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건희 씨가 주도했던 검찰 소환 앞에서도 검찰이 외친 ‘법대로’가 공허함을 또다시 확인하는 비극적 현장이다.
‘한동훈 대표는 김 여사 문제를 공개 지적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겐 불구대천이 돼 버렸다고 한다. 일부에선 윤·이 관계보다 윤·한 관계가 더 회복 불가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 입장에서 이 두 사람과 적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양 종업원의 말에 따르면 국정을 이끄는 양대 축인 정부와 여당 대표가 김건희라는 여인 때문에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었다. 불구대천은 말 그대로 누구 하나는 이 하늘 아래에서 사라져야 하는 운명이다. 걷잡을 수 없는 국정 난맥과 그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 발원지가 김건희라는 손쉬운 결론이 나온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는 말이 있다. 온갖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의 아내는 여론이 불리하면 잠시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검찰의 무혐의 쇼에 이어 나타나 활개를 친다. ‘김건희 명품백 사건 종결’ 처리에 압박을 느껴 담당 고위 공무원이 자살했는데도 뻔뻔히 경찰 앞에서 자살 방지를 말하는 이가 대통령 아내 김건희다. 이런 사람에게 언론인이라는 자들이 나서 내조와 고언을 공공연히 요청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가가 참으로 위태롭다.
양 종업원의 글 제목을 다시 돌이켜보니 ‘윤대통령 위해’가 ‘윤 대통령 위에’로 읽힌다. 그는 ‘나라를 위해’라는 말을 꿀꺽 삼키고 ‘윤대통령 위해’라는 말로 썼으리라. 외람, 황송을 먹고 사는 이들이라도 얼마나 민망했을까 생각하니 새삼 동정심이 샘솟는다. 외람에 익숙한 자들에조차 고뇌에 찬 결단이었으리라 싶다.
2024년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서 의사 없는 응급실에 사는 각오로 각자도생하고 있다. 범죄 혐의 가득한 사람에게 국운을 좌우할 내조와 고언을 무엄하게 간청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언론’과 함께 살아야 하는 신세는 덤이다. 어르고 뺨치며 국민을 우롱하는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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