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관심 속에서 채 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렸지만, 수구 언론들은 마치 버릇처럼 ”한 방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한 방‘이란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확실한 증거인데, 국회의원들이 무슨 수사관이 아닌 이상 그런 증거를 채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야당이 채 상병 입법 청문회를 연 것은 윤석열 정권의 수사 외압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관계 당국과 증인들의 비협조를 보여줘 특검의 당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선 이번 청문회는 성공을 거두었다. 유튜브 중계로만 200만이 넘은 국민들이 청문회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를 통해 몇 가지 유의미한 성과도 거두었다. 특히 참고인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의 ‘베틀’은 영화보다 재미있었다.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참고인의 증언에 쩔쩔 매는 임성근 사단장의 표정은 정말 가관이었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어서 의식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참고인의 증언에 자꾸만 시선을 밑으로 두는 임성근 사단장이 가엾기까지 했다.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고 야당 입법 독주?
한편 국힘당은 야당이 11곳 상임위를 차지하고 나머지 7곳을 주었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가 실시한 채상병 트검 입법 청문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야당 입법 독주” 운운했고, 수구 언론들은 “야당 벌써 거만 국민 등 돌려” 식으로 보도했다.
수구 언론들의 보도가 맞다면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올라야 하는데, 한국 갤럽이 발표한 것에 따르면 여전히 26%다. 국민 네 명 중 세 명은 윤석열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수구 언론들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것을 비판했는데, 조국혁신당이 13~15% 정도 가지고 간 것은 고려하지 않은 꼼수다.
다수결 원리 무시한 국힘당
다수결(多數決; Majority rule)이란, 회의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찬성하는 쪽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안에 관하여 의견이 갈렸으나 토론 등의 절차로 만장일치를 이뤄낼 수 없을 때 이용하는 의사 결정의 차선책이 바로 다수결이다.
선거가 다수결의 원리로 진행되기에 민주국가에서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표를 받기 위한 정책 위주로 정치를 하게 된다. 의회의 의사결정은 대개 참석한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헌법 및 법률의 제정 및 개정 절차는 엄밀히 말하면 다수결은 아니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는 원칙은 같다. 다수결 원칙은 분명한 한계점이 있지만,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행되는 민주적 제도다.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게 꼬였다
청문회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윤석열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고 말했다. 업무 배제 후 매일 '죽음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 간 통화기록을 보고 '참담했다'며 작심한 듯 윤석열을 겨냥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서 이 모든 것이 꼬이고,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지금 현재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습니다. 너무나 참 담하고 대명천지 이 대한민국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지…”하고 한탄했다.
윤석열은 대장동 사건 때 이재명 후보에게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를 지어 감옥에 갈 것 같으니까 거부하는 것 아닙니까?”하고 공격했다. 그말을 그대로 돌려주면 윤석열은 자신이 범인이가 때문에 특검을 거부하는 것 아닌가?
핵심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
증인으로 나온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은 “ 특검법안 수사대상이 된 사안과 관련해서 이미 고발이 돼서 현재 공수처가 한창 수사 중에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대답을 거부했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거듭 물었지만 이시원은 같은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러자 보다 못한 정청래 위원장이 이시원에게 10분 간 퇴장 명령을 내렸다. 검사 출신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이시원이 청문회장에서 사실상 쫓겨나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발언 도중 끼어들다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정청래 위원장이 “국회가 그렇게 우습습니까. 그렇게 국민들이 우스워요? 또 끼어듭니까. 퇴장하세요. 10분간 퇴장하세요. 반성하고 오세요.”하고 이종섭마저 퇴장시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았을 윤석열의 표정이 궁금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정청래 위원장이 특검 발의에 대해 의논할 일이 있으니 남아 달라는 부탁에도 본질문과 보충질문 시간이 끝나자 보란 듯이 일어나 퇴장해버렸다. 마치 인사 청문회 때 퇴장한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를 보는 듯했다.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저렇게 거만하게 구니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다.
영상으로 증언을 대신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죄송합니다. 방금 의원님께서 말씀하셨던 부분은 제가 공수처에 피의자로 지금 되어 있어 답변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란 말을 반복해 빈축을 샀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자신이 말한 ”말하지 못할 고뇌“에 대해선 ”해병대 조직이 한 젊은 해병의 죽음으로 인해서 그 앞에서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원인도 밝히지 못하고 내외부적으로 복잡한 요소에 의해서 정치적 쟁점까지 되다 보니까 그게 아쉬워서 제가 해병대를 지휘함에 있어서 고민을 담았던 표현입니다“라고 둘러댔다. 사실은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게 정답인데도 말이다.
KBS뉴스 유튜브 채널만 청문회 중계 안 해 논란
한편 국회에서 열린 '순직해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를 MBC, SBS, TV조선, 채널A, JTBC, YTN 등 지상파·종편·보도전문채널에서는 일제히 유튜브 채널로 청문회를 생중계했는데, KBS뉴스 유튜브 채널에는 청문회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KBS뉴스 유튜브 채널은 특검법 입법 청문회는 물론, 방송3법과 관련한 과방위 청문회와 국회 운영위원회 중계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야당 단독으로 이뤄진 청문회를 생중계하면 야당 입장만 전달되기 때문에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엔 국민의힘 의원들은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종섭 전 국방장관과 임성근 전 사단장, 이시원 대통령실 전 비서관 등 주요 증인들이 대거 출석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단독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를 알리는 게 공영방송의 의무인데 KBS가 권력의 시녀로 변해버렸으니 통탄스럽다. 그놈의 ‘격노’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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