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취임 후 10번째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이 28일 다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부결됐다. 민주당(155명) 정의당(6명) 새로운미래(5명) 개혁신당(4명) 기본소득당(1명) 조국혁신당(1명) 진보당(1명)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7명) 등 범야권 179명과 국민의힘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고되었던 5명을 합하면 최소 184명의 찬성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국민의힘 추가 이탈표를 포함한다면 가결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부결됐다.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으로 이해되지 않고 안타깝다"며 22대 국회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특검법 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꺾어버리셨는데 참으로 옳지 않은 처신으로, 결국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 이익인 상황이라는 점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지키다 헌신한 장병 진상을 규명하고, 수사 과정의 외압이나 조작 의혹을 규명하자는데 왜 이렇게 격렬하게 반대하는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한 점 의혹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은 부결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윤석열 정권 멈춰세울 모든 방안 강구할 것이라며 제 22대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에 주저하지 않을 것" 이며 국군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대로 묵과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용혜인 의원의 발언문 전문이다.
채 상병이 구명조끼도 없이 불어난 강물에 들어간 것은 부하들을 향해 불같이 화를 내며 질책했던 임성근 사단장 때문이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임성근 사단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하니,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증언 또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대 지휘의 책임을 가진 자의 분노에 젊은 해병대원이 목숨을 잃고 국정 운영의 책임을 가진 자의 격노에 사건의 진상규명이 발목 잡혔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격노한게 잘못이냐'며, 그런 대통령을 옹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는 것이 오늘 국민의힘의 결정입니다.
젊은 해병은 나라를 위해 충정을 다했는데 국민의힘은 오직 대통령을 향해 충정을 다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는 데 사용하라고 얻은 권력을 오직 본인과 본인을 따르는 이들을 지키는 데만 사용한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입에 거론할 자격이 없는 세력입니다. 국정운영을 이어가서는 안 될 무도한 정권입니다.
심지어 최근 군에서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모 사단 신교대에서는 훈련병이 수류탄 투척 훈련 중에 사망했고 지난 23일에는 다른 부대의 훈련병이 가혹한 군기 훈련 끝에 사망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 동생이, 연인이 무사히 전역할 수 있을까 모두가 걱정하는 그런 시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채 상병 특검법은 통과되어야만 했습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을 정쟁화하지 않고, 군 내 사고를 철저하게 진상규명하겠다는 국회의 결의로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어야 합니다. 주권자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 책무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국민의힘은 그 헌법적 책무마저 저버렸습니다.
비록 오늘 채 상병 특검법은 부결되었지만 당장 모레부터 시작하는 제22대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에 주저하지 않고 따를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채 상병 사망의 진상을 밝힐 방안을 다시 한 번 모색할 것입니다. 정권의 안위를 지키는 것만 남아버린 이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멈춰세울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 28일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마저 채 상병 특검법을 끝내 통과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고 채 상병, 그리고 유가족 분들과 전우 여러분, 그리고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빌어 채 상병 뿐 아니라, 군에서 숨진 모든 장병들의 명복을 빕니다.
제22대 국회에서는 단 하루라도 진실의 시간이 지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혜인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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