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이었다. 권력 실세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의 하나로 불렸다. 그가 2024년 5월,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3비서관으로 기용되었다. 윤석열이 박근혜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꼽혔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국민공감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이다. 정호성은 윤석열이 검사 시절 국정농단 수사를 하며 구속했던 인물이다. 한마디로 막장 인사인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정호성 전 비서관이 시민사회수석실 3비서관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현재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은 사회통합비서관, 시민소통비서관, 국민공감비서관으로 구성돼있는데 명칭이 각각 1·2·3비서관으로 바뀐다. 정 전 비서관은 국민공감비서관 업무에 해당하는 ‘3비서관’을 맡을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비서관이 하는 일이 민원, 국민제안을 접수하는 것인데 그 역할을 잘해낼 것으로 보아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임명된 전광삼 시민사회수석은 박근혜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으로 정호성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정호성은 박근혜가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청와대에서도 부속비서관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박근혜의 일정을 관리하고 주요 연설문을 작성했다. 그는 박근혜의 지시에 따라 ‘국무회의 말씀 자료’, ‘드레스덴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 문건을 최순실에게 유출한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 형을 확정받고 2018년 5월 만기 출소했다. 당시 윤석열은 국정농단 특검팀장으로 정호성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윤석열은 당선 첫해인 2022년 12월 그를 특별사면, 복권시켰다.
윤석열이 정호성을 기용한 것은 총선 패배 뒤 지지율 하락 속에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본인이 구속수사하고 국민이 탄핵한 박근혜의 사람을 기용하는 건 자기부정이자 국민 선택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이다. 총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인사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사법 판단까지 받은 인물을 기용한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고리 3인방은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을 지칭하는 용어로 박근혜 국정농단 당시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좌지우지한 인물들이다. 정호성은 머리, 안봉근은 다리, 이재만은 손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정호성은 문고리 3인방 중 가장 젊지만, 권력서열은 제일 높았다고 전해진다. 문고리라는 별명이 원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약속이나 대통령에게 제출하는 서류들을 그들을 통해서만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해서 생긴 별명인데, 나머지 둘이 전달한 양을 합쳐도 정호성이 전달한 양보다 적다고 할 만큼 그 셋 중에서도 정호성의 전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자가 현 정부의 대통령실에서 다시 비서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탄핵으로 심판받은 정권의 핵심인사를 다시 기용한 것은 국민의 의중과 뜻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석열에게 도대체 국민의 뜻이란 무엇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럴수록 탄핵시계만 앞당겨질 뿐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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