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재식 기자]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구단주로 있는 시민 축구단 충남아산FC의 유니폼 색상이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어 논란이 되고 있다.

▲ 지난 9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남아산FC와 부천 FC의 K2리그 개막전 당시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가 유니폼 색상 변경 관련해 경기장에 내건 항의 현수막들  ©스포츠니어스

충남아산을 연고로 하고 있는 충남아산FC는 지난 2020년 창단 후 줄곧 파란색을 팀의 상징색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홈경기는 파란색 유니폼을 원정경기는 희색 유니폼을 착용해왔다.

그러나 총선이 있는 올해부터 갑자기 팀의 메인 유니폼 색상을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경했고 실제로 지난 9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2리그 개막전에서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충남아산FC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 소붐TV

이에 충남아산FC 팬들은 축구가 국민의힘의 정치 도구로 쓰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충남아산FC는 시민구단이라는 특성상 아산시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으며 현 구단주는 국민의힘 소속 박경귀 시장이다.

▲ 김태흠 충남도지사 소개하는 전광판  © 스포츠니어스

뿐만 아니라 명예구단주는 지난해 추대된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이며 해당 아산 지역 국회의원 역시 국민의힘 소속 이명수 의원 (충남아산갑, 4선)이다.

이렇게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며 이들이 충남아산FC 구단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상황에 ‘축구가 정치 도구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충남아산FC 팬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김태흠 충남도지사 (좌), 박경귀 아산시장 (중),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 (우)이 9일 충남아산FC 경기에 앞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 스포츠니어스

실제로 9일 개막식 당시에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명수 의원, 박경귀 아산시장은 충남아산FC 붉은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등장해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인사했으며 이들을 소개하는 전광판 영상에도 붉은색을 바탕으로 했다.

이에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는 당시 경기장에서 ‘아산축구는 죽었다’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 ‘김태흠, 박경귀 OUT' 등 현수막을 걸어두고 김태흠 지사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향해 “김태흠 나가” “박경귀 나가” 등을 외쳤다.

▲ 하프타임 시간 서포터즈들이 걸어둔 항의 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하는 모습  © 소붐TV

이들이 걸어둔 항의 현수막은 전반전을 마치고 서포터즈 ‘아르마다’의 항의에도 강제 철거되었다. ‘아르마다’는 충남도 관계자로 추측되는 누군가가 ‘(저런 축구팀은) 지원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소식을 전한 최초로 전한 오마이뉴스 <파란색 대신 빨간색 유니폼...충남아산FC팬들 화난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는 해당 관계자를 13일 새벽까지 특정했으나 현재는 ‘소속을 확인하기 어려운 인물’ ‘아르마다측은 이 인물이 도 관계자인 것 같다고 추측’ 등으로 수정됐다.

▲ 충남아산FC 서포터즈 '아르마다'가 충남아산FC 원유니폼인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팀을 응원하는 모습   © 소붐TV

현재 이 논란은 충남아산FC 팬 뿐 아니라 전 축구팬들에게로 확산되고 있으며 해당 논란을 전하는 유튜브 등 온라인 게시물 등에는 ‘팀컬러는 팀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라’며 다른 팀 서포터즈나 축구팬들도 ‘아르마다’의 분노에 연대하겠다며 공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구단 연고지인 아산시는 이순신 장군이 영면한 도시로, 이순신 장군복의 색을 상징하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