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기회와 인연으로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꼭 빠지지 않고 물어 오시는 질문이 <도대체 천안함의 진실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질문하시는 분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져 왔는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는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나 검색을 해 보았는지 간략하게 물어보거나 체크해 봅니다. 그래야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진실의 보따리를 풀어야 할지 속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10분가량 간략한 개요와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사실 몇 가지를 얘기해 주는 정도로 그치기도 하지만, 어떨 땐 두어 시간가량 펜으로 종이에 그려가며 설명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마음의 준비가 다르고,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달라서 그 그릇에 맞게 담아 주다 보니 나름 콘텐츠의 분량을 조절하게 되더군요. 한편으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들과 공연한 논쟁을 벌이느라 불편한 <백분토론>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도 하구요.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을 <폭발에 의한 침몰>로 결론을 내리고 공식 발표한 것이 4월 27일입니다. 그 후 보름여 지난 어느 날 합조단은 함미 침몰지점 인근의 해저를 샅샅이 훑은 결과 어뢰를 발견했다고 발표를 하면서 설계도면과 함께 어뢰의 사진을 언론 앞에서 공개하며 브리핑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처음 발표한 어뢰(위 사진의 상단부)는 곧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1)도면의 치수가 맞지 않다 (2)도면의 수치가 왜 cm 단위인가 (3)용어가 북한 용어가 아니다 등등의 지적이 나오고, 곧이어 (4)불과 50일 물속에 있었는데 왜 이렇게 낡았는가? (5)저것이 북한산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입증하나? 라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러한 의혹이 일자, 그로부터 닷새가 지난 2010년 5월 20일 합조단은 합조단 주요 인사들을 배석시킨 후 북한산 어뢰 - 소위 < 1번 어뢰 >를 유리 케이싱 안에 넣어서 공개를 하였습니다. 사진이 아닌 실물 어뢰가 등장함으로 인하여 닷새 전 공개하였던 어뢰의 사진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처음 <사진으로만 공개하였던 어뢰>와 두 번째 공개한 <유리 케이스 안의 실물 어뢰>을 자세히 뜯어보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얼핏 보면 유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부품 하나하나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어뢰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어뢰논란>에서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어뢰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어쩌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일까요? 두 번째로 공개한 어뢰는 첫 번째 공개한 어뢰와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을 했다는 흔적이 역력합니다. 근접 카메라로 촬영을 한 결과 가운데 부분의 녹슬어 낡은 부분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프레스로 찍어 누른 자국까지도 선명하게 발견될 정도입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어뢰에 대해 변호사분들과 의논을 하였으며 그에 대한 확실한 의견과 함께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을 하였습니다. <1번>을 써넣기 위해 녹을 문질러 닦은 흔적까지 역력한, 가히 조작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어뢰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음 주 월요일(1월 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에서 제5차 천안함 공판이 열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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