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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복 위장 경호 탓에 '찢어진 졸업복' 입은 카이스트 학생들

尹 축사한 카이스트 졸업식에 경호원 수십명, 졸업복 쓸어가 '과잉경호' 이어 '민폐경호' 논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24/02/20 [01:17]

학위복 위장 경호 탓에 '찢어진 졸업복' 입은 카이스트 학생들

尹 축사한 카이스트 졸업식에 경호원 수십명, 졸업복 쓸어가 '과잉경호' 이어 '민폐경호' 논란

서울의소리 | 입력 : 2024/02/20 [01:17]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차 참석했던 지난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경호원들이 '졸업복 위장 경호'를 이유로 학위복 수십 벌을 쓸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바람에 졸업생 일부는 크기나 맞지 않거나 불량 상태의 옷을 입고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행사의 주인공인데, 되레 찬밥 취급을 받아 '과잉경호'에 이어 '민폐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생이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의 윤석열 대통령 축사 과정에서 항의하다가 쫓겨나고 있다.

 

19일 복수의 카이스트 졸업생과 학교 측에 따르면 졸업식 당시 학위복 대여 장소였던 대강당에서는 준비해둔 물량이 동나 학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있었다. 

 

학교 측은 행사 며칠 전부터 대여신청 접수와 대여비 입금 절차를 진행했다. 필요한 물량이 사전에 집계됐기 때문에 절차대로라면 숫자가 부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행사 당일 '돌발 변수'가 생겼다. 대통령실 경호원 수십 명이 졸업복 위장 경호를 위해 학위복과 사각모를 가져간 것이다. 현장에선 혼란이 벌어졌다. 

 

UPI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졸업생 학부모는 이날  "경찰버스 여러 대에서 내린 사복 차림의 수십 명이 학위복 대여 장소 쪽으로 들어갔다"며 "면바지나 티셔츠를 입고 있어 20대 학생처럼 보이는 외모와 옷차림이었고 족히 50명은 돼 보였다"고 밝혔다. 

 

졸업생들은 물량 부족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 측은 옷감이 찢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져 따로 빼 두었던 '불량품'을 급히 들고 와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급한대로 자신의 치수에 맞지 않는 학위복을 입은 졸업생이 적잖았다. 석사 졸업생이 학사학위 복장을 대여한 경우도 있었다.

 

학위수여식 당일 행사장에는 실제로 학위복을 입은 다수의 경호원이 배치돼 있었다. 

 

윤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인 졸업생이 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구회를 외치자 학위복 차림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가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 '과잉경호' 논란이 일었다.

 

졸업생과 학부모는 당시 경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경호원의 '학위복 위장 잠입'이 경호상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도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가 있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졸업생 A씨는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행사에 대통령이 초대된 것인지, 대통령 행사에 졸업생들이 초대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주객이 바뀐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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