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윤재식 기자] 김건희 씨가 통일 운동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을 수수하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영상이 27일 본 매체 ‘서울의소리’를 통해 단독 공개된 것에 대해 함정취재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건을 취재한 장인수 MBC 기자는 이번 취재가 함정취재 가능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 27일 서울의소리 유튜브 특집방송 <영부인과 디올 그리고 몰카> 中  © 윤재식 기자

이날 서울의소리 특집방송 <영부인과 디올 그리고 몰카> 첫 회에서는 기독교계 대표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가 지난해 1월부터 김건희 씨와 접촉해 여러 차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제로 2차례 면담을 가지면서 명품을 건네는 과정에 대해 보도했다.

특히 최 목사가 김 씨에게 명품을 건네고 이를 김 씨가 수수하는 장면이 촬영된 증거 영상 확보와 공개는 이번 취재의 가장 큰 성과였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최 목사가 미리 준비한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를 이용해 몰래 촬영했다는 것 등은 추후 함정취재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장인수 기자는 방송에서 “함정취재가 무조건 금지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나라 많은 언론사들이 함정 취재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함정 취재를 통해 얻게 되는 국민의 알권리가 함정취재의 위험성이나 비윤리성이나 현저하게 높을 경우 또 함정 취재를 사용하지 않고는 취재원의 접근이나 취재자체가 불가능할 경우 또 함정취재 대상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아주 높은 권력자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함정취재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취재는)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며 “최 목사는 김건희 여사에게 주고하는 선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줬다. 김건희 여사가 직접 선물을 확인하고 약속을 잡고 선물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최 목사가 일방적으로 김건희 여사를 속였다고 이렇게만 보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목사가 김 씨를 첫 만났던 지난해 6월에는 명품을 건넸음에도 촬영을 하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최 목사가 이번 폭로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

한편 장 기자의 말처럼 권력 감시 또는 공익을 위한 함정취재는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 3월25일(현지시간) 시민단체 ‘레드 바이 동키스’가 탐사보도 전문기자 앤서니 바넷과 협업한 함정취재를 통해 영국 국회의원들이 컨설팅 회사 자문에 응하는 조건으로 일당 1만 파운드를 제시한 영상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국회의원들의 부적절한 부업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의 경우에도 정말 중요한 공익적 필요가 있으면 동의 받지 않은 촬영이나 녹취를 위한 별도규정을 두고 있다.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 역시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서 범죄나 비리 현장 고발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적 가치가 있는 경우 비밀촬영 등 함정취재를 데스크나 책임자와 미리 협의한 후 진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