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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마저 흔들리는 윤석열 정권, 정상인 곳이 없다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11/17 [15:05]

국정원마저 흔들리는 윤석열 정권, 정상인 곳이 없다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3/11/17 [15:05]

▲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도대체 정상인 곳이 없다.”

국정원에서 또 인사 문제가 터져 서로 갈등하자, 평소 보수를 지지한 중년 신사가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 개혁을 통해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일절 개입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윤석열 정권 들어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 더욱 웃기는 것은 국정원 내에서 권력 싸움이 벌어져 인사 파동이 여러 번 났고, 그때마다 간부들이 경질되었다는 점이다.

 

김규현 원장은 지난 6, 국정원 인사 파동으로 경질설이 나돌았으나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인사 파동이 또 불거진 것이다. 이로써 김규현이 곧 경질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인사 파동 언론에 생중계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슬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정보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지금, 국정원이 서로 자리 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올해 6월 윤석열이 김규현 국정원장을 재신임했는데도 지금까지 조직 내부가 술렁이고 외부까지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니 통탄할 일이다.

 

어떤 기관 보다 보안이 중시돼야 할 정보기관의 인사 파동이 언론에 생중계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6월 윤석열의 재가를 받은 1급 간부 인사가 닷새 만에 번복되는 초유 사태를 겪고도 여전히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으면서 파벌 싸움양상으로 비화되었고, 그것이 언론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린 것이 분명하다.

 

전직 국정원 간부들도 우려

 

이에 대해 한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는 세계 어떤 정보기관이 인사 문제를 외부에 흘리냐정보기관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이 몰라야 제대로 일하는 것인데 한심하다라고 일갈했다. 국정원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 원장은 외부에 문제를 제기하니까 잡음이 흘러나오는 건데 그것만으로 보안 누설이라며 상식적이지 않다라고 성토했다.

 

국정원 1차장 출신인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모사드 정보 실패를 교훈 삼아 기본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지 자성해야 할 시점에 조직 관리로 잡음이 나온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북핵 대응,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경제 안보 문제까지 정보가 서포트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한 전직 국정원 직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사받고 처벌받고 연금까지 깎이며 만신창이가 됐다. 마음잡고 일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되찾아줘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정권 들어 유독 갈등 고조

 

국정원이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일어난 것은 1999년 국정원 개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윤석열 정권 들어 국정원이 본래의 목적보다 권력 놀음에 열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정원은 기관 특성상 간부들을 한꺼번에 인사 조치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각 부서장급 1급 간부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김규현 국정원장과 김남우 기조실장이 대통령실을 방문하기 일주일 전, 윤석열은 국정원 1급 간부 17~18명의 승진·보직 인사를 재가했다. 나중에 윤석열이 대기발령 조치를 요구한 8명이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윤석열과 김기현 국정원의 면담 이후에도 대통령실 요구는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이들에 대한 윤석열의 인사 재가가 철회됐다.

 

철회된 국정원 인사는 내부 검토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대통령실 검증을 거친 뒤 윤석열 재가에 따라 정식 임명됐다. 고위급 인사가 대통령 결재 일주일 만에 뒤집히고, 그 내용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된 일은 1999년 국정원으로 개편된 이후 처음이다.

 

투서로 권력 싸움

 

그런데 국정원의 인사 갈등이 내부에서 나온 투서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투서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 전달됐고, 국가안보실은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보고서를 만들어 윤석열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보고서를 검토한 윤석열도 직접 여러 경로로 투서 내용과 정보기관 내부 속살이 외부로 드러나게 된 배경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을 호출하고 김규현 국정원장이 용산을 찾아간 것은 그다음 일이다. 인사 번복 배경에는 투서 내용 대부분이 사실에 가깝고, 사안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대통령실의 판단이 깔려 있었다.

 

국정원 실세 A씨는 누구?

 

투서에는 국정원 실세로 지목된 간부 A씨가 내부 인사에 지나치게 개입했다는 문제 제기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1급 간부 인사에서 승진 대상자는 7명이었다. 여기에는 A씨 본인이 포함돼 있었고, 다른 3명은 A씨의 국정원 공채 입사 동기였다. 기수와 업무 이력 등을 종합했을 때 이례적인 승진이며, A씨가 자신의 측근이자 특정 지역 출신들을 요직에 앉히면서 내부에 큰 세력을 만들고 있다는 게 투서의 주된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윤석열 정부 들어 고속 승진을 하며 요직을 맡았다. 지난해 김규현 원장 취임과 함께 비서실장으로 임명(당시 3)됐고, 이후 대북방첩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2급으로 승진했다. A씨는 철회된 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했다. 1년 만에 3급에서 1급 승진은 국정원 내부에서 전례가 없다.

 

지난해 9월 국정원에서 1급 간부 27명이 퇴직했고 12월에는 2·3급 인사 100여 명이 보직을 받지 못했다. A씨가 이 과정에서 인사와 관련한 김규현 원장의 판단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여권과 국정원 안팎의 해석이다.

 

어디 한 군데 성한 데가 없는 윤석열 정권

 

인사 문제로 국정원 내부에서 내전에 준하는 파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임 정부 시절 중용됐다 밀려난 직원들과 신진 세력의 갈등설, 국정원 내부 세력과 윤석열 정부 들어 파견된 검찰 라인 사이 갈등설, 해외정보 파트와 국내정보 파트의 힘겨루기설 등이 무성하다.

 

인사 문제와 함께 김규현 원장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가 중용한 A씨가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된 것은 김 원장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조직 장악력에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국내 정치 개입도 나중에 모두 수사를 받게 될 것이다.

 

요즘은 자녀 학폭, 북한 미사일 발사 날 주식거래를 하고 골프를 친 김명수를 함참의장으로 지명해 논란이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4성 장군들을 몰아내기 위해 삼성 장군을 사성장군으로 만든 후 곧바로 합참의장을 만들려하니 군이 술렁거리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윤석열 정권은 어디 한 군데 성한 데가 없다. 윤석열 정권은 역사상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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