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도 김건희 도플갱어? '허위 학력' 파장공개 프로필 원주고 졸업..실제 원주농고(영서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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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2022년 4월호 기사에 나오는 김승희 전 비서관 프로필(왼쪽)과 포털 '다음'의 김승희 프로필
초등학교 딸의 학교 폭력 무마 의혹으로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 의전비서관에서 경질된 김승희 전 비서관의 언론과 포털 등에 공개된 학력이 허위로 드러났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각종 행사 때 최근접 거리에서 의전을 챙기는 핵심 참모 가운데 한 명이다.
6일 '뉴스버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 응하거나 포털에 직접 학력을 기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본인과 대통령실이 언론과 포털에 공개된 허위 학력을 방치 또는 묵인해 온 것이어서 '허위 학력'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 전 비서관은 취재 과정에서 공직 진출 때는 언론 등에 공개된 학력이 아닌 실제 학력을 썼다고 반론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만약 공직 서류에 허위 학력이 기재됐다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후임으로 임명됐다. 발탁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건희 표' 인사로 꼽힌다. 김건희씨와는 2009년 고려대 미디어대학원 최고위과정을 함께 수료했다.
매체는 김씨의 '딸 학교 폭력 무마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31일 지식정보공유 온라인 사이트인 나무위키에 올라있던 김씨의 프로필 학력란이 하루 전(30일)에 수정된 사실을 발견했다.
학력란에서 기존에 있던 원주고등학교(졸업),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 학사‧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력이 전부 사라지고,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 수료’ 이력 하나로 채워져 있었다.
지식정보공유 온라인 사이트 나무위키에 나오는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의 학력 프로필 수정전과 수정후.
김 전 비서관의 학력은 일부 언론 등에도 원주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등으로 소개돼 있다.
뉴스버스는 김 전 비서관의 학력이 통째로 수정된 것에 의문을 품고 고려대 교우회를 통해 1971년생 ‘김승희’ 이름의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졸업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으나, 71년생이 졸업할 무렵 전후 5년 고대 경영학 학사와 고대 경영학 석사 졸업자 명단에는 ‘김승희’가 없었다.
김 전 비서관은 반론 과정에서 최종 학력이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라고 했으나, 이는 공개된 프로필에 등장하는 '대학원 경영학 석사'와는 다르다. 경영전문대학원은 직장인 상대의 특수대학원으로 학위는 주지만, '경영학 석사'가 아닌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학위를 준다. 김건희씨도 서울대의 직장인 대상 경영전문대학원에서 받은 경영전문석사 학력을 서울대 경영학과(전공) 석사로 기재했다가 허위학력 논란 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취재 과정에서 김 전 비서관이 원주고가 아닌 ‘원주농고’를 1990년 2월 졸업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김 전 비서관을 잘 아는 원주농고 동창회 간부 A씨는 “원주농고 1년 후배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A씨에게 김 전 비서관의 사진을 보내 확인한 결과 “원주농고 1년 후배 김승희가 맞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비서관의 1년 터울 형과 고교동창이면서 김 전 비서관과는 같은 시기 원주의 제8전투비행단에서 보충역 근무를 함께 했던 B씨는 “김승희는 당시 대학에 가지 않고 고교를 졸업한 뒤 보충역 병역을 했다”면서 “병역을 마친 뒤 20대 중반까지 모델로 활동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B씨는 또 “원주지역에서는 이미 김승희가 원주농고출신인데, 원주고 출신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덧붙였다.
1941년에 설립된 원주농고는 2005년 3월 1일 원주농고에서 '영서고'로 교명이 변경됐으나, 엄연히 1953년 설립된 원주고와는 다르다.
하지만 포털사이트 다음의 '마이프로필 관리'에서 김 전 비서관의 학력은 '원주고'와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로 나온다. 포털 다음의 '마이프로필 관리 공지'에 따르면 프로필은 본인 또는 당사자에게 위임받은 사람만이 등록 신청할 수 있다.
또 월간조선의 지난해 4월호 '윤석열 시대 이끌 50명은 누구인가' 기사에 김 전 비서관은 50인으로 꼽혀 소개가 됐는데, 이때 프로필에도 학력은 원주고 졸업과, '고려대 경영학 석사 졸업'으로 기재돼 있다. 월간조선이 취재과정에서 프로필 경력을 김 전 비서관에서 직접 확인한 것인지, 윤석열 캠프에서 제공된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승희 전 비서관 반론]
뉴스버스는 SNS메시지를 통해 김 전 비서관에게 언론 등에 원주고와 고려대 경영학 학사,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등으로 허위 학력이 공개된 데 대한 반론을 요청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에 대해 원주고가 아닌 영서고(농고)를 졸업했고, 최종 학력은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공직에 들어갈 때 위의 내용(영서고와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을 담은 학력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공직 서류에는) 허위 학력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김 전 비서관은 또 "단 한번도 (학력 관련) 취재 인터뷰에 응하거나, 나무위키 등 (포털)에 (직접 학력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김승희 전 비서관에게 실제 출신 대학도 물었으나 김 전 비서관은 대학에 대해선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