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지명한 장관들은 하나같이 왜 이 모양일까? 유인촌 문체부 장관 지명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문화인 블랙리스트에 자유스러울 수 없고, 김행 여가부 장관 지명자는 김건희와의 오랜 친분과 자유스러울 수 없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는 아예 거짓말 자동 판매기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한 술 더 뜬다. 그가 과거에 한 말을 모두 모아 놓으니 극우도 이런 극우도 없다. 통일부 장관에 극우 유투버를 임명하더니 국방부 장관도 극우를 지명한 윤석열의 오기인사가 통탄스럽다. 그렇다면 신원식이 과거에 했던 말은 무엇이며, 그게 왜 문제가 될까?
박정희의 5.16군사 쿠데타가 혁명이라는 신원식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4.19로 붕괴되고 장면 내각이 잠시 서더니 갑자기 육군 소장 박정희가 군대를 몰고와 정권을 장악했다. 역사는 그걸 ‘5.16 쿠데타’ 혹은 ‘5.16 군사 정변’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신원식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5.16을 나라를 위한 혁명이라고 했다. 같은 군인 출신이 집권했으니 옹호해줄 수는 있으나, 신원식이 앞으로 국방부 장관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군부가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도 신원식은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원식은 박정희가 군사 정변으로 집권한 것은 맞지만 산업 발전을 이룬 공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정도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박정희 정부가 이룬 산업화도 일본에서 받아온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로 시작된 것이라 온전히 박정희 정부의 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거기엔 저임금을 받아가며 희생한 국민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다. 박정희 혼자 이룬 산업화가 아니란 뜻이다.
박정희가 산업화를 주창할 시기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갔는가? 청계천 피복 공장을 다니던 전태일 열사가 온몸에 석유를 뿌리고 죽은 때도 박정희 정부 때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간 수많은 우리들의 누나, 하루 15시간 미싱을 돌리며 살아야 했던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가 이루어 놓은 산업화인 것이다.
낮에는 농부들과 막걸리 마시고 밤에는 ‘안가’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불러놓고 시버스 리갈을 마신 박정희의 이중성을 잊은 채 그저 박정희를 산업화의 아버지로 모시는 보수들의 태도가 역겹다. 박정희 정부 시절, 또 얼마나 많은 민주 인사들이 투옥되고, 간첩으로 조작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는가? 민청학련 사건은 지금도 사법 암흑의 날로 기록되어 있다. 박정희는 정적 김대중을 죽이기 위해 일본에서 납치하려다 미국의 방해로 실패했다.
박정희가 영구 집권을 획책하며 노동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자 여공들이 일어났고, 이어서 부산과 마산에서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걸 당시에는 ‘부마사태’로 불렀지만 지금은 ‘부마 민주화 항쟁’으로 부른다.
1979년 10월 26일, 지방 행사에 다녀온 박정희는 예의 유명 연예인을 안가로 불러놓고 술을 마셨다. 그때 차지철 경호실장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멸시하였고, 이에 격분한 김재규가 권총을 가져와 박정희와 자치철을 살해해 유신정권이 막을 내렸다.
전두환의 12.12사태가 구국의 결단이라는 신원식
박정희가 부하의 총에 죽은 후 잠시 민주화의 봄이 온 것 같더니 이번에는 전두환이 하나회를 출동시켜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박정희의 양아들 격인 전두환은 집권을 위해 광주를 찍어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하였다. 전두환 일당은 김대중 총재를 내란수괴로 몰아 사형선고까지 했다.
박정희는 김대중을 동경에서 납치해 현해탄에 버리려다 실패하고, 전두환은 김대중을 내란수괴로 몰아 사형선고까지 내렸지만 김대중은 살아나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재임 기간 중 어떤 정치보복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 후예들이 부활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계엄군을 출동시켜 광주 시민을 무자비하게 살육한 전두환을 구국의 영웅으로 모시는 신원식은 국방부 장관을 할 자격이 없다. 자국민을 총칼로 죽인 전두환 같은 군부 독재자를 옹호하고 어찌 나라를 지키는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사고를 가진 신원식이 왜 위험하느냐 하면 윤석열 정권이 위기에 몰릴 때 언제든지 군대를 동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저 군부 독재 후예들이 어디 법을 지킬 사람인가?
박근혜가 국정 농단으로 탄핵될 때도 수구들은 은밀하게 계엄령을 계획했으나 워낙 촛불 시민들의 규모가 커 포기한 바 있다. 그때 계엄령을 획책했다가 미국으로 도주한 조현천 기무사 사령관은 윤석열이 집권하자 슬그머니 귀국했다. 사전에 조율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조현천은 언제고 처벌받을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이 논란이 되자 신원식은 최근 말을 조금씩 바꾸고 있지만 그의 사고를 지배하는 군부독재 의식은 바꿀 수 없다. 여차하면 엎어버릴 수 있다는 사고를 지닌 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면 되겠는가? 그건 역설적으로 윤석열 자신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홍범도 장군은 공산당이므로 흉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신원식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서 철거된다는 뉴스가 나가자 독립 유공자 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한 가운데, 과연 누가 이 기획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신원식이 가장 먼저 이 문제를 거론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었다.
신원식은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경력이 있으니 육사에 흉상을 세워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 현실화되었다. 육사 흉상 철거 실무자는 뉴라이트 소속인 나종남 육사 역사학 교수로 알려졌다. 육사 흉상 철거가 논란이 되자 윤석열이 기다렸다는 듯 이종섭을 경질하고 신원식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게 과연 우연일까? 그러니까 그들에겐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이완용도 어절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한 신원식
신원식은 역사 인식도 제로인 것 같다. 모든 국민이 친일파로 증오하는 이완용을 두둔했기 때문이다. 신원식은 조갑제 닷컴에서 “우리는 매국노의 상징으로 이완용을 비난하지만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에 저항했다고 하더라도 일본과 국력 차이가 너무 현저해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해 전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5.18 특별법은 좌파법, 촛불은 반역이라고 말한 신원식
신원식은 김영삼 정부 시절 여야가 합의해 의결한 5.18 특별을 좌파법이라 비하했다. 사실상 전두환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전두환을 칭송했다가 개사과를 올린 윤석열과 비슷하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박정희와 전두환이 ‘롤모델’로 존재했던 것이다.
신원식은 심지어 촛불을 반역이라고 말했다. 이런 자가 국방부 장관이 된다니 통탄스럽다. 그 결과는 내년 총선 때 거대한 응징으로 나타날 것이다. 뉴라이트 친일 매국 세력이 대한민군을 점령했다. 모두 나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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