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도 뉴라이트가 잠식?..이동순 시 '홍범도 장군의 절규' 차단이용자들 항의 "검열을 중단하라..문학인의 양심에 대한 참혹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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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홍범도 장군을 그린 시 '홍범도 장군의 절규'로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 당했다.
시인의 시적 표현까지 정치적인 잣대에 휘둘리는 세상이 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의 시 <홍범도 장군의 절규>를 두고 "정체성을 바탕으로 개인 또는 집단을 열등한 대상으로 묘사하면서 공격하는 콘텐츠를 공유하신 것 같다"라며 계정을 차단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폭거를 널리 알려주세요!!"라며 "공유말고 복붙해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는 "영남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훌륭한 문학인인 이동순 시인의 페이스북 계정이 차단되었답니다. 다수의 홍범도 장군 헌정시를 연재했다는 게 이유라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류근 시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페북은 검열과 제한을 남발하고 있다. 제 포스팅은 노출이 극단적으로 줄었다"라며 "의도적이고 편파적인 개입의 혐의를 지울 수 없다. 페친들의 글이 무단으로 삭제되고, 계정 정지 불익익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선을 넘었다는 게 자명하다"라고 밝혔다.
류 시인은 "뉴라이트 출신들이 페북 이사회에 대거 진출했다는 설도 들려온다"라며 "총선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 중이라는 설도 들려온다. 이미 많은 분들이 법률적 대응에 대해서 언급하고 계신다. 뭔가 항의를 하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뜻을 결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라고 했다.
이어 "사용자들 컨텐츠로 먹고 사는 페북이, 사용자들 상대 광고 영업으로 먹고 사는 페북이 이런 식으로 횡포를 부릴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 사용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곧 어떠한 방법으로든 바로잡을 방법이 강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SNS를 통해 "이동순 교수님의 시 <홍범도 장군의 절규>공유하였다는 이유로 '계정 경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 내용의 게시물에 대한 노출 제한과 계정 차단 의혹을 받아온 페이스북이 최근에는 홍범도 장군 관련 게시물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게시물을 사전검열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서 ‘#Mark_Zuckerberg #stop_censorship’(마크 주커버그, 검열을 중단하라)’이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항의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이것은 표현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요, 유신과 군사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문학인의 양심에 대한 참혹한 공격”이라며 “태그 동참을 통해 페이스북코리아에서 벌어지는 이 참담한 현실을 세계에 널리 알려달라”는 글을 공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특정 혐오 발언이 있으면 규정에 따라 차단되지만 정치적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용어 차단 알고리즘은 미국 본사에서 관리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원론적인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김상수 작가는 아예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상단에 페이스북 코리아의 규제 횡포를 지난 6월부터 상단에 고정시켰다.
그는 "윤석열 등장 이후 작년 6월 ‘메타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가 제일기획 영업 마케팅 출신자로 바뀌면서 광고 선전으로 페이스북이 덮어지고 윤석열 김건희 국힘당 비판 포스팅 등 정치 관련 글은 강제 노출 빈도 제한과 잠금을 당하고 있다"라며 "내 경우 딱 1년 전 부터 포스팅 노출 빈도가 점점 줄어들면서 팔로워 숫자가 급격하게 정체됐다. 1년 전 팔로워 숫자 18,684 명이 현재 거의 그대로다. 올해 들어와 6개월 전부터는 노출 빈도가 최저선이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특정 혐오 발언”이라고 ‘메타 페이스북 코리아’가 마음대로 규정하면서 한국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내용적으로 언론 검열을 당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해야 하나? 중지(衆智)를 모아 대처해야 하는데, ‘메타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김진아를 고소 고발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동순 교수는 지난 1일 해당 제목의 시를 페이스북에 게재했는데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이 조치를 당했다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들도 역시 이 교수의 해당 시를 공유했다가 똑같은 조치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거 무슨 뜬금 없는 짓인가. 내가 무슨 혐오발언이나 공격을 했다고 콘텐츠를 삭제하고 제한조치에다 경고까지 보내는가”라며 “시 작품 전문이 사라졌다. 페북이 아무래도 수상쩍다”라고 글을 올렸다. 독립운동가의 자손인 이 교수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40년간의 홍범도 장군 연구를 모아 올해 3월에는 <민족의 장군 홍범도>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교수의 시 '홍범도 장군의 절규'에는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해방조국은 허울 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라는 문장에서 ‘친일매국노’와 ‘왜놈’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왜놈’이라는 표현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유한회사 페이스북 코리아는 법인 등기부등본 상 싱가폴 국적 '데미안 여관 야오'가 대표로 등재 돼 있다. 현재 김진아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는 바지사장일 것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런 일련의 행위 배경에 페이스북 코리아 구성원을 지목한다. 박대성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의 심상찮은 이력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 코리아 대외정책 총괄이사와 페이스북 코리아-재팬 대외정책 부사장을 역임했다.
<홍범도 장군의 절규>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