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대신 맥아더 유력'..네티즌 "차라리 김재규 흉상으로" 조소'육사 및 국방부, 홍범도 흉상→맥아더 흉상으로 교체 검토 ',
|
SBS는 30일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나온 정보를 토대로 ‘홍범도 장군 흉상 대신 맥아더 장군의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육사 내 철거 관련해 정부는 동의한다는 취지를 밝혀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육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이 빠진 자리에 육사 설립 취지에 맞는 다른 인물의 흉상을 설치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SBS 보도 등을 통해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흉상이 그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유력해지고 있다.
당초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후 대체 인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백선엽 장군의 경우 조선 독립군 토벌을 주 임무로 했던 만주국 간도특설대 간부 출신 성분 등이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 역시 이번 육사가 교정 내 기념물 재정비 사업 추진 입장에서 밝혔던 학교 정체성과 설립취지를 구연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육사는 지난 25일 항일민족영웅 5인의 흉상을 철거해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큰 논란에 부딪히자 발표한 <육사 內 기념물 재정비 추진 관련 입장문>을 통해 “육사 교내에는 학교의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었다.
맥아더 장군은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의 가치에는 부합되는 인물인 것은 맞지만 한국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의 육사 출신도 아닌 맥아더 장군의 흉상을 항일영웅흉상들과 같이 둔다는 것 자체가 이번 육사 기념물 재정비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차라리 육사 전신인 조선국방경비사관학교 출신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해 독재를 끝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흉상을 설치하는 게 어떻겠냐’는 조소 섞인 비판을 했다.
이들의 논리는 김 전 중앙정보부장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육군 간부 ▲광복 후에는 육군 사관학교 전신인 조선국방경비사관학교를 졸업 ▲한국전쟁에서는 장교로 공을 세움 ▲전쟁 후 준장까지 진급했지만 5.16 쿠데타에는 가담하지 않았음 ▲박정희 대통령 심복 ▲박정희 대통령 시해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맥아더 장군 흉상 설치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에 웬 미군 장성의 흉상인가?”냐며 “대한민국 육사가 하루아침에 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미국 육군사관학교 명칭)의 한국 캠퍼스로 바뀌기라도 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어 “어떻게든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치워내고자 발버둥치는 윤석열 정권의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 아니라고 부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홍범도 장군의 흉상에 절대 손을 대어선 안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