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야든 초선들은 의욕이 넘쳐 항상 개혁에 앞장서는 게 관례인데, 국힘당은 예외다. 오히려 3선보다 초선들이 더 개혁에 미온적이고, 윤석열 호위부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핵관들과 후보들이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에 이어 이번에는 안철수가 표적이 되었다. 안철수가 ‘윤안연대’를 강조하자 대통령실이 나서 안철수를 “국정을 방해하는 적”으로 규정했다.
신평, 윤석열 탈당 거론해 파장
그것도 모자라 윤석열의 멘토로 통하는 신평은 “만약 안철수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탈당하고 신당을 차릴 수 있다.”라고 메가톤급 발언을 했다. 그러자 국힘당 내에서도 “지나친 발언이다.”라며 신평의 해촉을 촉구하고 나선 사람도 있다.
신평이 한 이 말이 신평의 개인 의견인지 윤석열의 뜻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반박하지 않은 것으로 봐 윤석열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윤석열이 나경원에 이어 안철수마저 비토했다는 방증이다. 그러자 진중권이 “이제 한 사람만 남게 되었다.”라고 깐족거렸다.
초선들 나서 언론플레이
문제는 국힘당 초선들이다. 나경원을 축출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초선들이 이번에는 나경원이 하지 않은 말을 꺼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어 논란이다. 국힘당 초선들은 나경원이 "내가 (연대를) 안 하면 안 했지,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러자 나경원 측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머니투데이>는 "나경원, 초선들 만나 '내가 안철수랑 어떻게 함께 가겠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 익명의 초선 의원의 발언을 보도했다. 해당 의원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본인도 '내가 안 하면 안 했지 어떻게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하겠나'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나경원 측은 "<머니투데이>의 안철수 의원 관련 발언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라고 반격했다.
나경원 비난했던 초선들 나경원 찾아가 표 구걸
나경원이 설치자 가장 먼저 연판장을 돌려 사실상 나경원을 축출시킨 초선들이 안철수가 부각되자 이번에는 나경원을 찾아가 위로하는 해프닝을 벌여 핀잔을 듣고 있다.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초선들 하는 짓이 닳고 닳은 3선들보다 더 구태스러운 것이다.
초선들이 이처럼 행동하는 것은 차기 총선 공천 때문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든지 윤석열의 눈에 들어 공천을 따내기 위해 간도 쓸개도 다 빼고 윤비어처가만 부르고 있는 것이다. 국힘당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힘당 초선 48명은 나경원이 전체 여론조사 1위를 하자 “나경원은 대한민국에서 추방해야 할 정치적 사기 행위를 중단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수도권 4선에 원내대표까지 자낸 나경원이 졸지에 추방자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뒤끝작렬 정치의 말로는?
이에 충격을 받은 나경원은 결국 당대표 출마를 포기했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나경원의 아킬레스건 즉 자녀 입시 비리 의혹과 본인의 국회법 위반이 도사리고 있다는 말도 돌았다. 일각에서는 김건희가 나경원을 몹시 싫어한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윤석열의 ‘뒤끝작렬’은 이미 정평이 난 바, 나경원 역시 윤석열의 복수가 두려웠을 것이다. 더구나 나경원의 남편은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어 자신이 윤석열을 거역할 시 어떤 불이익이 닥쳐올지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뒤끝작렬 정치의 말로는 처참할 것이다. 반드시 역풍이 불기 때문이다.
나경원이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자 안철수의 지지율이 대폭 올랐다. 나경원 지지표가 대거 안철수에게로 몰린 것이다. 이에 당황한 김기현 측과 윤핵관, 대통령실이 모두 나서 이번에는 안철수에게 집단 린치를 가했고, 그 과정에서 신평의 ‘윤석열 탈당’이 나온 것이다.
이준석계 “이런 개콘도 없다” 비난
나경원 측이 '안철수' 관련 발언을 부인하고 나서자, 윤핵관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그야말로 개그콘서트의 부활"이라며 "도대체 나경원 전 의원이 하지도 않았다는 말을 언론에 흘린 익명의 초선 의원은 누구인가?"라고 일갈했다.
김용태는 "왜 굳이 익명으로 인터뷰를 하시는지부터 모르겠고,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는 건 무슨 추태인가? 창피하지 않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선관위에 건의드린다"라며 "현역 국회의원들의 당헌당규 위반에 계속 가만히 있을 거면, 그냥 선거운동을 하게 하자. 어차피 당원들께서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도 성토했다.
집단 린치 당한 안철수 공식 일정 중단
안철수가 김기현을 앞서가는 여론조사가 다수 나오자 당황한 윤핵관들은 그때부터 안철수를 축출하기 위해 온갖 험한 말을 토해냈다. 윤핵관의 한 사람인 박수영은 “안철수는 반윤에 종북 분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철수가 과거 사드 배치에 반대한 것에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윤핵관의 핵심인 장제원도 “안철수는 윤심팔이 그만하라!”라고 일갈했다.
역시 윤핵관 중 한 사람인 이철규는 “안철수가 친윤 상표를 도용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철규는 3일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오히려 국정에 힘 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우려가 있다”며 안철수를 적대시했다. 그것도 모자라 신평은 “안철수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힘당에서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안철수의 대응이 변수
대통령실로부터 일격을 당한 안철수가 나경원처럼 당대표 출마를 포기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이 결코 안철수에게 불리하지 않아 쉽게 출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포기하면 사실상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힘당 전당대회는 안철수, 김기현, 황교안, 천하람이 최종 겨루고, 결선 투표에서 안철수와 김기현이 겨룰 것이다. 이때 황교안, 윤상현, 조경태 지지표가 김기현을 지지할 수 있지만 대세를 결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황교안 지지표는 대부분 태극기 부대 표로 박근혜를 구속시킨 윤석열에게 상당한 분노를 가지고 있어 김기현을 지지할지도 미지수다.
수도권 전멸을 염려하는 국힘당 당원들과 유승민, 이준석, 나경원 지지자들이 천하람을 지지한 후 결선투표에서는 안철수를 지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해서 안철수가 당선되면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 레임덕에 빠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가 당 대표가 되면 검찰이 캐비닛에서 무슨 카드를 꺼낼지 모른다. 만약 카드를 꺼내면 국힘당은 사실상 와해되고 말 것이다.
미래 없는 국힘당
설령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이 승리해 당대표가 된다 해도 국힘당은 미래가 없다. 김기현은 중도 외연 확장성이 없는 인물로 차기 총선에서 국힘당은 다시 수도권에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힘당은 지도부가 해체되고 다시 비대위 체제로 가거나 분당될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는 말이다.
그나마 초선들이 개혁적이면 미래라도 있는데, 초선들이 3선보다 더 구닥다리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의 미래는 속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조작, 탄압만으로 성공한 정부는 없다. 다 감추어도 무능은 감출 수가 없다. 취임 9개월 만에 경제, 외교, 안보를 파탄내고 민주주의 지수마저 8단계 하락시킨 정권은 윤석열이 유일하다. 거기에다 김건희까지 나대니 국정 지지율이 그 모양 그 꼴인 것이다. 한 마디로 총체적 무능 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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