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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직접 매도' 말했던 검사 '금감원 2012년 시세조종 조사' 사실도 밝혀

금감원·한국거래소가 작성한 '사건번호 133호, 도이치모터스 불공정거래 조사자료' 보고서 제출했지만, 수사로 진행 안돼
홍사훈 "주가조작에 관한 부분도 조사했을 금감원..조사 사실 왜 숨겨왔나”

정현숙 | 기사입력 2023/01/24 [09:34]

'김건희 직접 매도' 말했던 검사 '금감원 2012년 시세조종 조사' 사실도 밝혀

금감원·한국거래소가 작성한 '사건번호 133호, 도이치모터스 불공정거래 조사자료' 보고서 제출했지만, 수사로 진행 안돼
홍사훈 "주가조작에 관한 부분도 조사했을 금감원..조사 사실 왜 숨겨왔나”

정현숙 | 입력 : 2023/01/24 [09:34]

"금감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해서는 조사한 적이 없었다고 계속 주장"

 

유튜브 채널 <KBS시사>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 갈무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까지 올라갔지만, 수사로 진행이 안 된 중요한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2013년 경찰 내사를 통해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2년 금융감독원에서 먼저 이상거래가 적발돼 조사받았고 검찰에 수사 의뢰까지 됐다는 것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재판에서 김건희씨의 주식 '직접 매도'를 밝힌 공판 검사가 경찰의 내사가 시작된 2013년 이전인 2012년에 이미 금감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의 이상거래에 대해 감지했었다는 사실을 재판에서 공개한 것이다.

 

도이치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온 홍사훈 KBS 기자는 21일 유튜브 채널 <KBS시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번호 133호’ 영상을 공개하고 “2012년에 이미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이상 거래가 적발돼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됐다”라고 말했다.

 

홍 기자는 “지금까지 금감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서는 조사한 적이 없었다고 계속 주장해왔다"라며 "그게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금감원은 왜 조사했다는 사실을 숨겼을까?"라고 검사와 판사가 법정에서 오간 말과 확인한 사실을 풀어 나갔다. 

 

지난해 11월 11일 재판에서 판사가 검사에게 한 질문과 답이다.

 

판사: 이상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자동으로 포착된다는데 그 당시엔 적발된 게 없었나?


검사: (2012년) 적발된 게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관련해 남부지검까지, 금융조사부까지 의뢰된 게 있는데 수사로까지 진행되진 않았다.

 

그러면서 검사는 2012년 당시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에서 작성한 '사건번호 133호, 도이치모터스 불공정거래 조사자료'라는 보고서를 재판부에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사건번호 133호를 지정해  도이치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고서도 계속 부정한 상황이 법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검사는 당시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재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혐의 피의자로 함께 기소돼 있는 ‘김OO’가 거래한 데이터들이 2012년 당시엔 빠진 채 넘어와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앙지검 공보관은 “2012년 당시 검찰에 수사 의뢰 들어온 것은 없었고, 검사가 법정에서 한 발언은 착오를 일으켜 잘못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홍 기자는 "법정에서 검사가 구체적으로 '남부지검, 또 금융조사부로 의뢰가 왔다'라고 말했는데 이걸 착오로 말할 수 있을까?"라며 "또 해당 검사는 공판뿐만 아니라 수사도 직접 했기에 누구보다 사안을 잘 꿰고 있다. 중앙지검 공보관의 답변이 납득이 가지 않아 검사 본인한테 확인한 건지 다시 물었다"라고 말했다.

중앙지검 공보관은 “검사 본인한테 물어본 건 아니다”라며 “수사 의뢰 들어온 기록이 없으니 검사가 착오를 일으켰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도이치모터스사건에서 검찰이 시세조종 혐의로 밝힌 거래는 7000여건에 달하고 기소된 9명의 피의자가 동원한 계좌도 156개다. 지금 검찰이 보고 있는 거래 데이터나 2012년 당시 금감원이 봤다는 데이터나 똑같은 거래 데이터들이다. 그런데 2012년엔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인 '김OO'의 거래 데이터만 빠져 있었다.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고 나머지 피의자 8명에게도 중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그간 이상 거래 혐의를 적발해 조사했고 보고서까지 작성한 사실을 숨겨왔다. 

홍 기자는 “이 부분이 이상하다”라며 “이상거래를 적발해 조사하는 것은 금감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었다는 사실을 왜 계속 숨겨왔느냐가 중요하다”라 금감원이 숨겨온 사실에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금감원은 2012년 당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불러 조사한 사실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조작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대주주 공시의무 위반'으로 당시 권오수에 대해 '경고' 조처를 내린 바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1년 6월, 당시 권오수 회장이 주식계좌에 자투리 돈이 있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23만 원어치를 매수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대주주는 보유주식 변동이 있으면 바로 공시해야 하는데 23만 원어치 산 걸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감원이 조사해 '경고' 조처를 내렸다는 거다. 

홍 기자는 대주주 권 회장의 23만 원 공시의무 위반 조사에 2011년 6월 적발해 2012년 10월 경고조치로 1년 4개월이나 걸린 것을 두고서 의문을 품었다. 그는 "사실 대주주 보유주식 변동에 대한 공시의무 위반은 범죄행위도 아니고 그리 큰 문제도 아니다"라 “이때 주가조작에 관한 부분도 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홍 기자는 앞서 검사가 공개한 김건희씨가 직접 전화해 매도를 주문했다는 것은 “돈과 계좌만 빌려주고 쩐주 역할만 한 게 아니라 직접 플레이어로 뛰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며 "바로 그 말을 했던 검사가 금감원에서 2012년 조사한 적이 있었다는 말도 같이 했다. 사건번호 133호 보고서를 법정에 제출한 검사도 그 검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러 얘기가 법정에서 튀어나오는데 공판 검사 10여명 중 5명은 처음 수사할 때부터 참여했던 검사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기자는 “모든 사실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다. 전화했던 녹음기록도 남아 있다”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김 여사에 대해선 기소 여부, 혐의 여부조차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번호 133호’ 보고서로 많은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공개돼야 한다, 그래야만 금감원이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건희씨가 없었다면 조직적으로 사건이 은폐됐을까 하는 의구심이 나오는 부분이다. 금감원 내부에는 금융 수사와 관련해 파견 검사가 있고 금감원은 수사 의뢰와 관련해 파견 검사와 의논했을 거고, 금감원 자체적으로 마무리하게끔 한 인물도 역시 검사일 거라는 합리적 추론이 나온다. 다만 홍 기자가 말한 일부 '의로운 검사?' 입에서 나온 새로운 사실들이 법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홍 기자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에 상상하기 힘든 큰돈을 챙길 수 있는 주가조작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 형량도 쎄다"라며 "힘 있고 빽 있는 사람이라 해서 빠져나갈 수 있다면 그런 나라의 주식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나?"라고 관련 취재물을 이날 KBS 9시 저녁 메인뉴스에 직접 나와 보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9시 뉴스에서 돌연 불발되고 닷새나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로 올라왔다.

 

그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주식시장을 비교할 때 중요한 판단기준 가운데 하나가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 여부"라며 "지난 두 달 동안 '홍사훈의 경제쇼' 진행하면서 틈틈이 취재하고 확인 작업을 거쳐 보도하는 뉴스다. ‘의혹이 있으면 취재하고, 확인이 되면 보도하라’ 제가 33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철칙으로 삼는 말"이라고 도이치 주가조작과 관련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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