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은 적’ 발언에 대해 ‘이란 측의 오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 참석 위해 방문한 스위스에서 지난 17일 동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사물놀이 공연을 보며 앙코르를 외치는 모습 ©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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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이번 순방에 동행하고 있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현지시간) “(이란 측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복수의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또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이란 외교부가 윤강현 주이란 대사를 초치하자 한국 외교부도 이란 대사를 맞초치 한 것에 대해서 ‘이란이 윤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가능성을 거론했다’며 “오해였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증명이 됐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도 주한이란 대사를 초치해서 설명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이란에 진정어린 사과 혹은 특사 파견’ 등에 대해서는 “조금 오버하는 행동 아닌가”라며 그럴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번 대통령실의 반응은 이란 측에 이번 사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윤 대통령 발언 후 ‘한국과의 관계를 재검토 하겠다’며 한국대사까지 초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란 측을 더 자극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스위스 동포 초청회에 참석해 사물놀이 공연을 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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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와 여당 역시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란을 ‘깡패국가’, ‘악의 축’, ‘악당국가’ 등으로 빗대어 표현하기도 해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신원식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란과 북한은 수십년간 탄도미사일, 핵, 드론 개발 등을 매개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각각 중동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깡패국가’로서 미국 정부에 의해 나란히 ‘악의 축’으로 지목됐다”고 이란을 비난했다.
하태경 의원도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란의 사법살인 논란을 언급하며 “이란은 근래 보면 거의 ‘악당 국가’다. 인권탄압을 개선하지 않으면 강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여당 간사인 태영호 의원 역시 19일 당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은) 매우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며 옹호에 가세했다.
한-이란 의원친선협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역시 우리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 발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따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