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이태원 대참사 전 압사 위험이 있다는 시민들의 112 신고 만 11건 접수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번 참사가 행정당국의 책임이라는게 명확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참사 애도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들 사인이 뜬금없이 ‘뇌진탕’ 아니냐는 이해 안 되는 소리를 하며 사태를 파악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했으며, 사건 현장을 시찰하고 돌아가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폴리스라인을 자동차로 훼손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 윤석열 대통령 지난달 30일 이태원 대참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 했던 '뇌진탕'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 YTN 캡쳐
|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대참사 대국민담화를 마친 후 지난 29일 저녁 155명이 압사로 유명을 달리했던 이태원 골목 입구로 이동해 상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사건 현장을 둘러보던 윤 대통령은 사건 당시 피해자들이 압사 당했다는 설명을 듣고 “압사?”라며 의아해 한 다음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이라는 말을 꺼내며 이번 참사에 대해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고 다음날인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 이후부터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후 언론에서도 윤 대통령이 ▲29일 밤 사건을 보고 받고 1차로 “행안부 장관 중심으로 각 부처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 ▲30일 새벽 2차 지시 “인근 병원의 응급병상 확보 등을 속히 실시” 지시 ▲용산 대통령 위기관리센터로 나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 ▲새벽 2시30분경 광화문에 있는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 등 진행하며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보도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내용을 대충만 알아도 ‘뇌진탕’이 사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참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했던 윤 대통령이 ‘뇌진탕’이라고 사인을 추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관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이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이태원 대참사'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 SBS 캡쳐
|
윤 대통령이 ‘뇌진탕’ 발언을 하며 사건 현장을 시찰 할 당시도 같이 동행했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참사 이후 외국 언론들이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내놓자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마이크와 동시통역 등에 문제가 생기며 회견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NBC 기자가 “한국 정부의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시는지요?”라고 한 총리에게 질문했고 한 총리는 “이렇게 (통역이) 잘 안 들리는 것의 책임져야 할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며 NBC 기자의 질문을 역으로 이용한 농담을 했다.
일반적 기자회견이었다면 어수선한 현장 분위기를 풀어주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이 수도 있었겠지만, 심각한 참사를 겪고 그것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하기에는 부적절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관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끄럽다” “때와 장소 못 가리는 분” 등 비판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 지난달 31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게시한 오세훈 서울시장 폴리스라인 테이프 훼손 사진 © 트위터 캡쳐
|
아울러 참사당시 유럽에 있었던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달 30일 참사현장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현장 폴리스라인을 훼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달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았다가 폴리스라인을 뚫고 도망쳤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불거졌다.
그는 “어제 (10월30일) 이태원 현장 방문 오세훈, 주변 분위기 심상치 않자 경찰 폴리스라인 뚫고 내뺐다”는 글과 함께 오 시장 차량인 카니발 리무진 지붕 부분에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붙은 채 운행 중인 모습이 담긴 세 장의 사진도 첨부했다.
해당 게시물은 ‘오세훈 빤스런’이라는 제목 등으로 바뀌어 급속도로 공유되었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당시 오 시장이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비난을 것이 두려워 급하게 떠나다 폴리스라인 테이프를 훼손했다고 추정하는 등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