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청와대 있더라도 산불나면 헬기타고 오겠다'더니 "비 온다고 퇴근안하냐"로 말바꿔'尹 퇴근길 침수 피해 직접 목도했으면서도 조치없이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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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 4일 경상북도 울진 산불피해로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보호소를 방문 당시 한 고령의 이재민에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5개월 후인 지난 8일 수도권에 115년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던 날에 윤 대통령은 다음날 “퇴근 때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언덕인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퇴근길 저녁 침수 피해를 직접 목도하면서도 유유히 퇴근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 수장의 부재로 인한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못해 이번 수해 피해가 더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냐”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부렸고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재난 상황실’이라며 퇴근 후에도 집에서 전화로 상황을 보고 받고 지시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택 전화 지시를 했다고 주장 하는 그 시간 서울 경제 중심인 강남은 물바다로 변하고, 지하철역이 무너지고 전통시장이 침수되는 것은 물론 반지하방에 살던 10대와 장애인을 포함한 3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숨지는 등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현재 폭우는 잠잠해 졌지만 민심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국가적 재난상황을 인지하고도 퇴근했다고 스스로 밝힌 대통령의 망언에 SNS와 인터넷상에서는 ‘무정부상태’라는 말이 확산되며 국가적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이 밤새 위험에 처해있는 동안 컨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 상황을 대응했다니,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이냐”고 분노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도 같은 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은) 억지도 정도껏 부려야 한다”며 “기록적 폭우에 침수 피해를 보면서도 집에 귀가하고 헬기 이동에 따른 주민 불편을 우려해 집에서 전화로 점검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신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이 울진 산불 현장 방문 당시 “청와대 있으면 헬기라도 타고 오겠다”라고 했던 발언을 되내이며 “그새 마음이 바뀐 것이냐?, 아니면 수해는 국가적 재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렇듯 정계 안팎에서 ‘폭우 피해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해 나오고 있고 아직 수해 상황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은 오늘(10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도 않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경찰청장으로 임명해 비판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모습이 어쩌면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울진 산불 피해자에게 ‘청와대에 있더라도’라는 단서를 먼저 붙이고 재난상황에 헬기를 타고 오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자신이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을 염두해 두고 했던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