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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공사로 60년된 사찰에 균열이..'무리한 토지 수용 논란'도 일어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2/07/13 [11:50]

고속도로 공사로 60년된 사찰에 균열이..'무리한 토지 수용 논란'도 일어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2/07/13 [11:50]

전남 순천 ‘신광사’가 벌교-주암간(3-2공구) 고속도로 개설로 인한 무리한 토지 수용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찰 대웅전이 공사장 진동으로 인해 천장과 벽체가 갈라지는 것은 물론 기와지붕 일부가 떨어져 내리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된다. 

 

▲ 신광사 기와  © 취재팀

 

신광사는 신도수 350여명 규모의 사찰로 지난 60여 년간 청정 기도도량으로 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 불자들이 찾아와서 예불 드리기에 맞춤한 순천 주암면 한 시골 산기슭에 있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60년 된 전통사찰이다. 

 

사찰 위쪽으로는 양봉장도 있다. 주지 스님은 이곳에서 따낸 꿀벌로 장학금을 조성해 마을 아이들이나 신도 자녀들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담한 절은 사방 숲으로 둘러싸였으면서 산기슭은 볕이 잘 들어와 양봉에 좋은 최적의 환경이다. 이런 곳에 머리 위로 고속도로가 지나간다는 건 사찰 입장에선 '날벼락'인 셈이다. 

 

현재 신광사 측은 대웅전으로부터 20미터 옆쪽 상부로 교각이 세워지고 4차선 고속도로가 지나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사찰 토지 일부가 수용된 상황에서 고속도로가 대웅전 위로 지나가게 되면 청정기도 도량으로서 그 기능을 상실한다는 하소연이다. 

 

또한,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사찰 곳곳의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등 직접적인 피해도 헌실화 되고있다. 

 

▲ 신광사에 생긴 균열  © 취재팀

 

신광사 주지 경빈 스님은 지난 4일 취재팀에게 “공사가 점점 사찰 쪽으로 향해 오면서 피해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스님은 “대웅전 기와 일부가 떨어져 내리는가 하면 사찰 곳곳의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면서 “이뿐 아니라 예불시간에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공사장 소음으로 청정기도 도량으로서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고 문제점을 말했다. 

 

경빈 스님은 공사 업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즉 “그럼에도 공사를 진행하는 현장 소장은 사찰을 찾아와 단 한 번도 양해를 구한 적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찰 붕괴와 공사장 발파 소음 문제 등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앞으로 우리 사찰 쪽 경내에서 공사가 이루어질 때까지도 사찰 이전과 관련해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350여 신도는 물론 종단 측과 힘을 합쳐 발주처와 건설사 측의 횡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끔 할 것”이라면서 “우리 사찰이 조계종단 소속이었으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겠냐”고 강변했다. 신광사는 60여년된 전통사찰로 태고종단 소속이다.   

 

▲ 신광사에 생긴 균열  © 취재팀

 

실제 취재팀이 지난 4일 공사장 발파로 인한 신광사 내 12개 동에 달하는 각종 건물의 피해 상황을 살펴본 결과 상황은 심각했다. 

 

사찰의 가장 핵심시설인 대웅전 지붕은 균열이 발생했다. 또 산신각 영실당 지장각 제석천 용왕루는 곳곳이 벌어지고 깨져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공사는 지난 4일 현재 사찰이 있는 지점과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 정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앞으로 공사가 사찰 쪽으로 다가올수록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현재 알려진 것처럼 신광사 대웅전에서 불과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교량이 상부로 지나간다면 교각 설치를 위한 암반 발파공사가 진행되어야만 하는데 그 경우 피해는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그럼에도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나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주)은 신광사 측과 4일 현재 그 어떤 협의도 없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발주처와 시공사가 상황을 악화 시키고 있다는 신광사 측의 주장과 관련해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주)은 무책임한 입장을 나타냈다. 

 

코오롱글로벌(주) 3-2공구 K소장은 12일 취재팀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사 전에 진행하는 '연도변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하면서도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사찰 측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K소장은 "주지 스님께서 조사를 못 하게 했다"면서 "가까운 주변 집들은 전부 조사를 했는데 유일하게 못한 게 신광사"라고 말했다. 

 

이어 '주시 스님의 거부로 인해 연도변 조사를 못 했다 하더라도 ‘▲한번 더 대화를 시도해 보기는 했는지’, ‘▲또 조사가 안 된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해도 괜찮은지'라는 질문에는 "사찰이 20년 된 거로 알고 있는데 공사를 아무것도 시작 안 했을 때 조사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연도조사 하게 해주신다면 할 의향은 있다"며 "아직 큰 공사가 그쪽에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도변 조사가 안 된 신광사 쪽으로는 공사 진행을 안했음에도 벌써부터 사찰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장동 IC' 쪽에서 도로 굴착 때 발파를 몇 번 한 적 있는데 그 영향일 수도 있겠다"고 시인했다. 

 

K소장은 예불시간은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공사장 소음과 관련해서는 "죄송하다, 그 동네 주민들한테는 저희들이 찾아뵙고 미리 말씀드리고는 하는데 신광사 쪽까지는 못한 거 같아서 공사 전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도변 조사'란 고강도 공사 시작 전에 일대 건물 균열이나 위험도 등을 측정해서 폭파 등에 관한 기준치를 결정하고 안전 수치 내에서 공사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향후 균열이나 파손 붕괴 등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보수'를 해주기 위해서 필히 사전 조사를 하게 된다. 

 

한편 순천 벌교-주암 3-1공구, 3-2공구 도로확장공사는 지난 2019년 6월 진행되어 2027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신광사 측은 고속도로 개설로 사찰 경관이나 차량소음등으로 60년 청정기도 도량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으므로 발주처가 남은 사찰 부지를 수용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를 위한 비용을 부담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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